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안팎 인수 성사 향방 예측불허 '관심'↑…관건은 '가격'
"증권사도 급해" 내부 반응, '비은행 강화; 완성 여부 촉각'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우리금융이 비은행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 추진 속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는 28일 롯데손보의 본 입찰을 앞두고 갑자기 생명보험사인 동양·ABL생명의 인수전에도 뛰어들 기색을 보이면서, 입찰 시장을 예측불허 상황으로 몰아가 긴박감이 증폭되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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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
27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동양생명·ABL생명을 동시에 인수합병을 검토 중이다. 최근 비밀리에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MOU 양도계약체결을 하고 실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동양생명·ABL생명보험사 동시 인수 합병소식에 은행·보험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우리금융은 롯데손해보험 공개매각 예비입찰에도 참여해 오는 28일 본 입찰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실사 결과를 토대로 최종 의사 결정을 조율 중이다. 향후 구체적인 희망 가격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안팎에서는 우리금융이 이번 보험사 인수를 둘러싼 매각 성사 여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금융이 롯데손보 실사를 진행하다 결국 높은 몸값 때문에 급선회한 게 아니냐는 시선도 적지 않다. 심지어 롯데손보 본 입찰 참여 소식에 우리금융의 주가하락 우려가 나오면서 일부러 다른 생명보험사 인수 검토 이야기를 흘린 게 아니냐는 말들도 나온 상황이다.
최근에는 메트라이프 생명보험사도 인수 관련 물밑작업에 나섰다는 설도 제기되면서 우리금융이 매물 관련 인수후보 저울질만 하고 있다는 부정적 시선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 측은 "아무것도 결정 된 게 없다"고 관련설 들에 대해 선을 그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 맞다. MOU는 법적효력이 크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인수참전 뜻을 보였고, 실사 후 입찰까지의 과정을 지켜봐달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손보 입찰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가격이 맞으면 입찰을 추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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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이 롯데손보 본입찰 참여를 앞두고, 중국 다자하그룹 계열의 동양, ABL생명과 인수 참전 계약을 맺어 앞으로 매각 성사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각 사 제공] |
업계 일부는 이번 인수 성사 여부에 대한 관건은 가격이라고 지적한다. 시장에서는 롯데손보의 매각가를 2~3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동양·ABL생명 역시 동시 합병할 시 2조이상 매각가격이 점쳐지고 있다.
우리금융은 무리한 선에서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강조해옴에 따라 적정 인수 희망 가격을 도출하기 위한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롯데손보 측은 최근 시가총액(약 1조2000억원) 등을 고려해 인수가격을 1조원 중반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우리금융 내부 안팎에서는 "추가 증권사 매물이 더 시급하다"는 반응이다. 임종룡 회장이 취임 초기 때부터 강조해온 '비은행 포트폴리오 외형확장'부문은 단연 증권사부문의 역할이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에서 우리은행 비중은 95.7%나 차지했다. 우리금융의 몸집 불리기는 한국포스증권 합병을 시작으로 물꼬는 텄지만, 아직 타 지주사와 같은 규모로 성장을 올리기에는 갈 길이 멀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우리금융 내부의 한 익명의 관계자는 "이번 보험사 인수 참전 관련 양도마찰이 빚어진 데에도 은행계열 의존도가 90%이상 차지한 만큼 종합금융그룹에 대한 목표를 세우기 위해선 보험보다 증권업 부문을 키우는 게 외형 확장 면에서 유리하다"고 전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도 우리은행은 보험사 인수 검토도 중요하지만 증권업 진출이 더 시급해 보인다는 진단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주식거래 관련 판매수수료만 해왔기 때문에 수익성 부분에서 큰 역할을 차지 못했다"라며 "자체 운용수수료를 벌기 위해서는 규모가 있는 증권사를 인수할 필요가 있으며, 향후 자체 상품을 개발하는 등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외형확장 면에선 증권사 추가 매물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우리금융은 최근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을 합병하는 방식으로 증권업에 진출선언을 했다. 소형 증권사인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해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한 후, 우리종금과 합병시켜 몸집을 불리겠다는 것이다. 현재 증권투자매매업을 진행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에 인가신청을 제출한 후 감독당국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이번 금융위 허가가 떨어지면, '우리투자증권'이라는 이름 아래 수익에 도움이 되는 증권매매 관련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IB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의 마지막 인수 타결을 보는 금융사가 보험, 증권 중 어디가 먼저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주로 매도자 측에선 높은 몸값을 원하고 있기에 보험사 몸집을 불리려는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최대한 적당한 가격 선에서 인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매각설이 자꾸 제기되는 만큼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M&A이슈는 몸값에 대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도 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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