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기업 잔혹사' 반복되나...에이치엘비, 임상결과 허위공시 의혹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02-16 18:5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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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그룹, 알테오젠, 박셀바이오 등 바이오 주가 '와르르'
진 회장 "결론 나지 않은 사안 사실처럼 기사화 무척 아쉽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코스닥 시가총액 3위 기업 에이치엘비가 임상 결과에 대한 허위공시 의혹으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국내 증시를 뒤흔들었다.

자본시장에서는 신라젠, 코오롱티슈진, 헬릭스미스 등 주요 신약 개발 기업이 잇따른 악재로 신뢰를 잃게 되면서 바이오산업 전체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진 과거 잔혹사를 반복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오전 국내 한 언론 매체는 에이치엘비가 지난 2019년 항암 신약 후보물질 '리보세라닙'의 미국 내 임상 3상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허위공시한 혐의에 대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자조심) 심의를 마치고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를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금융위 자조심은 2019년 6월 리보세라닙의 임상 시험 결과를 두고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에이치엘비가 성공한 것처럼 자의적으로 해석해 공시했다고 판단했다.
 

▲ 진양곤 에이치엘비 대표 [출처=에이치엘비 유튜브 방송 캡쳐]

 

이 소식이 언론 보도를 통해 확산되기 시작하자 증시에서는 에이치엘비를 비롯해 엘이치엘비제약, 에이치엘비생명과학 등 관련 주들이 일제히 동반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이날 오후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이 유튜브 방송을 통해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의혹의 불씨를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했다.

진 회장은 유튜브를 통해 이번 보도의 주요 내용에 대해 "금감원 조사국이 조사를 했고 자조심을 통과했으며 증선위를 앞두고 있는 것은 맞는다"며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사실관계에 대한 서로의 주장이 확실하게 대립하는 과정에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의 사안을 사실처럼 기사화된 것에 대해 무척 아쉽게 생각한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FDA, 컨설팅회사, 협력제약사 등 사업적 중요성을 감안할 때 밝혀서는 안 되는 내용을 제외했다. 억울함을 풀겠다고 밥그릇을 차겠다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면서도 "이날 보도로 20만 주주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만큼 사실관계를 가능한 범위 내에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 에이치엘비 CI

그는 의혹의 핵심인 '프리 NDA(신약허가신청) 사전 미팅'에 대해 "신약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신약 허가과정에서 일종의 컨설팅 절차에 가깝다"고 해명했다. 단순히 프리 NDA 미팅 결과만으로 신약 허가 여부를 가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어 "미팅 회의록 중 서류심사 의견에는 페일(Fail)이란 단어가 들어간 문장이 실제 있다. 1차 유효성 지표에 도달하지 못했으니 신약 허가 절차를 진행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본다는 내용"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FDA가 대면 미팅 회의록에서 "보완자료가 준비되면 다시 검토하자"라고 조언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또한 보완자료 준비에 최선을 다했지만 결정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결국 확보하지 못했으며, 이를 유가증권신고서에서도 충분히 밝혔다는 입장도 전했다.

진 회장의 이 같은 입장 표명에도 시장에서는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진 회장이 입장을 밝힌 직후 에이치엘비는 27.24% 하락한 6만 6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에이치엘비제약과 에이치엘비생명과학도 각각 22.81%, 27.96% 내렸다.

이외에도 이날 증시에서는 셀트리온그룹주를 비롯해 알테오젠, 박셀바이오 등 바이오 종목 주가가 급락하며 위기감이 고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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