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이유 있는 '하이볼'열풍

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4-08-16 17: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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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소주 '차별화' 및 저도수·맛 '삼박자'
성장 가능성·지역 상생 등 '일거양득' 효과

[메가경제=정호 기자] 20대 직장인 김모씨는 "하이볼은 소주, 맥주와 달리 다양한 맛으로 즐길 수 있으며 도수도 낮아 부담이 적다"며 "예전에는 퇴근 후 '캔맥'이었다면 최근에는 하이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식품업계가 하이볼 광풍에 힘입어 20·30 MZ세대의 입맛을 겨냥한 색다른 하이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식품업계의 잇따른 하이볼 출시에서는 라면, 과자류를 비롯해 점점 치열해지는 국내 시장 경쟁 등 악조건에서 '활로'를 마련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 한 칵테일 바에서 판매하는 하이볼의 모습.[사진=정호 기자]

 

식품기업마다 내세운 사내 벤처·지역 상생 등을 기반으로 출시된 하이볼은 또 다른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식품업계가 하이볼 경쟁에 뛰어든 주된 이유로는 시장 성장세에 기반을 뒀다. 하이볼은 일반적인 대형 주조 설비를 갖추지 않아도 주종 원액과 탄산음료를 섞어 제조할 수 있다. 비교적 '소맥'으로 국한됐던 국내 주류 소비 시장에서 넓은 선택의 폭을 제시한 점도 하이볼 시장 성장에 기여했다. 

 

하이볼 시장 성장세는 2022년 위스키 수입량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한국무엽협회는 지난해 스카치·버번·라이 등 위스키 수입량이 3만 톤(t)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총수입량은 3만586톤으로 전년 대비 13.1% 증가했다. 2020년 1만5923톤, 2021년 1만5662톤 수준이었던 반해 2022년 2만7038톤으로 증가세를 기록하더니 지난해 3만톤을 넘기며 성장세를 유지했다. 

 

하이볼은 위스키 수입량 증가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위스키 수입량 중 가장 성장세가 두드러진 것은 3만~5만원 사이에 거래되는 중·저가 위스키다. 실제 수입량이 는 것과 대비해 올해 위스키 수입액은 2억5957만달러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판매 매장에서도 이점이 두드러진다. 신세계L&B가 지난해 전국 '와인앤모어' 46개 매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을 집계한 결과 1만원대 가격에 거래되는 '그란츠 트리플우드(1리터)'가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그란츠 트리플우드 외에도 산토리 가쿠빈, 짐빔 화이트, 몽키숄더 등 5만원 미만의 제품들이 판매량 10위권 내 순위를 지켰다. 중저가 위스키의 강세는 술 본연의 맛보다는 탄산수와 레몬즙 등을 섞어 도수를 낮추고 맛을 순화한 하이볼의 열풍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위스키.[사진=정호 기자]

 

하이볼에 거듭된 성장세에 주류업체와 편의점에서는 'RTD(Ready To Drink)'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5월 스카치위스키 원액과 레몬, 라임으로 통해 산미를 가미한 '스카치하이 레몬'·'스카이하이 진저라임'을 선보인 바 있다. 편의점 CU는 지난 5월 주류회사 부루구루와 협업해 '생레몬 하이볼'을 선보였다. 해당 주류는 한달여만에 누적 판매량 200만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식품업계 전반에서도 사업에 앞다퉈 하이볼 시장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농심은 국가무형유산 전통주 '문배주'를 활용한 하이볼 '구디웨이브클럽 전통주 하이볼'을 GS25를 통해 런칭했다. 출시를 도맡은 것은 농심 사내스타트업 '전통주 사업화 추진팀'이며 직접 양조장을 찾아 배맛과 제주 감귤 증류주 원액을 공급 받았다. 협업에서도 MZ세대의 하이볼 선호도가 주된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오뚜기 또한 제주 전통주 브랜드 '제주곶밭'과 협업해 '전통주 하이볼 특별전'을 마련했다. 특별전에서는 제주에서 생산된 재료 6종을 활용한 하이볼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제주 흑돼지 토핑을 올린 식사 메뉴도 함께 판매되는 것이 특징이다.

 

식품업계가 하이볼 사업에 뛰어든 것은 경쟁이 심화되고 원재료 부담이 커지는 내수 시장의 악재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하이볼 열풍에 힘입어 기업은 새로운 제품군 확장에 기틀을 잡음과 동시에 각 지역의 농산물을 활용해 '지역 상생'이라는 ESG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재 나날이 치열해지는 식품업계의 환경상 하이볼은 아직 크기 시작하는 단계로써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지금은 아직 판매 실적이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사업 가능성을 확인해 확장할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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