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가뜩이나 고환율로 어려운데, 불안한 정세로 이중고"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비상계엄 혼란으로 정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면세점과 호텔, 여행 업계가 연말특수가 사라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주요 국가에서 한국을 '여행주의 국'으로 분류하면서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줄어들면 직격탄을 맞을 수 있어서다.
실제로 국내정세 불안에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한국을 '여행주의 국'으로 분류했다. 주한 미국 대사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대한민국 여행 '경고'라는 문구를 내걸고 자국민의 안전을 당부했다. 계엄령이 해제된 후에도 한국 상황은 유동적이며, 잠재적 혼란이 예상될 수 있기 때문에 집회와 시위가 예상되는 지역은 피하라고 안내했다.
![]() |
▲ 인천공항 면세점에 한 여행객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사진=메가경제] |
뉴질랜드와 우크라이나는 물론 중국·일본·독일·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호주 등도 주한 대사관을 통해 안전에 유의하라고 권고했다. 일부 외국인 여행객들은 자국의 대사관으로 문의해 한국 여행이 가능한지 묻는 사례도 늘고 있다.
각국 대사관들은 한국은 정세가 불안하기 때문에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방문을 자제하기를 권고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로 면세점들은 고환율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점들이 고환율로 상품 매입가가 높아지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할인 쿠폰을 발행하는 등의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다. 가뜩이나 면세점 수요가 떨어져 전반전인 업계 분위기가 침체하고 있는 상황에 ‘정세 불안’이라는 불청객까지 끼어들어 이중고에 빠진 모양새다.
특히 집회와 시위가 빈번히 이루어지는 곳에 면세점들이 인접해 있어, 자칫 안전 문제로 외국인 여행객들이 방문이 뜸해질까 불안에 떨고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높아지게 되면 상품 매입가가 높아져 가격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에 할인쿠폰을 더 큰 폭을 늘려야 하므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면서"안 그래도 환율이 높아져 외국인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줄고 있는 상황에 정국 불안으로 이중고를 겪게 될까 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주요 호텔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여행 중인 외국인 여행객들이 잔여 투숙 일을 남기고 출국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세 불안이 지속될 경우 한국으로 여행하려는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어 자연스럽게 연말 특수가 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연말과 겨울방학 시즌이 주요 성수 시즌인데, 국내 정세 불안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수요가 줄어들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여행사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외국인 여행객들이 국내 여행사를 통해 여행 상품을 구매하는 일이 드물어서다. 하지만 정세 불안에 따른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면 국내 여행객들이 해외여행 상품 구매에 소극적으로 나서기 때문에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객들이 국내 여행사를 통해 여행상품을 구매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하지만 국내 여행객들이 고환율 부담으로 해외여행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 일이 발생할 수 있으며, 선택 관광상품이나 현지 소비 패턴도 소극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여행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