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이승선 기자] 물폭탄에 비유될 만한 집중적인 폭우에다 만조까지 겹치면서 지하도가 거대 저수지화 하는 등 부산 시내가 물바로 변하면서 인명사고까지 발생했다.
이번 부산 폭우로 인해 산사태, 옹벽 붕괴, 주택과 지하차도 등이 침수돼 70여명의 시민들이 구조됐고, 차량들이 물에 잠겨 50여명의 이재민도 발생했다.
또한, 기차·전철 일부 구간이 운행 중단되고 1호선 부산역이 침수돼 전동차가 한때 무정차로 통과했다. 갑자기 불어난 물로 침수된 지하차도에 갇혔던 3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23일 많은 비가 내리면서 부산 부산진구 한 도로가 침수되고 있다.[출처= 연합뉴스]](/news/data/20200724/p179566360854421_417.jpg)
밤새 부산에는 역대급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시간당 80㎜ 이상의 폭우를 단시간에 퍼부었으며, 부산전역에 기록적인 시간당 강우량을 보였다.
폭우에다 해수면이 가장높아지는 만조시간(오후 10시 32분)까지 겹쳐 침수 피해는 더욱 컸다.
사하구의 경우는 시간당 86㎜의 폭우가 쏟아졌고, 해운대 84.5㎜, 중구 81.6㎜, 남구 78.5㎜, 북항 69㎜ 등 시간당 매서운 강우량을 기록했다.
기상청 방재기상정보시스템은 이날 내린 집중호우는 1920년 이래 10번째로 많았다고 밝혔다.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23일 밤부터 해운대 211㎜를 비롯, 기장 204㎜, 동래 191㎜, 중구 176㎜, 사하 172㎜ 북항 164㎜, 영도 142㎜, 금정구 136㎜ 등을 기록했다. 부산 전역에 100㎜~200㎜ 가량의 폭우가 이어졌다.
![23일 많은 비가 내린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역 인근 제1지하차도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곳에 갇혔던 60대가 병원에 이송됐으나 숨졌다.[출처= 연합뉴스]](/news/data/20200724/p179566360854421_131.jpg)
23일 오후 9시 28분께 동구 범일동 자성대아파트가 침수되면서 주민 3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지하차도가 잠기며 3명이 숨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오후 10시 18분께 175m 길이의 동구 초량동 부산역 인근 제1지하차도에서 차량 7대가 불어난 물에 순식간에 잠겼다. 진입로 높이 3.5m인 지하차도가 한때 인근 도로 등에서 한꺼번에 밀어닥친 물로 가득 채워졌다.
당시 지하도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의 구조작업으로 몇 명은 구조됐지만 고립됐던 60대 추정 남성과 30대 추정 여성은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목숨을 잃었다.
이어 24일 오전 3시 20분께는 119 구조대원이 배수작업을 벌이다가 숨진 50대 남성을 추가로 발견했다. 이 지하차도에는 분당 20∼30t의 물을 빼내는 배수펌프가 있었지만 물을 빼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축대 붕괴로 20t 규모 토사 유출 '아찔' .[출처= 연합뉴스]](/news/data/20200724/p179566360854421_959.jpg)
부산의 다른 지역에서도 피해가 속출했다.
앞서 23일 오후 9시 26분께는 수영구 광안동에서 옹벽이 무너져 주택 3채를 덮치는 아찔한 일도 있었다. 다행히 주택에 있던 2명은 구조됐다.
또, 오후 9시 45분께는 기장군 기장읍 동부리 한 이면도로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1명이 구조됐고, 24일 오전 0시께는 금정구 부곡동 한 아파트 인근에서 축대가 무너져 약 20t의 토사가 아파트 방면으로 흘러내렸다.
해운대구 반여동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 구청에서 피해 상황을 확인 중이다. 최근 7월에 잇따른 호우에 지반이 약해져 있던 부분들이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가 집계한 피해 통계기록을 보면 폭우에 발생한 이재민은 동구가 43명으로 가장 많았고, 수영구 8명, 남구 6명, 기장군·중구 각각 1명씩 등 총 59명에 집계됐다.
이번 폭우로 부산 지하철 무정차 운행과 열차 운행 한때 중단 사태도 빚어졌다.
도시철도 1호선 부산역 지하상가와 역사는 인근 도로에서 쏟아진 물에 침수되면서 전동차가 무정차 통과했고, 동해남부선 선로도 침수돼 전철이 부전∼남창 구간 무궁화호 열차, 신해운대∼일광 구간에서 각각 운행 중지되기도 했다.
수영구 광안리 해변 도로는 바닷물과 불어난 빗물이 뒤섞여 침수되면서 해수욕장과 구분하기조차 어려웠다.
기상청은 "올해 북쪽에서 찬 기단이 발달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상하지 못하고 장마전선이 남해상에서만 머물며 부산에 많은 비를 쏟은 것으로 분석된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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