구 회장, 증여 후에도 최대주주 유지...경영권 향방은
구본준(70) LX그룹 회장이 LG그룹과 지분 정리를 마친 직후 두 자녀에게 지주사인 LX홀딩스 지분을 넘겨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증여 이후에도 구 회장은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하게 되지만 재계에서는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 작업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 |
▲ 구본준 LX그룹 회장 |
2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X홀딩스는 대표이사인 구 회장이 지난 24일 보유 지분 중 1500만 주(19.66%)를 아들 구형모(34) LX홀딩스 상무와 딸 구연제(31) 씨에게 각각 850만 주(11.14%)와 650만 주(8.52%)를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증여일 종가(1만 50원) 기준 각각 854억 2500만 원과 654억 2500만 원으로 총 1507억 5000만 원 규모다.
앞서 구 회장은 지난 14일 LG그룹과의 ㈜LG 지분 블록딜로 재원을 확보해 구광모 LG 회장, 김영식 고 구본무 LG 회장 배우자와 자녀 구연경·연수 씨,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식 LT그룹 회장 등 9명이 보유한 LX홀딩스 지분 32.32%를 3000억 원가량에 사들였다.
당시 LX홀딩스 주식 40.04%를 확보한 구 회장은 이번 증여로 20.37%까지 지분이 줄었으나 최대주주 자리를 지켰다.
아버지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은 구 상무와 구연제 씨의 LX홀딩스 지분율은 기존 0.60%, 0.26%에서 11.75%, 8.78%로 올라 각각 2대 주주와 3대 주주로 올라섰다.
구 회장과 특별관계자 등 18명의 LX홀딩스 지분율은 45.88%로 변하지 않았다.
구 상무는 LG전자 일본법인에서 차·부장급인 책임으로 근무하다가 올해 5월 계열분리와 함께 LX홀딩스로 자리를 옮겨 경영기획담당 상무로 선임됐다.
구연제 씨는 벤처캐피탈 회사인 마젤란기술투자에서 팀장으로 근무하며 벤처기업 발굴과 투자 심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LX그룹 CI |
한편, 구 회장이 LG그룹과 계열 분리를 한 뒤 직접 지주사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 일선에서 그룹을 진두지휘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번 증여가 장남인 구 상무를 중심으로 한 경영권 승계 작업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관측도 재계에서 나온다.
LG가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른다면 오너 4세인 구 상무가 구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이어받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구연제 씨가 LX그룹에 합류한다면 후계 구도가 예상을 벗어나 바뀔 가능성도 점쳐진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