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푸디스트 '사업' 매각...다시 급식사업 뛰어들어 '활로' 마련
[메가경제=정호 기자] 한화그룹 내 3남으로 알려진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총괄 부사장이 차기 사업으로 '아워홈'의 급식사업을 점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갤러리아백화점과 파이브가이즈의 저조한 성과가 지적되는 가운데 안정수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아워홈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김 부사장은 아워홈 인수와 관련한 실사를 모두 마쳤다. 김 부사장의 아워홈 인수는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와 한화 그룹 내부의 사업적인 시너지를 모두 추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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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총괄 부사장이 파이브가이즈에 사용되는 감자를 수확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특히 한화그룹 내 주요 계열사 사업장에 필요한 급식업체를 직접 운영하며 외부로 새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건설현장에서는 간이식당(함바)를 운영하며 자체 급식 서비스로 건설을 수주한 현장에서도 비용적인 이윤을 높일 수 있다.
이 배경에는 김 부사장이 전두지휘하는 두 사업 모두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점이 지적된다. 한화갤러리아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147억원, 영업손실 19억원을 거뒀다. 직전 분기 45억원에 이어 적자가 쌓이고 있다.
계열사인 에프지코리아가 운영하는 햄버거프랜차이즈 '파이브가이즈'는 지난해 기준 매출액 99억9100만원, 영업손실 13억2900만원을 기록했다. 3분기 공시를 살펴보면 한화갤러리아는 식음료 부분에서 359억원의 매출을 거뒀지만 올해는 360억원의 성장폭이 크지 않다.
반면 부채는 185억원에서 500억원 수준으로 3배 늘었다. 파이브가이즈는 공격적으로 지점을 늘리고 있으며 여의도점·고속터미널점·판교점 등 5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외형 확대는 성공했지만 실적 전환 '턴어라운드'에 성공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아워홈 인수 배경에서 안정적인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밑바탕에 깔린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자회사 한화푸드테크는 최근 급식사업본부를 신설한 바 있다. 2020년 국내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에 식자재 유통·단체급식(FC) 부문 '푸디스트'를 분할 매각한 뒤로 4년만에 결정이다. 이미 경험한 사업이기에 환경과 구조 파악에 유리해 재도전하는 것으로 정리된다.
단체급식사업은 사업장만 확보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 부사장이 범LG가의 사업장인 '아워홈'을 인수하면 LG계열의 사업장의 운영 계약권 등 권리를 인계받을 수 있다. 한화그룹 내부에서도 우주항공, 방산, 에너지 등 사업장에서 단체 급식을 할 수도 있다.
김 부사장 입장에서는 신 사업이라는 모험보다는 단기간에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선택인 셈이다. 일단 매물로 나온 아워홈은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장녀 구미현 회장이 20.67%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김 회장이 둘의 지분만 확보해도 59.23%의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취득할 수 있다.
관건은 차녀 구명진씨와 막내 구지은 전 부회장이 행사할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하려할 때 남매들이 지분을 같은 조건으로 살 수 있는 권리다. 김 부사장이 구본성 전 부회장·미현 회장과 거래를 한다고 해도 구지은 전 부회장이 제동을 걸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매출 1조9835억원, 영업이익 943억원(전년 대비 76%↑) 을 기록한 아워홈의 기업가치는 1조5000억원 수준이다. 구본성 전 부회장·미현 회장의 지분은 약 8600원의 가치가 매겨진다. 김 부회장이 지분을 확보해도 지분 매각을 반대해 온 구지은 전 부회장과 불편한 동거가 시작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3분기까지 유동자산은 2356억원에 불과하다.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자금에 약 3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결국 그룹에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공격적인 인수합병(M&A)를 통해 사업 기반을 다진 한화그룹이기에, 자금 지원은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구지은 전 부회장은 현재로서 자금을 확보할 방법이 불투명하다.
이번 인수에 대해 한화 관계자는 "다양한 부문의 사업을 검토 중이기는 하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아워홈 관계자 또한 ”회사가 기업공개 등을 검토 중인 상황이긴 하나 특정 기업 관련하여서는 확인이 어렵다“는 별반 다르지 않은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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