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낮추고 델타 변이 유행까지’...SD바이오센서, 공모주 청약 흥행 불씨 되살리나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07-07 02: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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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첫 대어급 IPO 진행...몸값 낮추고 코로나 재확산 ‘겹호재’
코로나 특수로 극적 성장세...코로나 종식 후 새 먹거리 마련 시급

체외진단 전문기업 SD바이오센서(에스디바이오센서, 대표 이효근·허태영)가 하반기 첫 대어급 기업공개(IPO)를 눈앞에 두고 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특수에 공모시장 호황까지 더해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식’ 상장 추진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불거졌지만, 금융당국의 제재에 부딪히면서 공모가를 대폭 낮추는 고육책까지 펼치면서 청약 흥행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 SD바이오센서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지난 5일과 6일 양일간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거둔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자 증시에서 한동안 침체된 흐름을 보이던 코로나 관련 종목들이 재차 우호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 하반기 첫 대어급 IPO 진행...몸값 낮추고 코로나 재확산 ‘겹호재’

SD바이오센서는 당초 지난 5월 18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냈지만, 지난달 8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아 29일에 최종 제출을 마쳤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코로나19 펜데믹도 차츰 진정되는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자 실적이 정점일 때 서둘러 IPO를 진행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당시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아 코로나 특수가 사라지면 금세 ‘거품’이 터질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비교기업 선정도 논란이 됐다. SD바이오센서는 희망 공모가액을 산출하면서 주가수익비율(PER) 평가 방식을 채택했다. 비교기업들의 평균 PER 배수를 적용하는 방법이다.

SD바이오센서가 당초 비교기업으로 선정한 기업은 국내 분자진단 전문업체 씨젠과 함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기업인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Thermo Fisher Scientific), 퍼킨엘머(PERKINELMER) 등 3곳이다.

최초로 적용된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과 퍼킨엘머의 PER은 각각 28.22배, 20.86배로, 씨젠의 8.2배에 비해 월등하게 높아 공모가 ‘뻥튀기’가 심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받았다.

하지만 정정신고 시 국내 진단키트 업체인 휴마시스(19.6배), 랩지노믹스(5.74배), 바이오니아(7.47배) 등 3곳을 추가해 적용 PER을 당초 19.09배에서 14.64배까지 떨어뜨렸다. 

 

▲ 출처=SD바이오센서 증권신고서



이에 1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도 기존 6만 6000원~8만 5000원에서 4만 5000원~5만 2000원으로, 상하단에서는 각각 31.8%(2만 1000원), 38.8%(3만 3000원)씩 크게 낮아졌다.

평가액 대비 할인율도 40.7%~48.7%로 기존 24.2%~41.1%보다 큰 폭으로 올렸다.

반면에 공모 주식은 1555만 2900주에서 1244만 2200주로 줄였다. 이중 구주매출은 414만 7400주이며, 신주공모는 829만 4800주다. 이는 당초보다 각각 103만 6900주, 207만 3800주씩 감소한 규모다.

따라서 공모예정금액도 1조 265억 원~1조 3220억 원에서 5599억 원~6470억 원으로 규모가 각각 45.5%, 51.1%씩이나 쪼그라들었다.

희망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6조 9229억 원~8조 9159억 원에서 4조 6268억 원~5조 3466억 원으로 2조 2961억 원~3조 5693억 원 규모가 감소했다. 

 

▲ 조영식 SD바이오센서 회장 [사진=연합뉴스]

 

구주매출은 SDB인베스트먼트(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물량 내에서만 발생한다. SDB인베스트먼트는 SD바이오센서 지분 8.3%(779만 355주)를 가지고 있으며, 이번에 보유물량 중 절반 이상인 53.2%를 처분할 예정이다. 이는 SD바이오센서 지분 기준 4%에 해당한다.

SDB인베스트먼트는 SD바이오센서 창업주인 조영식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조 회장은 이번 공모에서 개인회사를 통한 SD바이오센서 지분 처분으로 공모가 상단 적용 시 약 2157억 원 규모의 돈방석에 앉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코로나 특수로 극적 성장세...코로나 종식 후 새 먹거리 마련 시급

SD바이오센서는 지난 2010년 한국애보트진단(옛 SD)의 바이오센서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됐다. 최대주주는 지분 34.92%를 보유한 조 회장이다. 2대주주 역시 조 회장 일가와 SDB인베스트먼트가 70% 이상 지분을 가진 바이오노트로 26.41%의 지분을 보유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조 6862억 원, 영업이익 7383억 원의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뒀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이 회사의 매출액이 730억 원, 영업이익은 고작 8억 원에 불과했다. 불과 1년 만에 외형과 이익이 각각 22배, 923배나 증가한 것이다. 

 

▲ 출처=SD바이오센서 증권신고서


올해 1분기도 매출액 1조 1791억 원, 영업이익 5763억 원을 거둬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매출·이익 규모가 압도적인 1위다.

주력 제품인 코로나19 신속 항원진단키트는 지난해 9월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사용목록(EUL)에 세계 최초로 등재되기도 했다. 지난 1분기 매출액의 91.2%(1조 758억 원)가 해당 제품인 ‘스탠다드 Q’ 판매에서 나왔다.

하지만 코로나 종식 이후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진단키트 대장주 씨젠의 주가도 델타 변이 휴행 전 최고점 대비 절반 수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또 다른 성장판을 열기 위해서는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7일 공모가를 확정하고, 오는 8~9일 양일간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청약을 진행한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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