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측 "노조 결의대회에 별 입장 없다"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금융위원회는 메리츠화재 MG손해보험 인수 참여에 대해 제대로 절차를 진행하고, MG손보 임직원의 고용과 근로조건 승계를 보장할 수 있는 인수 책임자를 찾아라.”
전국사무금융노조가 메리츠화재의 뜬금없는 MG손보 인수 참여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크다”며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손해보험업종본부는 20일 오후 2시 광화문 금융위원회 청사 앞에서 ‘MG손해보험 생존권 사수·졸속매각 저지·고용보장 촉구를 위한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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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손해보험업종본부는 20일 오후 2시 광화문 금융위원회 정문 앞에서 ‘MG손해보험 생존권 사수·졸속매각 저지·고용보장 촉구를 위한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사진=메가경제] |
800여명이 참석한 이날 결의대회는 메리츠화재가 MG손해보험 인수전에서 임직원의 고용 승계의지 없이 우량자산만을 가져가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메리츠화재를 배제하고 매각 절차를 다시 진행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MG손해보험은 2022년 금융위에 의해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돼 지난 8일까지 3차에 이은 공개매각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메리츠화재가 인수 후보로 등장했지만,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16일 공개매각이 최종 유찰 처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매각이 수의계약 과정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졌는데, 원매자와 직접 접촉이 불가능한 공개매각과 달리 수의계약으로 전환되면 원매자와 직접 접촉할 수 있다. 이는 메리츠화재의 MG손보 인수 가능성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배영진 사무금융노조 MG손보 지부장은 이날 결의대회에서 “메리츠화재의 이번 입찰 참여는 계약자 150만의 계약 데이터 및 예금보험공사 지원금 5000억원의 공적자금을 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총괄 위원장은 “메리츠화재는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고 직원들의 임금을 30% 삭감하는 기업이다”라며 “이번 인수도 고용 승계의지가 전혀 없는 P&A 방식이기에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진 손해보험업종본부장은 “금융위도 앓던 이를 빼듯 목적 달성만을 위해 메리츠화재와의 수의계약을 진행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문제를 인지하고도 방치 중이라는 의혹을 지우려면 수의계약 진행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결의문을 통해 “MG손보의 매각과정에서 계속 메리츠화재의 이름이 언급된다면 메리츠화재는 전 직원의 저항과 투쟁을 맛보게 될 것”이라며 “금융위는 MG손보 임직원의 고용 승계와 근로 조건 승계를 보장할 수 있는 책임 있는 인수자를 결정할 것을 요구한다”고 입장을 표했다.
이에 대해 메리츠화재 측은 "노조 결의대회에 대한 별다른 입장이 없다. 지난 컨퍼런스에서 당사의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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