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증권사 전체 부동산PF 신용공여액만 20조 6600억 달해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위기 관리 '발등의 불'이 떨어진 국내 10대 증권사들이 본격적인 리스크 관리에 돌입해 올해 2분기 5000억원에 육박하는 충당금을 적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증권가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NH투자·삼성·KB·하나·메리츠·키움·신한투자·대신 등 10대 증권사는 커다란 위험으로 자리 잡은 CFD(차액결제거래)와 부동산 PF대출 부실화 등에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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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대 증권사들이 본격적인 리스크 관리에 돌입해 올해 2분기 5000억원에 육박하는 충당금을 적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
이들 증권사들은 올해 2분기 CFD 관련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해 손실 리스크를 모두 반영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더욱이 국내 부동산 PF와 해외에 투자한 부동산 자산의 부실화 위험이 상존해 리스크 관리를 선제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우선 하나증권은 올해 2분기에 518억원의 CFD 미수금과 530억원의 펀드 보상을 위해 1000억원대 충당금을 쌓았다. 한국투자증권에서도 CFD 및 부동산 PF 리스크 대응 차원에서 올 2분기에만 1000억원에 이르는 충당금을 적립했다.
CFD 손실액이 많은 키움증권에서는 별도 기준 6월말 기준 미수금 대손충당금이 91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증권의 경우 2분기 금융자산 손실이 670억원 정도 발생했는데 부동산 PF에서 200억원, CFD 관련 미수금이 400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메리츠증권에서는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을 지난 1분기 314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적립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CFD 관련 충당금은 불과 5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2분기 적립한 충당금 규모는 300억원으로 미수채권을 포함한 CFD 관련 충당금 110억원, 경기전망 변경에 따른 PD(부도율) 수치 조정으로 200억원을 쌓은 것으로 추정된다.
미래에셋증권에서는 CFD를 아예 중단한 만큼 부동산 PF 관련 220억원의 충당금을 쌓은 상태고 대신증권 역시 CFD 리스크가 없어 별도 충당금을 적립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CFD 충당금으로 205억원으로 쌓았고 KB증권은 2분기에 130억원을 적립했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를 뒤흔든 CFD 관련 손실 위험에 대비해 주요 증권사들이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도 “국내 부동산 PF대출 부실화 문제와 해외 부동산 등 대체 투자자산의 손실 리스크 대책은 아직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특히 시장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과 수요 감소 등 원인 때문에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손실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은 2019년 조성한 홍콩 오피스빌딩 펀드 자산의 90%를 손실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증권도 2019년 독일 더 스퀘어 빌딩 재매각이 불발되자 만기 연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장 2분기 IB(투자은행) 부문 자산에서 430억원의 평가손실이 나면서 적자를 냈다.
한편 올 하반기에는 부동산 PF 부실화 위험이 여전한 만큼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 및 해외 대체투자 자산의 손실을 상각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25개 국내 증권사들이 보유한 부동산 PF 신용공여액은 지난 8일 기준 20조6600억원에 달하고 있다.
또 증권사 부동산 PF대출 연체율은 올해 3월말 15.88%로 2021년말 3.71%에 비해 10%P 넘게 상승하는 등 부실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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