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윤 변호사의 법(法) 없이 사는 법]④ 내용증명은 누가, 어떻게 보내는 것일까

이기윤 / 기사승인 : 2022-06-06 13:26:44

내용증명은 일상생활에서 가장 쉽게 마주칠 수 있는 법적 절차(?)라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법률적인 문제에 닥치면 내용증명을 보내거나 받거나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내용증명을 이용하는 분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용증명에 대한 오해도 많습니다.

먼저 내용증명의 작성 주체에 대하여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용증명에 대한 상담을 원하시는 분들 중 상당수의 분들이 “내용증명을 보내야 하는데 변호사만 보낼 수 있는 것 아닌가요”라는 문의를 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 [사진=픽사베이 제공]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물론 변호사는 의뢰인을 대리하여 내용증명을 발송할 수 있지만, 내용증명은 변호사만 발송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변호사가 발송한 내용증명과 변호사가 아닌 자가 발송한 내용증명 사이에 법적인 효력, 신빙성의 정도 등에 있어서 어떠한 차이도 없습니다.

또한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을 소송 절차의 하나로 이해하는 오해도 흔히 나타납니다. “받을 돈이 있어 소송을 하고 싶은데 내용증명부터 보내야겠지요?”라는 문의를 하는 분들이 이런 오해를 가지고 문의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내용증명은 법원을 통한 소송절차가 아닙니다.

내용증명은 서로 간의 의사표시를 담은 서신의 일종일 뿐이며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다 하여서 법원을 통한 재판이 개시된 것이 아닌 것입니다. 당연히 내용증명이 오갔다고 하여서 그것만으로 집행을 한다든가 하는 효과 역시 기대할 수 없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내용증명의 효과에 대하여 오해하는 분들도 종종 보입니다. “상대방이 이러한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내왔는데 꼭 이행해야 하는 것이죠?”라고 문의하시는 경우가 이렇습니다. 그러나 내용증명은 그 형식이 아무리 그럴듯하게 작성되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내용증명에 기재된 내용이 진실인지, 내용증명을 통하여 청구하는 주장이 타당한지 알 수 없습니다.


이러한 오해들은 모두 내용증명이라는 제도를 소송을 제기하는 소장과도 같은 효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서 기인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내용증명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는 우편법의 규정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내용증명의 본질은 ‘우편물’, 즉 편지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내용증명을 서로 보내고, 내용증명을 분쟁의 해결 방법 중 하나로 생각하고, 심지어는 내용증명만으로 분쟁이 해결되곤 할까요.

내용증명의 가장 큰 효용이자 목적은, ‘어떤 의사표시가 담긴 문서를 언제 누구에게 발송’하였는지를 ‘증명’하기 쉽다는 점입니다. 법적인 분쟁이 발생하였을 때 상대방에게 어떠한 주장을 하였는지 여부 뿐 아니라 그 주장을 언제 하였는지도 아주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예를 들어서 집주인이 임대차계약의 만료 시기가 가까운 세입자에게 계약 만료 및 계약갱신거절을 통지하는 경우를 가정합시다. 이 경우 ‘갱신 거절’이라는 의사표시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언제’, ‘누구에게’ 그러한 의사표시를 발송했는지 자체도 중요합니다.

만약 임대인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가능한 기간이 지나서, 혹은 임차인과 무관한 제3자에게 갱신거절의 의사표시를 했다면 임대인의 의도와는 달리 임대차계약이 갱신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우 내용증명을 통해 의사표시를 발송하면 그 문서에 표시된 의사표시가 발송되었음이 수월하게 되고 혹시나 해당 분쟁이 소송으로 비화되었을 때 내용증명을 증거로 삼아 주장을 입증하여 승소를 거둘 가능성이 커지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내용증명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한 과도한 부담감을 받을 필요는 없지만 내용증명을 잘 사용하면 분쟁을 쉽게 마무리하고 소송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기윤 법무법인 사람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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