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인공육추 저어새 자연번식 국내 첫 성공 ..."천연기념물·1급 멸종위기종 복원 길 열어"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7-06 17: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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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 천연기념물 제205-1호·1급 멸종위기종 한국·중국서만 일부 서식
서울대공원 종보전연구실, 수몰지역 구조 알 부화개체에서 자연번식 성공
야생에서 부모의 보살핌 받지 못한 인공육추 부모개체의 국내 첫 번식 사례

서울대공원 종보전연구실이 천연기념물이자 1급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인공육추 저어새의 국내 최초 자연번식에 성공했다.

서울대공원은 인공육추 개체로부터 자연번식으로 태어난 멸종위기 1급 저어새 새끼 2마리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서울대공원 측은 “이는 수몰위기에 처한 알을 구조해 인공부화하는 보전사업을 통해 태어난 부모개체에서의 자연번식으로 매우 의미 있는 경사로 국내 최초”라고 남다른 의미를 전했다.

‘인공육추(人工育雛)’란 사육사들이 인공부화기로 부화한 조류에게 직접 먹이를 먹이고 적응시키는 것을 말한다.

 
▲ 부모 저어새 인공육추 시절, 엄마 저어새와 저어새 새끼. [사진=서울대공원 제공]

우리나라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관찰되는 여름 철새인 저어새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멸종위기(EN)종으로 분류되어 있고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205-1호,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종이다.

주걱을 닮은 부리를 휘휘 저어 부리의 감각으로 먹이를 찾는 습성이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저어새’라고 불리고, 영어 이름은 ‘블랙 페이스트 스푼빌(black-faced spoonbill)’이다. 부리의 감각에 의해 사냥하는 습성을 지녔으며 다른 새들에 비해 사냥 성공률은 낮은 편이다.

옛날에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였으나 1990년 초반에는 세계적으로 300마리가 채 남지 않아 저어새 보호를 위한 국제적인 네트워크가 형성될 정도로 종 보전이 시급했다.

이후 보전을 위한 세계적 노력을 기울여온 덕분에, 올해 1년 저어새 동시센서스 결과에서는 5000여 마리가 관찰됐다는 보고가 있었다. 동시 센서스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8개국에서 400여 명의 전문가가 함께 참여해 저어새의 정확한 개체수를 파악하는 조사다.

이처럼 저어새 개체수가 증가 추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개체수가 적은 상황이다.

특히, 세계적으로 저어새 90%이상이 한반도 서해안에서 번식하고 있어 국내에서의 저어새 번식지 보호 및 개체수 안정화를 위한 많은 관심과 노력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 아기 저어새의 성장 모습. [사진=서울대공원 제공]

야생의 저어새 일부는 서해안 갯벌지역 섬의 비교적 높은 곳에서 번식하는데, 저어새 무리에서 밀린 약한 부모 개체들이 낮은 곳에 알을 낳고 만조에 따른 수심상승으로 알이 수몰위기를 겪게 된다.

이에 서울대공원 종보전연구실에서는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수몰위험지역에서 알을 구조해 토종동물번식장에서 부화, 육추, 번식을 통해 개체수를 확보한 뒤 무리를 이룬 개체들을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것을 목표로 꾸준한 저어새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야생의 저어새 일부는 서해안 갯벌지역 섬의 비교적 높은 곳에서 번식한다. 그러나 저어새 무리에서 밀린 약한 부모개체들은 낮은 곳에 알을 낳으면서 만조에 따른 수심상승으로 알이 수몰위기를 겪게 된다는 것이다.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저어새 탄생의 기쁜 소식은 지난 5월 26일 서울대공원 종보전연구실 소속의 토종동물교육관에서 들려왔다.

저어새 새끼들의 부모는 4년 전 수몰위험지역에서 구조된 알에서 인공적으로 부화하여 자란 개체들이다. 인공육추 부모의 동물원 내 자연번식의 최초 성공 사례다.

종보전연구실은 지난 2월 저어새의 짝짓기 행동이 관찰되었으나 번식시기보다 이른 시기였기에, 추위에 민감한 종 특성을 고려해 내실과 외부 방사장 2곳에 둥지를 형성해주고 지켜봤다. 그 후 두 번째 산란이 있었고, 암수가 유난히 예민하게 알을 지키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후 새끼가 알에서 부화했다는 것이다.


부화한 두 마리 새끼는 현재 부모개체에게 먹이를 받아먹기 위해 서로 앞다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이소준비를 위해 지속적으로 날갯짓을 하며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다고 서울대공원 측은 전했다.

저어새는 부화 후 40일이 지나면 둥지를 떠나는 시기인 이소시기가 되는데 스스로 다리 힘도 기르고 날개 근육을 길러 비행과 자가 섭식 등 독립을 위한 준비를 하게 된다.

서울대공원 측은 “수몰지역의 알들이 동물원에서 인공부화되어 인공육추에 성공하고, 건강하게 성체가 되어 자연번식에 성공했다는 것은 저어새 복원의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특히 “야생에서 부모의 돌봄을 경험한 적이 없는 인공육추 저어새가 자연 번식을 성공하고 새끼를 돌본다는 것은 국내 최초의 경사로 이는 서울대공원 동물원의 방향성과도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이수연 서울대공원장은 “서울대공원의 토종동물번식장은 2022년까지 리모델링을 통해 자연방사를 위한 야생적응훈련을 진행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바뀔 예정”이라며 “국제적인 저어새 네트워크를 통해 체계적으로 야생에서 안정적인 개체군이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머지않아 저어새들의 아름다운 비행을 기대해달라”고 덧붙였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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