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해당 직원 업무배제, 즉각 감사하겠다"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강원랜드 직원이 슬롯머신 자리를 부정 조작한 사건이 터지자 강원랜드가 해당 직원을 업무에서 즉시 배제하고 고의성 및 여죄 여부를 추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원랜드 부장급 직원으로 알려진 이 직원은 고급 승용차가 당첨될 확률이 높은 슬롯머신 자리에 특정인을 밀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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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랜드 카지노 [사진=강원랜드] |
앞서 강원랜드 카지노의 한 이용객은 슬롯머신 대기 순서에 맞지 않게 자리가 배정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대기번호 2번을 가지고 있었던 이 이용객은 6시간 동안 자리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자신의 차례였던 빈자리에 다른 사람이 앉아 있는 것을 목격했다.
이 고객이 기다렸던 해당 슬롯머신에는 1억원에 육박하는 대형 세단이 경품으로 걸려 있었다. 강원랜드 단골 고객들 사이에서는 고급 세단이 대략 열흘에 한 번 꼴로 터지기 때문에 경품 터질 즈음에는 자리 싸움이 치열해진다고 한다. 실제로 문제가 된 자리에서는 다음날 자동차 경품이 터졌다.
사행산업인 강원랜드 카지노는 매출액 확대 및 신규고객 유치를 위해 1년 내내 슬롯머신 게임기에 현금 자리 이외에도 고급 승용차를 경품으로 내걸어 온 것으로 파악됐다.
강원랜드가 운영 중인 1360대의 슬롯머신 중 18대에는 대형자동차를 경품으로 내걸고 있으며, 40대는 소형 자동차를 당첨 경품으로 지급하고 있다. 강원랜드는 자동차 경품에만 연간 약 50억 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랜드가 경품으로 내건 차량은 기아자동차의 최고급 세단인 K9으로 대당 가격이 8500만원에 달한다. 소형자동차는 1500만원대 레이다.
고가의 자동차와 같은 경품 상품 운영이 사행성 산업인 카지노에 더 큰 사행심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이는 대목이다.
카지노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 슬롯머신은 현금을 경품으로 내걸고 운영하는데, 고가의 자동차를 경품으로 내건 슬롯머신은 강원랜드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강원랜드가 이 같은 게임을 선보인 이유는 더 많은 고객들에게 시선을 끌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면서 "해당 경품을 내건 게임기가 '더 잘 터지거나', '확률이 높다'는 소문이 고객들 사이에서 돌면 광고 효과도 누릴 수 있어 이 같은 상품을 운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해외 유수의 카지노에서도 시행 중인 공통적인 게임방식"이라며 문제 될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부정 의심 직원에 대해서는 고객과의 사적 관계 여부, 통장 내역 및 CCTV 자료 확보 등 보다 면밀한 조사를 통해 대응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혐의가 드러나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엄정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관계자는 "고가의 경품을 내건 강원랜드 슬롯머신 운영은 사업자가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런 프로모션 운영이 법 테두리 안에서 시행되는 경우 사업자의 자율성을 인정 해줘야 하지만, 사행성 조장의 위험도가 높은 경우에는 규제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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