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새 운영진과 협상 후 결렬 시 강경 대응" 예고
[메가경제=정호 기자] '가정주부' 출신 구미현 신임 대표이사가 아워홈의 새로운 주인이 됐다. 거듭 불거진 남매의 난이 결국 장남·장녀 연합의 승리로 마무리된 가운데 새로운 이사진들과 임직원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미현 대표이사의 목표가 지분 현금화로 알려진 만큼 '매각'을 위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워홈은 18일 신규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 구미현 신임 대표이사와 남편인 이영열 사내이사가 부회장으로 올라섰다. 이를 두고 각각 가정주부·의대 대학교수라는 직함으로 경영에 전무한 인사들이라는 지적이 일부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 |
▲ 지난달 말 아워홈 본사 앞에서 트럭 시위를 진행하는 노조.[사진=정호 기자]> |
아워홈 이사회는 이날 이사회에서 경영 총괄사장으로는 이영표 씨를 선임했다.
본격적인 회사 매각 시점이 궁금증을 모으는 가운데 그전까지는 이영표 경영총괄사장이 회사 운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고(故) 구자학 아워홈 선대회장의 비서실장과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사장으로 취임한 이 경영총괄사장은 "회사 안정과 경영진 신뢰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임직원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회사 안정을 위해 경영진 교체 때마다 상투적으로 시행했던 대대적 조직개편 등을 시행하지 않을 것이며, 신규 경영진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창구를 마련해 신뢰를 쌓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기존 수립해 놓은 경영목표 및 사업계획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진행 중인 업무가 중단, 지연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기존 경영진과 임직원이 합의한 평가·보상안 등을 유지해 임직원 신뢰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을 두고 향후 불거질 수 있는 임직원 처우와 신사업 제동 등에 대한 불만을 잠재우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아워홈 노동조합은 지난달 31일 임시주주총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서울 강서구 마곡본사에서 트럭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노조 측은 취임전인 구미현 대표이사와 이영열 부회장의 경영 참여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아워홈은 4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구미현 대표와 이영열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그리고 이사회는 이날 열린 임시주총을 통해 구본성 전 부회장의 장남인 구재학 씨를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동시에 구지은 전 대표이사는 이사회에서 물러나야 했다.
앞서 아워홈 임직원들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에 인당 최대 1190만원 상당의 '혁신 성장 격려금'을 지급받은 바 있다. 성장세가 커지는 가운데 임직원들은 권익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아워홈 노조는 "당사의 주인은 임직원이며 3년 만에 낯 뜨거운 경영권 싸움과 경영에 무지한 이사진이 터무니없는 배당을 요구하고 있다"며 "회사 성장에 이바지한 것은 임직원들이지만 소모품처럼 사용되고 있다"고 규탄했다.
향후 처우에 따라 강경 대응할 것 또한 시사했다. 노조 관계자는 "경영진과 협의를 통해 그들이 제시하는 비전을 유심히 살펴볼 예정"이라며 "향후 처우 개선에 대한 의지가 불투명할 시 강경 투쟁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신사업이 유지될지도 중요 관점이다. 아워홈은 미래 먹거리로 ▲개인별 건강 맞춤 정기 구독 서비스 '캘리스랩' ▲웰니스를 겨냥한 쉐이크 브랜드 '아워핏' ▲초개인화 헬스케어 솔루션 등을 내세웠다. 경영진이 전면 교체되며 이 사업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우려가 모아졌다.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 1조9835억원을 올려으며 영업이익은 76% 크게 성장한 934억원을 기록했다. 신사업은 구지은 전 부회장이 점찍어 놓은 '비밀무기'로 향후 매출 성장할 견인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결국 2조원으로 전망되는 기업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장 동력 또한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회사 안팎에서는 기존 경영목표와 사업계획을 보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아워홈은 별다른 변화의 조짐은 관측되지 않고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현재로써 어제 인사가 진행됐고 새 경영진 또한 대대적 조직개편과 경영목표 및 사업계획을 보전하기로 했다"며 "새로운 경영진이 교체된 현재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