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이 기후변화에 선제적 대응해야"...기후금융 확립 필요성
퇴직연금에 ESG 공시 연결 방안도..."기후공시 도입시점 앞당겨야"
금융위 "기업차원 수용성도 생각해야...정책적으로 참고하겠다"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기후위기는 실존합니다.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공시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와중 우리만 여전히 제자리걸음 중입니다. 하루빨리 기후공시 로드맵을 만들어 녹색전환 시대에 발맞춰 나가야 합니다.” (지현영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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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플랜1.5 등은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국회 의원회관에서 ‘금융산업의 기후대응을 위한 공시제도 개편 방안’에 대한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 메가경제] |
지난 3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플랜1.5 등은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국회 의원회관에서 ‘금융산업의 기후대응을 위한 공시제도 개편 방안’에 대한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메가경제가 현장을 찾은 이날 이날 토론회에서는 기후공시에 대한 필요성과 이에 대한 금융기관의 정책 추진을 요구하는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퇴직연금제도 논의해야
발제자로 나선 한수연 플랜1.5 정책활동가는 “이미 시장에 기후위기발 금융리스크가 반영되고 있다”며 “금융기관이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기후금융’이라는 이름으로 금융시장이 리스크 평가 방식을 재편하고, 이를 반영한 투자 방향의 재조정,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금융 규제와 정책을 실행하는 방식이다.
한수연 활동가는 퇴직연금제도에 기후변화를 포함하는 공시와 함께 가입자들에게 기후 리스크 지표를 계속해서 평가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기후퇴직연금 캠페인’을 소개했다.
그는 “기후퇴직연금을 가능하게 하려면 노동자의 선택이 중요하다”며 “금융산업이 기후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은 노동자 일자리의 안정성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기철 사무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다만 현재 화석연료 산업은 여전히 안정적인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노동자의 노후보장을 위해 기후퇴직연금의 운용수익률 제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를 위해 노동조합과 기업, 금융기관이 협력해 퇴직연금이 기후위기 대응에 기여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 기후공시,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발제에 나선 김태한 한국책임투자포럼 수석연구원은 소비자보호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금융상품의 기후리스크에 대한 공시와 설명의무를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융상품의 기후리스크 판단의 기본이 되는 기업 기후공시도 조속히 도입돼야 한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지속가능성공시와 함께 스코프3(온실가스 기타 간접 배출량) 공시가 의무화 돼야 한다”며 금융기관의 기후리스크 관리를 위한 금융감독 관련 법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최용환 NH-Amundi 자산운용 ESG리서치 팀장은 “스코프1(직접 온실가스 배출량)과 스코프2(간접 온실가스 배출량) 만으로는 기후금융 상품에 대한 ‘그린워싱(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내세워 지속가능성을 실제보다 과장하는 것)’을 차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현영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은 “그동안 기후공시를 의무화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에서 로드맵을 발표하게 하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며 “하지만 현재 금융위에서는 국제 상황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로드맵 발표를 미루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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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산업의 기후대응을 위한 공시제도 개편 방안에 대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메가경제] |
토론회에 참석한 금융당국 관계자도 기후공시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했다. 다만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공시 의무가 가중되는 기업들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장지원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 사무관은 “정부 차원에서 기후위기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지 않다”라며 “오늘 기후 공시 도입 필요성에 대해 말해주셨는데 금융당국 차원에서 기업의 수용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기업 차원에서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기에 신중한 결정을 요하는 시점”이라며 “오늘 나눈 이야기들은 향후 정책적으로 참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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