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액 9배·최대 실적…컬리, IPO 대신 '유통 공룡' 노린다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7-06 11: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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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협업 효과…'컬리N마트' 거래액 6개월 만에 9배·분기 최대 실적
물류센터·휴머노이드·AI 투자 확대…리테일 테크 기업 전환 가속
뷰티·미국 사업까지 신성장동력 확보…"IPO보다 경쟁력 강화 집중"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컬리가 급하게 IPO를 추진하기보다 몸집을 키우며 이커머스를 넘어 유통업계의 공룡으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컬리는 네이버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 내 '컬리N마트'가 출시 6개월 만에 거래액 9배 성장이라는 성과를 내며 실적 개선을 견인한 데 이어 네이버의 전략적 투자까지 유치햇다. 여기에 물류 인프라 확대와 인공지능(AI), 뷰티, 글로벌 사업까지 신성장동력을 잇달아 확보하며 '리테일 테크'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 컬리가 급하게 IPO를 추진하기보다 몸집을 키우며 이커머스를 넘어 유통업계의 공룡으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사진=컬리]

 

컬리와 네이버의 협업은 지난해 9월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에 '컬리N마트'가 입점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컬리는 외형 성장과 안정적인 수익 구조 확보가 절실했고, 네이버는 신선식품과 새벽배송 경쟁력을 보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양사는 각자의 강점을 결합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컬리는 10년 가까이 축적한 샛별배송 운영 노하우와 신선식품 소싱 경쟁력을 제공했고, 네이버는 국내 최대 수준의 플랫폼 이용자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생태계를 연결했다. 결과적으로 컬리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들이지 않고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고, 네이버는 단기간에 장보기 서비스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거뒀다.

 

실제 협업 성과는 숫자로 확인된다. 컬리N마트 거래액은 론칭 이후 약 6개월 만에 9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용자의 90% 이상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으로 집계됐으며 재구매율 역시 60%를 기록하면서 충성 고객 확보에도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컬리가 기존 자체 플랫폼 중심에서 네이버라는 대형 플랫폼까지 판매 채널을 확대하면서 거래액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컬리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74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42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13배 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1분기 0.3%에서 올해 3.3%로 3%포인트 상승했다.

 

양사의 협력은 단순 사업 제휴를 넘어 자본 관계로도 확대됐다. 네이버는 지난 5월 컬리가 실시한 33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발행 주식은 보통주 49만8882주이며 발행가는 주당 6만6148원이다.

 

이번 투자로 컬리의 기업가치는 약 2조8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확보한 투자금은 물류 인프라 확충과 신규 사업, 서비스 고도화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컬리는 추가 물류 거점 확보와 신규 카테고리 확대를 통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배구조 안정성도 강화됐다. 그동안 김슬아 대표의 지분율이 5%대에 머물러 경영권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네이버가 약 6.19%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양측 합산 지분율은 약 11.9%까지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전략적 투자자인 네이버가 우군으로 참여한 점이 향후 IPO 추진 과정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류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컬리 물류 자회사 컬리넥스트마일은 현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브랜드스토어 상품의 샛별배송을 담당하고 있다. 네이버가 배송 경쟁력 강화를 올해 핵심 과제로 제시한 만큼 양사 간 물류 협력 범위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배송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경기 부천에 약 8400㎡ 규모의 신규 물류센터를 가동했다. 이 시설은 최종 배송 직전 상품을 분류하는 TC(Transfer Center) 방식으로 운영되며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서부 지역 배송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앞서 지난해에는 안산에 상온·냉장·냉동 기능을 모두 갖춘 CC(Cluster Center)를 구축해 3PL(제3자 물류) 사업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김포·평택·창원 등 전국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물류망을 확대하며 처리 능력을 높이고 있다.

 

자동화 기술 도입도 본격화했다. 컬리는 최근 LG CNS와 업무협약을 맺고 물류센터 내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을 위한 기술 실증(PoC)을 진행하고 있다. 양사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물류 지능화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는 한편 신규 사업 모델도 발굴할 계획이다. 향후 로봇을 활용해 작업자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안전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높인다는 전략이다.

 

뷰티 사업 역시 핵심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컬리는 2022년 뷰티컬리를 론칭한 이후 프리미엄 뷰티 플랫폼으로 입지를 넓혀왔다. 올해 1분기 뷰티컬리 거래액은 명품 화장품 판매 호조와 인디 브랜드 성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20.2% 증가했다.

 

자체 브랜드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컬리는 올해 화장품 관련 상표를 다수 출원했으며 북미 시장 출시를 위한 글로벌 마케터 채용도 진행했다. 지난해 뷰티컬리 거래액은 5000억원을 넘어섰고, '컬리뷰티페스타' 등 오프라인 행사도 확대하며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컬리에 따르면 뷰티컬리는 PB 상품 출시에 공을 들이고 있다.

 

AI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컬리는 지난해 조직장급을 대상으로 AI 전환 교육을 실시했으며 AI 기반 검색과 쇼핑 추천 서비스를 위한 자체 플랫폼 '원카이루스' 상표도 출원했다. 이어 AI 전담 조직인 AX센터를 신설해 AI 기술을 전사적으로 확산하고 있으며 올해 초에는 이미지 생성 서비스 'AI 스튜디오'도 선보였다. 최근에는 AI 솔루션 전문 기업 원지랩스 인수를 결정했다. 원지랩스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며 AI 역량 강화에 힘을 실었다.

 

이를 위해 곽근봉 원지랩스 대표를 컬리 AX센터장으로 선임했다. AX센터는 컬리 조직 내 AI 기술 도입과 활용을 담당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해외 사업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컬리는 지난달부터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주 챔버스버그와 서부 캘리포니아주 털록에 각각 냉동 물류 거점을 구축하고 운영을 시작했다.

 

한국에서 냉동식품을 대량 선적해 현지 냉동창고에 보관한 뒤 주문이 발생하면 즉시 출고하는 방식이다. 미국 내 배송은 글로벌 물류기업 페덱스가 담당하며, 상온 상품은 기존처럼 한국에서 DHL 특송으로 발송하는 이원화 체계를 운영한다.

 

이를 통해 항공 특송 중심이던 기존 방식보다 물류비 부담을 크게 줄이고 배송 효율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현재 컬리USA몰에서는 약 7000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현지 물동량 증가에 맞춰 물류 거점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컬리는 지난해 첫 해외 법인인 '컬리 글로벌'을 설립한 뒤 미국 역직구 플랫폼 '컬리USA'를 출시했다. 시범 운영 당시 약 30만달러의 매출과 60%에 달하는 재구매율을 기록하며 시장성을 확인한 만큼 미국 사업 확대에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거래액 증가에 따른 매입 협상력 개선과 물류센터 가동률 상승, 배송 효율화 등이 맞물리며 성장형 흑자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컬리 관계자는 "현재는 IPO보다 사업 확장과 경쟁력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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