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의 ‘알토란’ 현대글로벌서비스, 美 사모펀드 KKR과 ‘동거’ 시작...향후 행보는?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06-22 23:55:31
정기선 부사장의 유일한 대표 겸직 회사...출범 5년 만에 매출 1조 '폭풍성장'
6534억 받고 KKR에 지분 38% 넘겨...현중 노조 "경영권 승계 관련 의심스럽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유일하게 대표를 맡고 있는 회사로 재계의 주목을 받아왔던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이달부터 미국계 대형 사모펀드 KKR과 본격적인 동거를 시작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자 현대가 3세 정기선 부사장이 향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현대글로벌서비스를 활용할지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 1일 미국계 대형 사모펀드(PEF)인 KKR에 지분 100% 보유 자회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 38%(152만 주)를 약 6534억 원에 매각을 완료했다고 2일 공시했다. 1주당 매각금액은 43만 원이다. 이로써 KKR은 현대글로벌서비스의 2대주주로 올라섰다.

올해 2월 현대중공업지주는 KKR과 상장 전 투자유치(pre-IPO) 계약을 체결하고, 지분 매각과 함께 현대글로벌서비스가 보유한 현금도 배당 받기로 해 1600억 원을 챙겼다. 총 8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한 것이다. KKR이 평가한 현대글로벌 서비스의 기업 가치는 약 2조 원에 이른다.

이달부터는 KKR 측 핵심 임원들도 등기 이사로 현대글로벌서비스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일 박정호 KKR 코리아 공동대표와 김용수 KKR 캡스톤 상무가 현대글로벌서비스의 기타 비상무이사와 감사에 각각 취임했다. 같은 날 김성준 한국조선해양 부사장은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정기선 부사장은 지난 2018년 1월 1일 대표이사에 취임했으며, 올해 1월 중임에 성공했다. 지난해 12월 선임된 이기동 대표와 함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 자료=현대글로벌서비스 감사보고서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지난 2016년 11월 현대중공업의 선박용 기자재 애프터서비스(AS) 사업을 물적 분할하면서 설립돼 현대중공업그룹 내 최고의 알짜 자회사로 평가됐다.

계열사로부터 보증, 벙커링 등 안정적인 사업군과 함께 친환경 선박 개조, 선박 디지털 사업 등 미래 성장사업도 떼어와 성장성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성장세도 가팔랐다. 지난 2017년을 기준으로 매년 성장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1조 90억 원으로 320%나 증가했다. 출범 후 5년 만에 ‘1조 클럽’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해마다 늘어 지난해에는 1566억 원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15%를 크게 웃돌면서 조선업계에서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 자료=현대글로벌서비스 감사보고서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 포트폴리오별 매출 비중은 친환경 개조 공사가 34.4%로 가장 높다. 뒤 이어 선박 부품/서비스 28.2%, 유류사업 25.7%, 육상발전 3.45% 순이다.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과 계열사간 거래 금액은 803억 원 규모로 보증서비스 대행, 선박 부품 등 품목에 대한 거래다.

특히,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이 54.9%로 절반을 넘었다. 아시아 지역이 24.8%로 가장 높았고 유럽 15.7%, 북미 4.5% 순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 현대오일뱅크,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로보틱스 등 현대중공업그룹 내 계열사들이 줄줄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것으로 가운데 현대글로벌서비스도 대열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의 성장세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감안하면 상장 시 현재보다 훨씬 더 높은 기업가치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자료=현대글로벌서비스 감사보고서

 


하지만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앞으로도 꽃길만을 걸을지는 미지수다.

현대중공업 노조와 참여연대 등 단체들은 현대글로벌서비스 설립 배경에는 정몽준 이사장과 정 부사장의 부자간 경영권 승계 목적이 숨어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영업이익은 2018년 766억 원, 2019년 1085억 원, 2020년에는 1500억 원 정도로 10%대의 높은 영업 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그룹 계열사의 사업 기회 몰아줘서 생긴 결과로 유형자산이 거의 없고 경기변동의 위험도 없지만, 수익성은 높게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실체가 베일에 가려진 펀드에 수익성이 높은 알짜 주식을 넘겼다며 KKR의 등장 이유에 의구심을 던지기도 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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