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소송과 적대적 M&A 명분 힘 잃어"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영풍이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 결의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취지로 신청한 가처분의 항고심 재판에서 패소했다. 고려아연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승소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25-3 민사부는 지난 24일 영풍 측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정기주총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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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영풍 측은 정기주총을 앞두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신청한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이 전부 기각되자 서울고법에 항고하며 정기주총 결의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내용으로 신청취지를 변경했다.
서울고법은 “정기주총 당시 고려아연 호주 자회사인 썬메탈홀딩스(SMH)가 영풍 주식 19만226주를 갖고 있었고, 정기주총 기준일인 2024년 12월31일 당시 채권자(영풍)가 이 사건 주식(고려아연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채무자(고려아연)가 상법 제369조 제3항에 따라 채권자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한 것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상호보유주식의 의결권 제한규정(상법 제369조 제3항)은 서로 상대 회사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방어조치를 취해 다른 회사의 지배가능성을 배제하고 경영권의 안정을 도모하도록 하기 위한 규정”이라고 전했다.
고려아연과 자회사의 상호주 형성 과정에서 주식 취득 행위가 업무상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등에 해당하고 공정거래법상 순환출자금지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영풍 측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채무자(고려아연)가 이 사건 주식에 대한 채권자의 의결권을 제한한 게 방어권 남용이나 신의칙 위반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따라서 채권자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로 고려아연은 정기주총에서 의결한 ▲이사 수 상한(19인 이하) 설정 ▲이사회 의장에 사외이사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등에서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고려아연 측은 “항고심(2심)을 담당한 서울고등법원도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며 “이로써 상호주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적법한 절차라는 점이 법원에 의해 다시 한번 명확하게 인정됐으며,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소송과 적대적 M&A 명분이 더욱 힘을 잃게 됐다”고 밝혔다.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고려아연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을 기각한 서울고등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항고하겠다는 입장이다.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대주주로서 정당하게 행사한 주주권을 상호주 외관을 생성시켜 제한한 것은 법질서를 기만하는 행위"라며 "의결권 제안이 위법한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본안 소송에서 심리되어야 한다는 고등법원의 결정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권 방어라는 개인의 목적을 위해 최윤범 회장 및 고려아연 경영진이 저지른 불법행위가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도록 철저한 준비를 거치겠다"고 덧붙였다.
고려아연 최대 주주인 MBK·영풍은 작년 9월부터 회사 경영권을 두고 최 회장과 다투고 있다. 최 회장 측은 지분이 MBK·영풍보다 부족하지만 이사회의 주도권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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