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 공장 멈출 수 없다"…삼성 사장단, 대국민 사과 꺼냈다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5-15 15:09:21
"반도체는 결코 파업 있어선 안 돼"…AI 공급망 위기감에 경영진 총출동
노조에 '조건 없는 대화' 제안…"고객 신뢰 잃으면 경쟁력도 끝"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삼성전자 사장단이 노사 갈등 장기화 조짐 속에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해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서겠다”고 15일 밝혔다. 

 

사장단은 “반도체 산업은 결코 파업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표현까지 언급했는데 이를두고 최근 임금·성과급 협상 결렬 이후 확산되는 생산 차질 우려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를 의식한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이번 사과문이 단순 노사 갈등 차원을 넘어 AI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시장과 고객사 신뢰 방어에 직접 나선 상징적 조치로 본다. 

 

최근 정부 부처까지 삼성전자 파업 가능성에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상황에서 사장단이 전면에 나서 대화 의지를 강조한 것은 사태 장기화를 차단하기 위한 위기관리 성격이 짙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사장단은 15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삼성전자의 노사 문제로 국민들과 주주, 정부에 큰 부담과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성취가 커질수록 사회가 삼성에 거는 기대 역시 더욱 엄격하고 커졌지만 이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무한경쟁 시대”라며 “회사 내부 문제로 시간을 허비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노사가 한마음으로 화합해 기술혁신과 미래 투자를 이어가야 할 시점”이라며 현재의 노사 갈등이 단순 임금 문제를 넘어 사업 경쟁력과 직결된 사안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사장단은 반도체 산업 특수성도 직접 언급했다. 이들은 “반도체는 24시간 공정이 멈추지 않고 돌아가야 하는 장치 산업”이라며 “결코 파업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신뢰 자산을 완전히 잃게 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표현이 최근 HBM4를 비롯한 AI 메모리 공급 경쟁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현재 삼성전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상대로 AI 반도체 공급 확대에 집중하고 있으며, 일부 고객사 물량은 사실상 선주문 형태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급 안정성 자체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만큼 생산 차질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고객사 신뢰와 시장 점유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노사 갈등 장기화 시 글로벌 고객사들이 공급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경쟁사 물량 확대를 검토할 가능성도 거론한다. 

 

최근 AI 반도체 시장이 ‘성능 경쟁’을 넘어 ‘안정적 공급 경쟁’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내부 위기감 역시 상당한 수준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장단은 이번 입장문에서 노조를 향한 메시지도 내놨다. 사장단은 “노동조합을 한 가족이자 운명공동체라고 생각하고 조건 없이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할 것”이라며 “노동조합 역시 국민들의 우려와 국가 경제를 생각해 조속히 대화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입장문에는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을 비롯해 주요 사업부 경영진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특정 사업부가 아닌 삼성전자 전체 경영진 명의로 사과문이 나온 점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단순 노사 협상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제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 문제로 이번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라며 “특히 AI 반도체 슈퍼사이클 시점에서 생산 차질 자체가 글로벌 고객 신뢰와 직결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강하게 반영된 메시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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