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플로리다 아파트 붕괴 참사 "건물이 벼락 맞은 줄 알았다"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6-27 03:4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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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4명·실종자 159명으로 늘어...'팬케이크 붕괴'로 구조 어려워

“건물이 벼락을 맞은 줄 알았다.”

구사일생으로 12층짜리 붕괴 아파트를 탈출한 생존자 2명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초현실적이고 무서운” 재난의 악몽같은 순간을 이렇게 표현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서프사이드의 12층 아파트 붕괴 참사의 실종자가 전날 추정치보다 60여명이 더 늘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다니엘라 레빈 카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장은 25일(현지시간)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서프사이드 아파트 붕괴로 현재 159명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라고 말했다. 전날 적어도 99명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던 인원보다 크게 늘었다.

행방이 확인된 사람도 102명에서 120명으로 증가했다.
 

▲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에서 24일(현지시간) 붕괴사고가 발생한 12층짜리 아파트를 공중에서 바라본 모습. [서프사이드 로이터=연합뉴스]

카바 카운티장은 “안타깝게도 비극적인 밤이었다. 우리는 현재 120명의 행방을 확인했다. 이것은 매우 매우 좋은 소식이다. 하지만 아직 행방을 모르는 사람이 159명으로 늘었다”며 “게다가 사망자가 4명이라는 비극적인 보고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밤샘 수색작업에서 시신 3구를 추가 수습하면서 사망자는 4명으로 늘었다.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에마 루 검시국장은 4명의 사앙자 중 3명은 확인됐다며 피해자 한 명은 병원에서 숨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정보는 제공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 24일(현지시간) 오전 2시께 서프사이드에 있는 12층 아파트 일부가 붕괴했다. 이 아파트는 1981년 해변과 가까운 곳에 콘도미니엄 형태로 지어진 고급 아파트로, 전체 136개 호실 중 이번에 약 55개가 무너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아파트 붕괴 사고가 발생한 플로리다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구조를 비롯해 비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과 주 차원의 노력에 연방정부의 지원을 명령했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토안보부와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비상사태를 관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하고, 재난 극복을 돕기 위해 모든 지원을 강구할 것도 당부했다.

건물 잔해더미에서 생존자를 찾기 위한 밤낮 없는 수색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구조요원들은 수색견, 음파탐지기, 카메라 등을 이용해 지표면으로부터 잔해를 샅샅이 뒤지고 있다. 이날 수색대원들은 건물 입구에서 35명으을 구조했다.

플로리다주 지미 패트로니스 소방국장은 화재 진압을 위해 뿌린 많은 양의 물이 무게를 더하면서 불안정한 건물에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어 “생명을 위험하게 하면서 생명을 구조해야 하는 섬세한 균형”이 요구되고 있다고 구조의 어려움을 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건물 안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지 모른다. 서프사이드 타운 관리자인 앤디 하이애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파트 약 80%가 찼다고 알고 있지만 그것이 사람들로 80%가 찼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이 근처에 있는 몇몇 가족들은 여행을 꽤 많이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사우스 플로리다의 국제적·문화적 혼합 경향을 반영한다.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콜롬비아 출신의 부유한 가정들과 긴밀한 유대인 공동체가 거주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아파트 붕괴 원인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다만 1981년에 매립 습지에 건설된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는 2020년 조사에 따르면, 1990년대 매년 약 2mm씩 가라앉았다고 한다.

일부 주민들은 녹슨 강철과 손상된 콘크리트를 위한 광범위한 수리계획에 대한 진술을 입수한 뒤 챔플레인 타워스 사우스의 주민 주도(主導) 콘도미니엄 협회를 상대로 500만 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붕괴 참사에서 구조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팬케이크 붕괴’가 꼽힌다.

CNN에 따르면 전직 제이슨 리처드 마이애미-데이드 소방구조대장은 다른 종류의 붕괴와 관련한 증거도 있지만 수사관들이 아는 바로는 ‘팬케이크 붕괴’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팬케이크 붕괴는 다층 건물이 마치 팬케이크를 여러 장 겹쳐놓은 듯 켜켜이 무너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소방당국 특수구조대원인 그렉 파브르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팬케이크 붕괴가 일어나면 모든 층이 땅과 거의 수평을 이룬 채 그대로 떨어지며 바닥들이 ‘쌓이는’ 경향이 있다"면서 "붕괴가 진행될수록 더 많은 무게와 응력을 축적한다"고 설명했다.

펜케이크 붕괴는 통상 대규모 지진에 의해 발생한다. 하지만 지진 발생 빈도가 비교적 낮은 플로리다에서는 흔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팬케이크 붕괴는 건물 잔해 속에 빈 공간이나 공기가 거의 없어 다른 형태의 붕괴보다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사상자도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여러 층이 눌려 쌓이는 형태이다 보니 건물 잔해 속에 사람이 생존할 만한 공간이 잘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또 아직 무너지지 않은 건물 부분도 상태가 극도로 불안정해서 구조 작업이 어렵다. 구조하려고 섣불리 움직였다간 추가 붕괴 위험도 있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의 엔지니어팀은 붕괴 참사 현장을 방문해 건축 법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만한 더 큰 요인을 조사할 필요가 있는지 결정할 예정이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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