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부동산 사기' 암초 만난 DGB금융, 글로벌 사업 차질 빚나

김형규 / 기사승인 : 2021-08-12 06: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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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부동산 계약 선수금 1200만달러 회수 난망
▲ DGB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DGB금융그룹의 주력계열사인 DGB대구은행이 최근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평가에 이어 '캄보디아 부동산 사기 논란'으로 검찰 압수수색까지 받으면서 그룹의 미래먹거리인 글로벌사업에도 당분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그룹은 올해 김태오 회장이 신년사에서 '아세안 세컨드 홈 구축(Road to ASEAN)'을 주요 비전으로 제시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DGB금융지주의 4개 해외법인 순익 비중을 15%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기존 중국과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등에 이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진출도 모색 중이었지만 이번 사태의 발생으로 글로벌사업 리스크관리 시스템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지난해 캄보디아 현지법인인 DGB스페셜라이즈드뱅크(SB) 본사 부동산 매입 과정에서 현지 중개인에게 총 매입액 1900만 달러(약 210억원) 중 1200만 달러(약 135억원)를 지급했다가 돌려받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가 알려진 지 반년 가까이 됐지만, 은행 측은 매입금액 반환은 물론 대체 부지 관련해서도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부는 지난 4일 대구은행 본점과 제 2본점을 전격 압수수색하고 글로벌 사업 관련 부서에서 자료를 확보하고 관련 직원들을 면담 조사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은행 측이 지난 3월 캄보디아 DGB SB 부행장 등 현지 직원들을 고발한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도 지난 6월 21일부터 7월 28일까지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에 대한 경영실태평가를 진행했다. 

 

대구은행은 "캄보디아 금융당국에 조속한 문제 해결을 요청하고 국내 금융당국에도 협조를 구했다"면서, "원하는 건물을 소개받지 못할 경우 현지 중개인을 상대로 선지급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겠다"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1200만 달러 전액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한 이후 아직까지 반환받은 금액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고, 대체 부지 건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 DGB대구은행 캄보디아 법인 DGB SB 사옥 전경 [사진=DGB금융그룹] 


DGB SB는 대구은행이 지난 2018년 1월 캄보디아에 설립한 여신 전문 특수은행으로 지난해 10월 현지 국내금융회사중 처음으로 금융당국으로 부터 상업은행 라이센스를 취득해 업무를 확장해 가던 상황에 서 '부동산 사기'에 휘말리게 됐다.

 

앞으로 대출 뿐만 아니라 수신·외환 등 종합금융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어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었다. 캄보디아 수도와 프놈펜을 중심으로 9개 지점과 570명의 현지 직원를 보유한 DGB현지법인은 연평균 40%대의 높은 자산성장율을 유지하며 우량한 수익성을 내는 것으로 평가 받았다.

캄보디아는 그룹의 글로벌 사업 핵심 성장 거점 지역이다. DGB대구은행 한 관계자도 "상업은행 전환으로 현지법인의 성장성과 수익성, 확장성을 동시에 갖출 수 있게됐다"면서 "DGB 대구은행의 글로벌 업무 확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DGB는 금융지주사를 갖고 글로벌 경영을 선언했지만 이번 사태로 글로벌 진출 리스크에 대한 우려와 함께 김태오 회장의 리더십도 상처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말 연임에 성공한 김 회장이 캄보디아 사건 발생 당시 대구은행장을 겸직하고 있었던 데다, 연임을 앞두고 이와 관련 노조의 강한 반발도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캄보디아 부동산 사고의 불확실성 해소 없이는 해외 시장 확대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빠른 해법 제시는 물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DGB금융그룹의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에 대한 우려와 함께, 사건 당시 은행장을 겸직했던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의 리더십에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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