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6000대 올라 … 사상 처음 밸류업 자신감↑
우리금융 이사회, 2분기 배당금 주당 180원 결정
신종자본증권 연이어 발행…올해 1조원 넘게 조달
증권업 진출 성공·보험 M&A 보강 추진 '귀추 주목'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임종룡 회장이 이끄는 우리금융그룹이 2분기 호실적 발표와 밸류업 기대감을 타고 주가가 오르면서 재주목 받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그간 1만1000원 선을 오르락내리락하다가 최근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를 받아 16000만원 선으로 우상향했다. 이는 '비은행 새 식구'로 물꼬를 튼 증권사 재출범에 이어 매물로 나온 보험사 인수를 추진하는데 따른 포트폴리오 보강 기대감 영향이 커졌다는 분석에 기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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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우리금융회장과 우리금융그룹 본사. [사진=우리금융] |
◆ '반짝 실적'실적달성...밸류업 기대감도 향상
최근 금융지주들의 2분기 실적이 연이어 발표된 가운데 우리금융의 순익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을 달성해 이목을 끈다. 우리금융의 당초 예상한 금액은 7000억원대이지만 지난 25일 공개한 2분기 실적은 9314억원을 기록해 향후 실적 전망이 우호적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은 우리금융지주에 대해 금융지주 최초의 밸류업 공시와 전향적 배당 정책을 환영한다는 투자의견도 내놓았다. 투자의견은 ‘매수’ 유지, 목표주가는 2만 원으로 11% 상향 조정했다. 전 거래일 기준 종가는 1만6330원이다.
이번 우리금융의 실적 상승의 배경은 이자이익 성장배경이 꼽힌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속도 조절 압박에도 주택담보대출 등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경쟁적으로 늘려온 기업대출 관련 잔액 역시 호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은행 부문 기업금융과 글로벌IB 사업 확대, 카드·리스 부문 자회사의 영업력 확대에 힘입어 수수료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6% 증가했다. 또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유가증권 이익 또한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줬다. 비이자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하며 이익 성장을 견인했다.
그룹 대손비용은 부동산PF 관련 충당금 800억원을 2분기에 추가 적립했음에도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5% 감소한 7757억원을 기록하며 한층 강화된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줬다.
약점으로 꼽혔던 보통주자본비율도 개선됐다. 우리금융은 2분기에만 0.09% 포인트 끌어올리며 12.04%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이번 실적 비결은 보통주자본비율(CET1) 구간에 따른 환원율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타겟팅하는 목표 CET1 비율이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우리금융의 실적 비중이 높은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2분기에만 884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부터 기업영업에 힘을 쏟은 결과 기업대출 잔액은 3개월 새 7조5040억원이 늘었다. 대기업대출은 7.7%, 중소기업대출은 5.7% 증가해 그동안 노력이 결실을 맺은 모습이다.
역대급 최대 실적에 따라 밸류업 목표도 제시했다. 우리금융은 중장기 밸류업 목표로▲지속가능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보통주자본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 등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증권·보험 M&A 과정 박차...종합금융그룹 다변화 기대↑
우리금융은 1일 증권 자회사인 우리투자증권을 공식 출범시켰다. 우리금융의 기존 자회사 우리종합금융이 한국포스증권과 합병하고 그룹 자회사로 편입되는 방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정례회의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 인가안을 의결했다. 임 회장이 취임 때부터 강조해온 오랜 숙원사업인 증권업 진출을 이룬 셈이다.
출범식에는 임 회장과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를 비롯해 지주사 임원, 그룹사 사장단, 우리투자증권 임직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합병 추진 경과보고 ▲출범선포 ▲타임캡슐 전달식 ▲회사기 전달식 ▲혁신조직 발대식 등 순서로 진행됐다.
임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직후 증권사 인수를 선결 과제로 삼아왔다. 그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그룹의 핵심사업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할 것"이라며 "기업증권업 진출에 대비해 그룹 자체 역량을 강화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을 병행하는 등 우리금융그룹의 전체적인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지난해 12월 우리종금에 약 5000억원의 증자로 자기자본 규모를 1조1000억원으로 늘렸고, 올해 5월에는 완전자회사인 우리종금과 한국포스증권을 합병 결정, 추후 존속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할 것을 공시했다.
우리금융은 보험사 M&A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호실적을 바탕으로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우리금융은 관련 M&A 협상을 위해 실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우리금융은 앞서 지난 6월까지 롯데손해보험 인수전도 천명했으나, 본입찰에 결국 불참하면서 완주하지 않았다. 발을 뺀 배경에 대해서는 우리금융과 롯데손보 대주주인 JKL파트너스가 인수가격에서 이견이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크다.
롯데손보 인수를 포기한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동시 인수 의지를 보이면서 화제가 됐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중국 다자보험 산하 계열사로 돼 있다. 다자보험은 동양생명 지분 42.01%와 ABL생명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동양, ABL생명보험 노동조합들은 우리금융에 비밀리에 다자하그룹과 매각 논의를 진행했다 는 점과, 고용승계 보장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통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금융권 안팎에서는 우리금융의 보험사 M&A 추진 과정에 잡음이 생길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다. 우리금융이 중국 다자보험그룹으로부터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패키지로 인수하는 내용의 비구속적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실사에 착수한 것이 도화선이 된 것으포 보인다.
중국 안방보험은 중국 금융당국이 안방보험의 비상 경영을 위해 설립한 '중국 다자보험그룹'에 흡수되면서 ABL생명은 다자보험 산하 보험사가 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을 함께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관건은 매각 가격과 조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동양생명에 실사룸이 꾸려진 상태로 구체적인 매각 가격이나 조건은 협상 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ABL생명의 자산은 합쳐서 총 49조9109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지난 3월말 기준 동양생명 자산(32조4402억원)과 ABL생명 자산(17조4707억원) 합계 규모다. 우리금융 입장에선 지난 2014년 우리아비바생명을 매각한 이후 10년 만에 보험업에 다시 진출하게 된다. 4대 금융지주 중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우리금융이 자산 규모 6위의 생명보험사를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동양생명은 현재 보험 M&A시장에서 나온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우량한 매물로 꼽힌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적용한 동양생명의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4.8% 증가한 2957억원을 기록했다. 저축성 보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 보험을 강화한 덕분이다. ABL생명 역시 지난해 804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문제는 우리금융의 자본력 확충이다. 이번 호실적 기조를 바탕으로 밸류업 기대가 커지면서 두 보험사 인수 추진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무엇보다 우리금융의 현재 자본력으로도 충분히 보험사 인수합병(M&A)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금융은 M&A를 추진하려고 올해만 일반 회사채를 대거 발행했다. 최근에는 이사회를 열어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의 발행을 결의했다. 이번에 예정된 발행 규모는 2700억원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3차례 무보증 사채를 발행해 총 3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1500억원만 기존 발행한 회사채 만기에 맞춰 상환하는데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이 이번 동양, ABL생명보험사 인수를 현실화 한 후 향후 비은행 부문 풀 라인업(Full Line-up)을 위해 손해보험사 인수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내놨다.
다만, 우리금융은 M&A 추진과정에 '오버페이는 없다'는 점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구체적인 전략으로는 ▲중장기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선별적 추진 ▲규제비율 유지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합리적 추진을 내세우며 원칙을 고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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