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해외 순방 릴레이서 '초심' 찾는다

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4-10-16 17: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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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 1조 매출 목표부터 아프리카 '카카오' 직접 챙겨
제과부터 챙기는 '신동빈 회장' 롯데 '성장 동력' 재확인

[메가경제=정호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폴란드·아프리카 등을 순방하며 제과 생산기지와 원료를 직접 챙기며 그룹의 근본을 재점검하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이영구 롯데그룹 신품군 총괄대표와 이창엽 롯데 웰푸드 대표, 다마쓰카겐이치 롯데홀딩스 대표 등 경영진의 아프리카 가나 순방은 예상됐지만 신 회장까지 직접 나서는 건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 신동빈 회장은 지난 10일 아프리카 가나를 직접 방문했다.[사진=롯데그룹]

 

이는 성장 동력의 파이프라인을 점검하는 시도로 풀이된다. 국내 식품업계 전반에서는 심화하는 저출산 현상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2023년 기준 인구수 14억명을 돌파한 인도는 견고한 소비자층을 확보했다.

 

1990년대 말부터 인도에 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한 롯데웰푸드는 2004년 인도 제과업체 '패리스사'를 인수해 롯데인디아로 사명을 변경했다. 인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셈이다. 특히 초코파이는 17조원 규모의 인도 제과 시장에서 매출 비중 70%를 차지하는 효자 제품이다.

 

이 성장세에는 초코파이 가운데에 들어간 동물성 젤라틴을 식물성 원료로 대체하는 현지화 공정이 주효했다. 지난해 10월경에는 첸나이 공장에 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들여 추가 초코파이 생산 라인까지 확보했다.  

 

연결기준 인도 지역 매출액 또한 2021년 1597억원, 2022년 2436억원, 2023년 2672억원으로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올해도 반기 실적 1633억원의 누적치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 오른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인도 시장은 초콜릿을 두른 제품이 고급 과자라는 인식이 강하고 유리병에 제품을 담아 판매해 오는 등 고급화 전략 덕을 봤다"며 "인도 남부 첸나이 및 북부 하리아나 지방의 유통 채널을 확보한 것도 매출 성장의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초코파이에 이은 차기 주력 제품으로는 빼빼로가 낙점된 상황이다. 지난 2월 하순 롯데웰푸드는 하리아나 공장에 빼빼로 현지 생산을 위해 330억원의 신규 설비 비용을 집행했다. 

 

본격 현지 생산 시기는 2025년이며 오리지널 제품과 크런키 빼빼로 등의 자동화 생산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롯데웰푸드는 앞서 초코파이를 생산하며 구축한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유통망을 활용해 안정적인 판매망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빼빼로는 신동빈 회장이 지난달 3일 폴란드 바르샤바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를 통해 '글로벌 메가 브랜드' 육성을 강조한 제품이기도 하다. 빼빼로는 2021년부터 매년 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총 2조원을 벌어들였다.

 

신동빈 회장은 "한일 롯데가 긴밀하게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성장을 이루는 기업이 돼달라"며 "해외 매출 1조원이 넘는 다양한 메가 브랜드 육성에 강력한 실행력을 발휘해달라"고 말했다. 

 

초코렛 제품에 대한 신 회장의 관심은 원료인 '카카오'까지 이어졌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10일 아프리카 가나를 직접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한·일 롯데의 공동 캠페인 '지속 가능 카카오 원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롯데웰푸드의 '가나 초콜릿'은 일본과 한국 롯데 모두 60주년, 49주년을 달성했다.  

 

신 회장까지 가나로 방문한 점을 봤을 때 오랜 거래로 쌓인 그룹 전체의 가나에 대한 친밀감을 엿볼 수 있다. 카카오는 계속되는 가나 내 폭염과 병해로 열매 작황 부진을 겪고 있다. 새 묘목을 심어 수확까지 5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날 롯데그룹은 카카오 묘목 13만 그루를 전달했으며 원재료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가나 현지 농장과 계약을 체결하고 공동 구매에 나선다고 전했다. 동시에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사무총장을 만나 아프리카 진출 가능성 또한 피력한 바 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카카오는 국내처럼 계약재배가 되지 않은 국가 상품으로 수급량에 영향을 크게 받는 작물"이라며 "가나에서 작황부진이 심해지는 만큼 안정적인 원재료 수급에 대해 크게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이 손수 해외 사업과 원재료 수급망을 살펴보고 점검하는 데에는 롯데그룹의 기반 사업인 제과 분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살펴볼 수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제과부터 시작한 연혁을 가진 기업으로 신 회장의 행보는 근간 사업의 기반을 재점검하는 책임감을 드러내는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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