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아 감사원장 권한대행 체제....문대통령 후임 인선 여부 주목
최 원장 “기대와 우려 잘 알고 있다...역할 숙고의 시간 가질 것”
“그건 차차 말씀드리겠다” 대권도전 가능성 열어둬 향후 행보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최재형 감사원장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하고 중도 사퇴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오후 5시 50분께 최재형 감사원장의 사의를 수용하고 감사원장 의원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사의 표명을 공식화한지 9시간여 만이다. 이로써 최 원장은 헌법에 규정된 감사원장 임기 4년을 6개월가량 남기고 감사원을 떠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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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28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최재형 감사원장 사표 수리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감사원장의 임기 보장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최재형 감사원장은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만들었다며 아쉬움과 유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최 원장이 임기를 채우지 않고 중도 사퇴한 데 대해 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강한 유감을 표시한 것이다.
문민정부(김영삼 정부) 이후 정권 교체나 국무총리 임명 등으로 임기를 마치지 못한 감사원장은 여럿 있었지만 감사원장이 스스로 중도 사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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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에게 감사원장 사퇴 등 거취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앞서 최 원장은 이날 오전 감사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에게 "저의 거취에 관한 많은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감사원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오늘 대통령님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사원장 임기를 끝까지 마치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임명권자, 감사원 구성원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최 원장은 이어 "저는 저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감사원장직을 내려놓고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또 ”감사원을 신뢰하고 성원해주셨던 국민 여러분, 그리고 헌신적으로 수고해준 감사원 가족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최 원장은 대선 출마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제가 사임하는 이 자리에서 드릴 말씀은 아닌 것 같다. 차차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거다”라고 답했다.
언제 사의표명했고 문 대통령이 한 말은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오늘 아침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전달했다”며 “대통령 말씀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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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의를 밝힌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오후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감사원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최 원장은 정치 입문과 관련해 언제쯤 입장을 밝힐지에 대해서는 "오늘 사의를 표명하는 마당에 그런 것에 대해서 자세히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재차 언급했다.
직접적인 사퇴 계기에 대해서는 “지금 저의 거취에 관한 많은 논란들이 있는데 감사원이 어떤 정치적이나 이런 문제와 관련해서 감사원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그건 차차 말씀드리겠다”고 짧게 답하며 여지를 남겼다.
최 원장의 중도 사퇴로 감사원장 권한은 강민아 감사위원이 대행하게 된다.
현행 감사원법은 감사원장이 직무 수행을 할 수 없을 경우 최장기간 재직한 감사위원이 그 권한을 대행하며, 재직기간이 같은 경우에는 연장자인 감사위원이 대행하도록 하고 있다.
감사위원 5명 가운에 강민아·손창동 감사위원은 2018년 3월부터 임기를 시작했는데, 강 감사위원이 연장자에 해당한다.
최 원장의 중도 사퇴에 따라, 과연 문 대통령이 임기를 10개월여 남겨둔 상황에서 임기 4년의 후임 감사원장을 임명할지도 주목된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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