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주주 시대...포토존·응원메시지 등 이색 주총 풍경
삼성전자가 올해 신사업 발굴의 첫 행보로 ‘로봇’ 사업을 점찍었다.
또 지난 연말에 출범한 DX 부문의 사업 방향으로 멀티 디바이스 기반, 프리미엄 영역 리더십 강화, 신사업 발굴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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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이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삼성전자 제공] |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16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DX 부문 사업 방향으로 멀티 디바이스 기반, 프리미엄 영역 리더십, 미래 성장 모멘텀 강화 등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연말 조직개편에서 기존에 CE 부문과 IM 부문으로 나눠져 있던 세트사업을 통합해 DX 부문으로 통합했다.
DX 부문장을 맡은 한 부회장은 이날 “신사업 발굴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며 “첫 행보는 로봇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삼성전자는 로봇을 고객 접점의 새로운 기회 영역으로 생각하고, 전담조직을 강화해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양한 영역에서 로봇 기술을 축적해 미래 세대가 ‘라이프 컴패니언’ 로봇을 경험할 수 있도록 앞장설 방침”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DX 부문에 로봇사업팀을 단독으로 꾸리고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올해 1월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2’에서는 ‘삼성 봇 아이’를 최초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DX 부문의 전망에 대해 “올해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지정학적 불안정, 팬데믹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의 시대이자 메타버스 같은 새로운 기술, 고객, 라이프스타일이 부상하는 전환의 시대”라며 “이런 어려운 여건 아래서도 사업간 벽을 허물고 '원 삼성'의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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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DS부문장 경계현 사장이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삼성전자 제공] |
이날 한 부회장은 최근 불거진 갤럭시 S22 시리즈의 ‘GOS(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 논란에 대해서도 직접 사과했다.
이번 논란은 갤S22에서 고사양·고화질을 요구하는 게임을 실행할 때 발열을 제어하는 시스템인 GOS가 강제로 작동해 성능을 떨어뜨리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벌어졌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지면서 논란이 확산되자 삼성전자는 공식 사과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이 ‘역대 최고 성능’이라고 광고한 점을 지적하며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신고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한 부회장은 주총장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직접 단상 앞으로 나와 주주들을 향해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그는 “앞으로 고객의 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이런 이슈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고 고객 경험을 최우선으로 해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로 보답할 것”이라며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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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이 포토존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응원메시지를 남기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
한편, 삼성전자 개인주주가 500만 명에 달하면서 회사 측이 이색적인 이벤트를 열어 주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풍경이 연출돼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주주 수는 지난해 말 보통주 기준으로 전년도 214만 명 대비 136%가량 늘어난 504만 명에 이른다.
특히 MZ세대 주주들의 비중이 크게 늘면서 ‘삼성전자 주주총회 포토존’, ‘응원메시지 월’ 등 소통 공간을 기획해 젊은 주주들을 상대로 공을 들였다.
이날 주총에는 직접 참석하지 못하는 주주를 위해 온라인 중계도 도입했다.
사전 신청을 한 주주들은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온라인 중계를 보면서 질문 게시판을 통해 직접 질의를 올렸고, 주총 현장에서는 이에 실시간으로 답변하기도 했다.
또한 올해도 전자투표제를 실시해 주주들이 전자투표를 통해 사전에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게 했다.
삼성전자는 주주 구성이 젊어지면서 주주총회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주주들이 ‘박수 통과’에 대해 거부감을 줄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지난해부터 전자표결 단말기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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