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늑장 임원인사 베일 벗다…ENM 구창근 대표 구사일생?

김형규 / 기사승인 : 2024-02-16 15:5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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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대표에 강신호…공채출신 첫 부회장 승진
2017년 이후 해 넘긴 첫 정기인사…변화 폭 최소화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장고 끝에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그룹의 '쌍두마차'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의 대표가 모두 바뀐 가운데 구창근 CJ ENM 대표가 저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유임되는 등 인적 쇄신의 폭이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CJ그룹은 16일 CJ제일제당·CJ대한통운 등 주요 계열사 CEO를 교체하고 경영리더(임원) 총 19명을 승진시키는 내용의 올해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 내정자,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 내정자 [사진=CJ그룹]

 

CJ그룹의 정기 인사가 해를 넘긴 것은 7년 전인 지난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이 회장은 대내외 경영 환경의 어려움 속에서 적임자를 찾기 위해 장고를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그룹의 인사 기조인 '신상필벌'에 따른 대대적 변화가 예견됐으나 베일을 벗은 이번 정기인사 결과는 조직 안정에 무게를 뒀다.

CJ그룹 관계자는 정기인사가 늦어진 배경을 묻는 메가경제의 질의에 "올해는 중기계획이 다시 시작되는 원년"이라며 "지난해 11월 온리원 재건 전략회의에서 그룹 운영방침을 재정립했고, 이에 따라 인사도 순차적으로 지연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변화는 그룹의 두 축을 담당하는 CJ제일제당‧CJ대한통운 양사 수장의 교체다.

CJ제일제당 신임 대표에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가 내정됐다. 강 대표는 지난 2021년 정기인사에서 CJ대한통운 대표로 부임하기 전까지 CJ제일제당 대표를 지냈으며 이번 인사를 통해 2년여만에 CJ제일제당 수장 자리로 돌아가게 됐다.

그는 CJ대한통운에 재직하며 주요 사업 부문 구조를 혁신하고 조직문화를 체질부터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4802억원을 달성하는 등 강 대표는 재임 기간 중 CJ대한통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강 대표는 이번 인사에서 CJ그룹 공채출신 최초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1988년 그룹 공채로 입사한 인물이다.

기존 CJ제일제당을 이끌던 최은석 대표의 거취는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은 막판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 대표가 현재 공석인 CJ경영지원 대표 자리로 가거나 CJ기술원장으로 취임할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룹의 또 다른 축인 CJ대한통운 신임 대표에는 신영수 CJ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 대표가 취임한다. 신 대표 역시 CJ제일제당에서 본부장을 지낸 바 있어 이 회장이 경영 능력을 오랜 시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CJ대한통운의 신규 브랜드 '오네(O-NE)'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는 등 택배·이커머스 부문에서 미래형 사업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그가 이끈 CJ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반면 지난해 저조한 실적에 따라 '신상필벌 인사'의 유력 후보로도 거론되던 구창근 CJ ENM 대표는 자리를 지켰다.

구 대표는 지난 2022년 10월 대표로 내정됐다. 업계는 구 대표가 CJ ENM을 이끈 기간이 1년밖에 되지 않아 실적에 대한 책임을 묻기 이르다는 점을 유임 이유로 보고 있다.
 

▲ 구창근 CJ ENM 대표 [사진=CJ ENM]

 

CJ ENM은 지난해 14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 역시 4조 3684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8.8%나 축소됐다.

한편 호실적을 기록한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와 정성필 CJ프레시웨이 대표, 해외사업 확장 중인 김찬호 CJ푸드빌 대표 등이 모두 자리를 이어가며 조직 안정 기조를 보여줬다.

특히 CJ올리브영은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매출에서 1조원을 돌파하며 연 3조원 클럽 달성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지난달 10일 CJ올리브영 사옥에 방문하는 등 힘을 실어 주기도 했다.

이외에도 신임 경영리더에는 총 19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중 CJ대한통운과 CJ올리브영에서는 각각 6명과 4명이 나왔다.

이번 인사에서도 이 회장은 젊은 인재들을 임원으로 과감히 발탁했다. 1980년대생 6명, 1990년생 1명이 경영리더 자리에 올랐다. 나이‧연차와 무관하게 성과만 있다면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CJ그룹의 철학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CJ그룹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 상황 속에서도 미래 성장을 고려해 2020년(19명) 이후 최소폭의 임원 승진을 단행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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