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가 쏙쏙 과로사 산재보상]㉑ 고혈압에 급성심근경색증 유발 사망 근로자의 업무상재해 판단 사례

김태윤 / 기사승인 : 2022-10-09 18:05:54

오늘은 2004년 9월 3일 선고된 대법원 2003두12912 판결을 살펴본다.

망인의 기존 질환인 고혈압에 겹쳐 급성심근경색증을 유발해 심장마비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을 경우 업무관련성이 추단된다고 판결한 사례이다.

판결요지를 살펴보면 대법원은 망인의 사망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점들을 판결 배경으로 꼽았다.
 

▲ [사진=픽사베이 제공]

① 망인은 입사 시부터 재해 발생 전일까지 약 8년 4개월 동안 매월 46시간 정도의 연장근로를 하였고, 매월 2일씩 휴일 근무를 하여 온 사실에 비추어 장기간 육체적 피로가 누적되어왔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당시 이 사건 회사가 생산직 근로자에 대하여 잡담 금지, 라디오 청취금지, 화장실 출입 통제 등의 조치를 취하고 생산 계장이 생산직 근로자에 대하여 불량률 증가에 따른 질책을 하였을 뿐 아니라, 비록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본사 상무이사의 A공장 방문과 관련하여 근로자들은 장기간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A공장의 경우 생산성이 낮거나 불량률이 높은 근로자들부터 점차 감원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망인이 속한 생산라인의 경우 생산성이 낮은 데다가 불량률마저 높아 다른 근로자들보다 감원이 있게 되면 우선순위가 될 가능성이 있었던 점,

③ 그럼에도 망인은 장애자인 남편과 자녀들을 부양하여야 할 상황이었으므로 감원에 대한 불안감이 상당했으리라 보이는 점, ④ 망인의 업무 내용이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장시간 상당한 집중력이 요구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⑤ 망인은 당시 만 46세 2월의 중년 여성으로서 고도 고혈압(170-120mmHg)의 기존 질환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이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망인의 건강과 신체조건에 비추어 볼 때 과중한 업무로 과로하거나 감원 등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하여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볼 여지가 있는 점,

⑥ 과로와 스트레스가 일시적으로 혈압을 상승시켜 급성 심근 경색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의학적인 소견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아래와 같이 판결하였다.

즉, 망인의 고혈압은 업무와 관련이 없다 하더라도 업무의 과중으로 인한 과로와 감원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고혈압을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악화시켜 급성 심근 경색증을 유발하거나 기존 질환인 고혈압에 겹쳐 급성 심근 경색증을 유발하여 심장마비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추단된다는 것이다.

결국 이 판결 사례는 망인의 사망이 망인의 업무와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없더라도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이 대법원의 판시는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킨 경우,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에서 정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함에 필요한 입증의 정도 및 ▲ 그 인과관계 유무의 판단기준을 잘 정립한 판례라고 볼 수 있다.

[김태윤 노무법인 산재 강원영월지사장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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