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작한 연 1회 면담 정례화되는 듯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금융감독원이 이달 금융지주사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마무리됨에 따라 빠르면 오는 4월말부터 금융지주·은행 이사회와 연쇄 면담을 위한 일정조율에 들어가면서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26일 금융권과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금감원은 작년 4월 시작한 금융지주·은행 이사회 면담을 연 1회로 정례화해 감독·검사 방향을 설명하고 지배구조 개선 등에 대한 성과를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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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이달 금융지주사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마무리됨에 따라 오는 4월말부터 금융지주·은행 이사회와 연쇄 면담을 위한 일정조율에 들어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자료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
특히 금융권에서는 상반기 금융지주·은행 이사회 의장들과 고위급 회동도 준비하고 있다는 후문도 나온다. 이 과정에 H-지수 ELS 문제를 포함한 내부통제에 대한 이사회의 기능과 역할, 경영진 견제 등에 대한 의견이 교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지주·은행 이사회와 면담 계획에 대해 “일단 (주총에서) 새로 선임된 이사회와 만나는 것이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해 앞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면담 일정의 정례화와 관련해 “정례화라기보다 앞으로 자주 만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고 중요한 이슈와 사안이 있을 때마다 면담이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의 경우 감독·검사 방향에 대한 설명과 함께 금융지주·은행 총 9곳의 이사회와 간담회 형식으로 면담이 진행됐는데 첫 대상은 작년 4월12일 KB금융지주였다. 올해는 대형 사고로 검사를 받는 NH농협금융지주와 NH농협은행을 뺀 대부분 이사회와 면담이 이뤄질 예정이다.
상황에 따라 NH농협금융과 농협은행 이사회 면담일정은 하반기로 미뤄져 추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의 전언이다. 더욱이 이번 연쇄 면담에서는 경영 승계·지배구조 개선 노력 위주로 진행되는 가운데 H-지수 ELS 관련 이사회 책임논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손실 배상 등 각 금융지주와 은행 차원에서 사적 화해 방식으로 수습에 착수했으나 내부통제 문제와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가 제대로 이뤄지는지를 들여다보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H-지수 ELS를 판매한 각 은행 이사회에서 자율배상 논의를 본격화한 만큼 어떤 식으로든 당국과 이사회 면담에서 관련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본다”며 “다만 개별 금융사 차원의 현안 논의 주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라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감원 관계자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각 은행에서 (자율배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며 “(금감원에서는) 그런 얘기를 다룰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빈발하는 대형 금융사고에 대한 내주통제와 관련해서 이사회 권한과 역할이 강조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오는 7월 책무구조도 도입에 따른 논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사 임원이 각자 맡은 직책에 따른 책무를 구체적으로 규정해 명문화한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임원의 직책별 책무를 기술한 책무기술서와 임원의 책무를 도식화한 책무체계도 등을 말한다.
이는 금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취지로 각 금융사의 모든 업무에 대한 이사회와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의 내부통제 책임·의무를 명확하게 규정하는데 오는 7월부터 작성이 의무화된다.
한편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해 12월 이사회 의장들과 간담회에서 “이사회는 금융그룹의 경영전략과 리스크관리 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조직”이며 “지배구조의 운영과 개선의 주체도 이사회가 돼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이는 금융지주·은행의 내부통제는 물론 올바른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이사회의 적극적인 역할 수행을 당부한 것으로 연례화 된 금융당국의 이사회 연쇄 면담에서 재확인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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