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금융 줌-人④] 취임 2년차 임종룡 '비은행 확대로 경영개선 모색'

문혜원 / 기사승인 : 2024-06-03 17: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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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순익 8245억원…전년 대비 '10.5% 감소'
CIR 개선 ROE 10.32% 기록…경영효율성 극대화
'우리투자증권'재출범…포트폴리오 다각화 시작
'보험부문 M&A추진 속도·4인터넷은행 출범'기대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금융지주사들의 올해 경영전략 공통 키워드는 '영업력 강화'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다. 최근 1분기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ELS사태 여파가 실적에 영향을 미치면서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침체 가운데 수익성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최고경영자(CEO)의 역량과 역할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 메가경제는 각 지주사 간 하반기 전략 방향과 생존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지난해 3월 취임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임기 2년차를 보내고 있다. 순이익 성과 면에서는 여전히 아쉽다는 평가는 지속되지만, 최근 포스증권을 인수해 우리투자증권과 합병해 덩치를 키우고 보험업 진입을 노리는 등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보험부문 M&A에 성공한다면 우리금융은 명실공히 종합금융그룹으로써 라인업을 완성한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증권업 진출에 이은 보험, 제4인터넷은행 설립 도전장 등 사업 확장 가속 페달 밟고 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ELS폭탄은 피했지만...순익 10% 후퇴 ‘글로벌’성장도 주춤

 

이번 5대 금융지주 1분기 성적은 홍콩 ELS 손실 배상에 따른 비용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전체적으로 순이익에 큰 영향을 줬다. 우리금융의 경우 타 금융지주사들에 비해 ELS 사태에 대한 피해금액 면에서 크진 않았지만 순이익은 오히려 10% 가량 후퇴한 모습이다. 

 

우리금융지주 1분기 순이익은 8245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 비중이 95.8%로 높다. ELS배상액이 100억원 이하이지만, 200억원가량 환차손이 발생하면서 순이익이 817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0.5% 줄어들었다. 

 

우리금융의 이번 1분기 실적 배경은 비은행 계열사들의 대손비용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1분기 우리금융 대손비용은 3680억원으로 전년보다 40.5% 증가했다. 우리금융의 경우 은행의 비중이 높아 대손비용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전년(0.31%) 대비 0.9%p 상승한 0.40%를 기록해 타 금융그룹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계열사 중 특히 우리카드의 경우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우리카드의 1분기 순이익은 290억원으로 전년 동기(460억원)보다 36.6% 줄었다. 우리카드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1.22%에서 1분기 1.46%까지 오른 가운데, 신용손실에 대한 손상차손도 지난해 대비 19.1% 늘었다.

 

우리카드는 실적 하락의 원인으로 대손충당금을 꼽았다. 전년보다 대손충당금 등 비용이 늘어나 실적 측면에서 불이익이 컸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캐피탈의 1분기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5.4% 감소한 330억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고정이하여신이 지난해 말 대비 200억원 가량 늘었다. 우리종합금융이 유일하게 지난해 동기 대비 62.5% 늘어난 130억원의 순익을 시현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우량 기업대출과 핵심 예금을 중심으로 순이자마진(NIM)이 상승했다. 중소기업 대출 규모의 경우 1분기 126조96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상승했다. 원화대출 평균금리도 올랐다. 원화예금이자율은 2.61%에서 2.78%로 상승했다. 우리은행의 1분기 이자수익은 7조5734억원에서 16조9818억원으로 뛰었다. 이자이익은 5조3475억원에서 6조6885억원으로 늘었다. 순이자마진(NIM)은 전 분기 1.47%에서 1.56%로 개선됐다.

 

우리금융의 글로벌 순이익도 감소했다. 우리금융은 올 1분기 해외에서 72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는데, 이는 지난해 1분기 1269억원에서 감소한 수치다. 우리은행 중심의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은 189억7200만원→141억6900만원, 베트남우리은행은 171억9800만원→131억6900만원, 캄보디아우리은행은 130억8300만원→-68억9300만원 등 지난해 동기 대비 실적이 악화됐다. 특히 중국시장이 경기상황 등으로 인해 중국법인의 경우 올해 1분기 순이익은 50억5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206억9300만원과 비교해 75.55%가 줄었다.

 

우리은행은 실적 개선을 위해 내세운 3대 전략에 글로벌 진출을 포함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해외 부문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그룹장을 교체하는 핀셋 인사도 단행한 바 있다. 

 

CIR수치↓ROE↑...경영효율화 개선 강화 시그널 

 

금융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비용절감을 통해 영업효율을 올리고, 자산건전성 및 자본비율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임종룡 회장이 지난해 취임 후 줄곧 ‘비용 절감’을 강조해 오며 주력 과제 중 하나로 꼽아왔기 때문이다. 당장 이익 기반을 단기에 확장해 수익성을 높일 수 없는 상황에서 전 부문에 걸쳐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은 지난 1분기 CIR(영업이익경비율)지표가 40.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43.5%에 비해 3p 하락한 수치다. 이는 전분기 1388억원에 비해 356억원(25.6%) 감소했다. 경영효율성을 나타내는 CIR은 총영업이익에서 인건비와 임차료 등 판매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율로 이 비율이 낮으면 영업효율성이 좋고, 높으면 그 반대임을 의미한다. 

 

CIR수치가 감소한 배경은 판매비와 관리비를 줄였기 때문이다. 고물가 환경임에도 계절적 요인을 감안해 전년 동기에 이어 판관비 감축이 이뤄졌다. 전년 동기 1037억원과 비교하면 5억원(0.5%) 줄었다.

 

그룹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전년말 대비 약 2.0%p 상승한 10.3%를 기록했다. ROE는 자기자본에 대해 얼만큼 이익을 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통상 ROE가 8% 넘으면 PBR이 1배를 넘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본다. PBR은 주가와 1주당 순자산을 비교해 나타낸 비율로 1배 이상일 경우 저평가 해소 국면으로 본다. 이번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정책에 기인하는데 기대감이 부여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으로 유가·환율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함께 부동산PF 실물경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라면서 "국내외 불확실성에 적극 대응해 자산건전성과 자본비율 관리에 더욱 집중하고 ROE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 깃발에 이어 보험 등 비은행 부문 사업다각화 모색

 

임 회장이 취임 때부터 강조해온 증권사 확보에 이어 보험업 진출을 노리기 위한 M&A속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제4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등 사업부문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초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 합병을 결정했다. 인수가 아니라 합병이란 우회로 택해 자기자본 1조원대 증권사를 보유하게 됐다. 합병 후 지분율은 우리금융지주 97.1%, 한국증권금융 1.5%로 예정된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합병 인가와 종합증권사 인가 신청도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이울러 금융당국 합병 인가 등을 거친 후에는 오는 3분기 중 합병 증권사를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합병법인은 ‘우리투자증권’이며, 자산 6조6000억원, 총자본 1조2000억원 규모 증권사로 탈바꿈하게 된다. 우리금융은 자체성장과 함께 증권사 추가 M&A 등을 추진해 10년 이내에 톱 10 초대형 IB로 성장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우리투자증권으로 출범할 경우 투자상품 범위를 확장할 추가 라이선스 관련 고민해야 할 부분이 크다. 한국포스증권은 집합투자증권에 대한 투자매매업, 투자중개업, 신탁업 라이선스를 보유 중이다. 우리종합금융그룹과 합병 이후 새로운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롯데손해보험 인수 의향서를 제출하며 롯데손보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롯데손보 매각전에는 우리금융 외에도 블랙록·블랙스톤·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들도 매각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보의 매각가는 시장에서 최대 3조원대로 평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가격에 대한 부담이 있다는 지적 속에 인수 성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무리하게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우리금융은 “시장에서 나오는 아주 높은 수준의 무리한 인수나 오버 페이에 대한 부분은 계획이 없다”고 언급했다.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훼손하는 M&A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증권, 보험 부문 외에도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도전장도 내밀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4일 KCD컨소시엄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우리은행은 현재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 지분 12.6%를 보유 중인데, 제4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도 참여하겠다는 의지다. 

 

KCD는 130만 사업장에 도입된 경영 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운영하며, 쌓인 자영업자·소상공인 데이터를 활용한 소상공인 전문은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케이뱅크가 상장 예비심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6월 내에 상장심사가 통과되면 자연스레 우리은행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쳐 제4인터넷은행에 출범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크다. 초기 수천억원의 자본금이 투자되는 점을 고려하면 케이뱅크로부터 얻은 것과 유사한 방식의 이익 역시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제4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해 소상공인의 자생력을 지원하는 금융 생태계 형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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