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주총 5대 금융지주...'사외이사' 쇄신·'배당' 확대 촉각

문혜원 / 기사승인 : 2025-02-28 09: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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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만료 사외이사 39명 중 27명 71%에 달해
금융당국 '내부통제 주문 압박'...교체 전망
작년 실적호조에 따른 주주환원,배당확대 관심
우리금융, 비과세 배당 선제적 선언 업계'주목'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5대 은행지주들이 일제히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올해의 관전 포인트는 지난해 잇따른 금융사고로 인한 ‘내부통제 부실’이 도마에 오르면서 지속적인 금융당국의 이사회 '거수기'운용과 연임에 대한 부정적인 지적이 컸다는 점에서  임기만료를 앞둔 지주사들의 사외이사 교체 폭에 관심이 쏠린다.  

 

 

▲ 5대 금융지주사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3월 열리는 가운데, 이사회 선임 관련 변동폭에 대한 괌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각 사]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3월 시차를 두고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각각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번 주총의 핵심 포인트는 주요 안건으로 사외이사 선임건이 꼽힌다. 현재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2명 중 23명(72%)의 임기가 오는 3월 끝난다. 통상 금융지주 사외이사 임기는 이른바 '2+1'가  관례이지만 최근 사외이사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여론이 거세지면서 교체 폭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지난 13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종로구 금융연수원에서 열린 '사외이사 양성 및 역량 강화를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에서 "이사회의 전문성 함양은 금융회사 차원의 균형감 있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이루는데 중요한 토대가 돼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주주총회를 앞둔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이사회 안건을 겨냥해 발언했다는 게 금융권에서 바라보는 시각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 원장을 포함해 이준수 금융연수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회장, 임종룡 우리금융회장,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고석헌 신한지주 전략부문장이 참석했다.

 

이에 5대 금융지주는 금융당국의 지적사항에 대해 눈치를 보며 내부통제 전문가에 걸맞는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자를 찾기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진다. 새 이사회 구성이 금융지주 내부통제 쇄신 의지를 가늠하는 잣대로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우리금융은 부당대출 등 금융사고로 인한 당국의 고강도 압박을 받아 온 터라 다음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7명 중 4명을 교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정찬형 이사가 최장 임기인 6년을 다 채워 퇴진한다. 지성배 이사는 주주 지위를 상실해 물러난다. 더불어 신요환, 윤수영, 윤인섭 이사 중 2명이 새 인물로 교체된다. 지난해 2년 임기로 첫 선임된 박선영, 이은주 이사는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신임 사외이사 선정 시 최소 1명 이상을 준법 감시, 윤리 경영 등 업무를 맡은 내부통제 전문가로 발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로 인한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윤리 경영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KB금융은 임기 만료를 앞둔 사외이사가 7명 중 6명이다. KB금융지주는 최근 차은영 이화여대 교수와 김선엽 이정회계법인 대표를 새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5년 재임을 채운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이사회 의장)과 오규택 중앙대 교수 등의 후속인사다.

 

신한금융은 9명 중 7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연임 제한 대상이 없어 금융지주 중 교체 폭이 가장 작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진옥동 회장이 내년 초 연임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이 변수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9명 중 5명의 임기가 끝난다. 이 중 이정원 신한DS 대표(이사회 의장)는 최장 임기인 6년을 채워 물러난다. 우리금융은 임기를 채운 5명 이사 중 중 4명을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통제에 심혈을 기울이는 만큼 대폭 개편이 유력하다.

 

NH농협금융도 사외이사 6명 중 5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농협은 지난해부터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이찬우 NH농협금융 회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 중앙회와 금융계열사 주요 수장을 바꿨다. NH농협금융 이사회 구성도 일부 교체가 전망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올해 5대 금융지주 주주총회의 경우 예년과 달리 사외이사 교체 움직임이 큰 관건으로 떠오를것 같다"면서 "경영진 '감시·견제'라는 이사회 본연의 기능에 힘을 싣고 이사회의 역할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사회 쇄신 여부 외에도 4대 금융지주의 이번 주총에서 배당 확대 여부도 관심사다. 통상 정기 주총에는 주주친화책의 대표 격인 배당도 관전포인트이기 때문이다. 큰 손 주주인 국민연금과 해외 의결권 자문기구들의 행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작년 5대 금융지주 총 순익은 18조9000억원·이자이익은 50조로 집계됐다.

 

최근에는 밸류업 흐름 등으로 주주환원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투자시장에선 비과세 배당이 주목 받는다. 이런 가운데 우리금융은 지난 21일 타 지주사보다 먼저 비과세 배당을 선언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1일 전거래일 대비 0.63% 내린 1만7220원으로 마감했다. 27일 주가는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최근 2주간 주가가 12% 가까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KB금융지주, 신한지주 등이 3%대 하락하고 하나금융지주도 1% 오르는데 그친 것과 비교할 경우 차별화 되는 양상이다.  

 

투자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이 정부가 추진해온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아직 도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배당소득세 면제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매력을 어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지난 7일 지난해 연간 경영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주주환원율을 실질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자본잉여금 중 3조원을 이익잉여금 계정으로 이입해 '비과세 배당'을 하겠다"며 "앞으로 3~4년에 걸쳐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오는 3월 주총에 3조원 이입 안건을 상정·통과시키고, 이 재원으로 올해 회계연도 결산배당부터 비과세 배당에 나설 계획이다. '비과세 배당'소식에 10일 오후 3시 기준 우리금융 주가는 전일 대비 6%가량 오른 1만6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과세 배당이란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지급하는 '감액 배당'을 일컫는 말로 최근 도입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실질적으로 배당이 늘어나는 효과를 주면서 주가 상승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향후 비과세 배당을 실시하는 기업들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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