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오너가 ‘형제 경영’ 본격화…차남 사장 승진에 승계 구도 촉각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5-20 10:29:32
김동환은 전략·김동만은 글로벌…빙그레 형제경영 시험대 올라
인수 5년 만에 완전통합 나선 빙그레…오너3세 경쟁구도 부상
‘제때’ 지분 동일...빙그레 형제경영에 재계 시선 집중

[메가경제=심영범 기자] 빙그레 오너가 3세의 형제경영 체제가 본격화하고 있다.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차남 김동만 사장이 해태아이스크림 흡수합병 이후 빙그레 해외사업을 맡게 되면서, 장남 김동환 사장과 함께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업계에서는 인수 5년 만의 조직 통합을 계기로 형제간 역할 분담과 함께 향후 승계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빙그레 오너가 3세의 형제경영 체제가 본격화하고 있다.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차남 김동만 사장이 해태아이스크림 흡수합병 이후 빙그레 해외사업을 맡게 되면서, 장남 김동환 사장과 함께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사진=빙그레]

 

20일 업계에 따르면 김동만 사장은 최근 빙그레 해외사업 담당 임원으로 선임됐다. 앞서 빙그레는 지난 1월 100% 자회사 해태아이스크림 흡수합병을 결의했으며, 지난달 합병 절차를 마무리했다. 2020년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한 지 약 5년 만의 완전 통합이다.

 

그동안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의 브랜드 정체성과 사업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별도 법인 체제를 운영해왔다. 그러나 빙과 시장 경쟁 심화와 수익성 개선 필요성이 커지면서 조직 효율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생산·유통·마케팅 조직을 일원화해 중복 비용을 줄이고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이 빙과 시장 내 점유율 확대와 함께 업계 1위 지배력 강화 차원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 김동환은 전략·김동만은 해외사업…역할 분담 뚜렷

 

특히 재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이번 합병을 통해 빙그레 오너 3세 형제가 한 회사 안에서 함께 경영하게 됐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장남 김동환 사장은 빙그레 본사에서, 차남 김동만 사장은 해태아이스크림에서 각각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하지만 합병 이후 두 사람 모두 빙그레 조직 안에서 역할을 맡게 되면서 사실상 형제경영 체제가 구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983년생인 김동환 사장은 2014년 빙그레에 입사한 이후 마케팅전략담당 상무와 경영기획·마케팅 총괄 본부장 등을 거쳤다.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현재는 전사 전략과 경영기획을 총괄하고 있다. 

 

1987년생인 김동만 사장은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한 뒤 공군 장교로 복무했으며, 이후 이베이코리아에서 G마켓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빙그레 물류 계열사인 제때를 거쳐 2023년 해태아이스크림에 합류했다. 해태아이스크림에서는 전무로 재직하며 경영기획과 생산혁신, 마케팅 등 사업 전반을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김동만 사장이 향후 빙그레 해외사업 확대의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빙그레는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메로나’와 ‘붕어싸만코’ 등 K빙과 수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유학 경험과 글로벌 업무 이력을 가진 김 사장이 해외시장 공략에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반면 김동환 사장은 기존대로 경영 전략과 조직 운영 전반을 담당하며 그룹 내 컨트롤타워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 승계 핵심 ‘제때’ 변수…형제 성과 경쟁 주목

 

시장에서는 이번 형제경영 체제가 향후 승계 구도와도 연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빙그레 최대주주는 김호연 회장으로 지분 37.89%를 보유하고 있으며, 오너 3세 형제는 아직 빙그레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지 않다.

 

다만 승계 핵심 고리로 평가받는 물류 계열사 ‘제때’ 지분은 세 자녀가 동일하게 나눠 보유하고 있다. 제때는 김동환 사장이 33.34%, 김동만 사장과 김정화 씨가 각각 33.33%를 보유한 가족회사다. 

 

빙그레 지분 2.05%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그룹 물류를 담당하며 성장해온 만큼 사실상 승계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재 지분 구조만 놓고 보면 특정인에게 승계 무게추가 기울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변수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재 제때와 해태아이스크림 간 거래 구조를 포함해 특수관계인 거래 적정성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규제 이슈와 형제간 경영 성과가 빙그레 차기 승계 구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이번 김동만 사장 인사와 관련해 “승계와는 무관한 사업 목적의 보임 인사”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번 인사는 합병 이후 해외 시장 성장세에 대응하고 신규 시장 개척 및 사업 확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김동환 사장과 관련해서는 “현재 직함을 유지하며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빙그레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124억원, 영업이익 13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2.3% 증가한 수치다.

 

빙그레는 미국·중국·베트남 등 주요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된 점이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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