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절반 이상 LG그룹으로부터 나와...신사업 발굴·육성 숙제
이달 재계순위 50위권으로 닻을 올린 LX가 계열사들의 LG그룹 의존도를 낮추고 순항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3일 (주)LG의 인적분할로 설립된 신규 지주사 LX홀딩스가 공식 출범하면서 LX그룹이 새롭게 탄생했다.
▲ LX 로고 |
LX홀딩스의 초대 대표이사 회장을 맡은 구본준(70) 전 LG 고문은 LG그룹으로부터 LG상사,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 등을 떼내어 새 출발을 하게 됐다. LG상사 자회사 판토스까지 포함하면 주력 계열사는 5곳이 된다.
종합상사, 건자재·자동차소재, 반도체설계(팹리스), 석유화학소재, 물류 등 각양각색의 사업군을 기존 포트폴리오로 갖추고 향후 신사업 발굴에도 적극 나설 전망이다.
▲ LX홀딩스 계열사 |
LX홀딩스 5개 계열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6조 248억 원이며, 영업이익은 4025억 원이다. 전체 매출액에서 71% 정도가 LG상사로부터 나오며, LG하우시스(19%), 실리콘웍스(7%), LG MMA(3%) 등이 뒤를 이었다.
영업이익은 LG상사(40%), 실리콘웍스(23%), LG MMA(19%), LG하우시스(18%) 순이다.
하지만 그룹 전체 매출에서 절반 이상이 LG그룹 계열사들과의 거래를 통해 거둔 점은 구본준 회장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안겨졌다.
▲ 자료=각사 감사보고서 |
LG상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1조 2826억 원, 영업이익 1598억 원을 기록했다. 이 중 약 61.4%에 해당하는 6조 9255억 원의 매출이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 계열사나 다른 특수관계자로부터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상사는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3개 계열사로부터 지난 2018년과 2019년 연결 기준으로 각각 63.8%, 62.1% 매출을 거뒀다. 지난해에는 60.2%를 기록하면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LG전자와의 거래액이 꾸준히 늘고 있어 단기간 내 의존도를 낮추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LG상사가 51% 지분을 보유한 물류 자회사 판토스는 최근 매출 성장세와 함께 수익성 개선도 큰 폭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연결 기준 매출액 4조 7634억 원, 영업이익 1603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3.4%, 42.2% 증가했다.
▲ 자료=LG상사 감사보고서 |
판토스 매출액의 72.6%는 LG그룹 계열사로부터 나왔다. LG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46.8%로 가장 높았고, LG화학 17.6%, LG디스플레이 3.5% 순으로 나타났다.
LX그룹 내 성장성이 가장 높은 계열사로 꼽히는 팹리스 기업 실리콘웍스는 지난해 처음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실리콘웍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 1619억 원으로 전년보다 34% 성장했으며, 영업이익 9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99.2%나 증가했다.
실리콘웍스는 TV나 스마트폰, IT 기기 등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이 구동 드라이버(DDI)를 주력 사업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LG디스플레이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해외법인 포함)로부터 거둔 매출액은 8619억 원으로 전체의 74.2%에 달한다.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에서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 자료=실리콘웍스 감사보고서 |
LG MMA는 지난 1990년 LG가 일본 스미토모화학, 일본촉매 등과 합작투자로 설립한 회사로, 산업 기초 소재인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와 폴리메틸메타크릴레이트(PMMA)를 제조하는 국내 업계 1위 회사다.
지난해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3년 전인 2018년보다 각각 34.3%, 65.4% 줄어든 5423억 원, 776억 원을 기록했다. LG화학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편이지만 지난 2018년 32.9%에서 지난해 25.8%까지 비중이 낮아졌다.
건자재, 자동차소재, 산업용 필름 등을 생산하는 LG하우시스는 LG그룹과 거래 비중이 거의 없다.
LX그룹이 LG그룹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신성장 사업 발굴과 육성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LX그룹은 2차전지, 폐기물 등 친환경 분야, 의료 관련 분야, 플랫폼 분야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신규 사업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