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창' 막아 '방패' 든 최규옥 회장...유니슨·MBK와 오스템임플란트 공동경영 나서

이석호 / 기사승인 : 2023-01-25 14: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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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K 컨소시엄, 최 회장 지분 9.3% 사들이고 공개 매수도 추진
KCGI 거버넌스 비판 공세 방어...최 회장 두 자녀 980억 '잭팟'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거버넌스 개선을 명분으로 퇴진 공세를 펼치는 행동주의 투자펀드 KCGI와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이 사모펀드 운용사들과 손잡고 방패를 들었다.

 

▲ 오스템임플란트 마곡 사옥 [오스템임플란트 제공]


사모투자 운용사인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와 MBK파트너스(이하 UCK 컨소시엄)는 지난 5일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영권 인수를 위해 공동으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 주식회사'를 통해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25일 공시했다.

공개매수 목적은 M&A와 상장폐지다.

공개매수 예정 주식 수는 최소 239만 4782주 ~ 최대 1117만 7003주로, 잠재발행주식총수인 1557만 6505주의 약 15.4% ~ 71.8%에 달한다. 매수 가격은 1주당 19만 원이며, 공개 매수 기간은 내달 24일까지다.

또 이날 공시에 따르면, 이와 별도로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오스템임플란트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최 회장과 지난 21일 주식매매계약과 투자합의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보유한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294만 3718주(잠재발행주식총수의 약 18.9%) 중 144만 2421주(약 9.3%)를 1주당 19만 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양수도 대금은 2740억 5999만 원이다.
 

양측의 투자합의서에 따르면, 공개매수 절차에서 최소 목표 수량 이상의 주식을 확보할 경우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와 최 회장이 사외이사를 포함해 이사 후보자 각각 4명과 2명씩을, 후보자 1명은 합의를 통해 지명하고, 주요 경영 사항에 대해서도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했다.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이번 공개 매수에 성공할 경우 오스템임플란트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며, 최 회장이 2대 주주로 남게 될 전망이다. 

 

▲ KCGI 주주서한

최 회장이 UCK 컨소시엄를 백기사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면서 KCGI의 위협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게 됐다. 

 

KCGI가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모은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은 6.57%로 3대 주주에 해당한다. 

 

KCGI는 주주서한을 통해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가파른 성장세와 높은 수익성을 보이는 오스템임플란트가 거버넌스 이슈로 글로벌 주요 임플란트 업체보다 40% 이상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오스템임플란트에서 벌어진 2215억 원 규모의 횡령사건을 비롯해 최 회장이 지난 2014년 치과의사들에게 수억 원의 뒷돈을 제공하는 등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는 등 후진적인 거버넌스 탓에 회사가 저평가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최 회장이 이른바 '500억 원대 VIP 보험'으로 불리는 'CEO 플랜' 상품에 가입한 사실이 드러나자, 이에 대해 회삿돈으로 납입한 보험금이 최대주주의 퇴직금 재원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세무당국이 조사에 착수한다면 세무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하며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최 회장의 퇴진과 더불어 회사 경영 관여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궁지에 몰린 최 회장이 KCGI 측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 UCK 컨소시엄과 연합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KCGI 측은 UCK 컨소시엄의 경영 참여에 대해 "전문경영인 체제확립을 통해 오너경영 때보다 훨씬 투명한 기업거버넌스를 시행한 점이 훌륭한 투자성과를 이끌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오스템임플란트의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큰 뜻에 동참하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다만 "이와는 별개로 이번 횡령사건에 대한 책임 추궁은 물론 오스템임플란트가 안고 있는 다양한 기존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한 법적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오스템임플란트는 물론 우리 기업들의 전반적인 지배구조가 개선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이번 공개매수가 성공할 경우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되고 최규옥 회장은 2대 주주로 남게 될 것"이라며 "회사의 거버넌스가 UCK컨소시엄이 주도하는 이사회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또 "주주 구성과 지배구조의 변화가 회사의 일상적인 경영과 영업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오스템임플란트가 고객들과 딜러들에게 제공해왔던 제품과 서비스에는 어떠한 차질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공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9일 자녀인 최정민(32)·최인국(30) 씨에게 전환새채권 51만 6315주를 절반씩 증여했다. 전환가액은 3만 8736원이며, 이번 공개매수가를 적용하면 총 981억 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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