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에 '자만 경계령' 내리며 박수받고 퇴임..."개혁의 고삐 늦추면 기회 소멸할 것"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4-08 17: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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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와 민생회복 위한 최소한 기반 만들어”
“국민의 승리를 자신들의 승리로 착각 말라”
"낡은 이념, 특정 지역 묶이면 안 돼"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7일 치러진 4·7 재·보궐선거에서 야당의 부활을 이뤄낸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예고했던 대로 직을 내려놓고 당을 떠났다.


그는 퇴임사에서 국민의힘에 재·보궐선거 압승에 대해 "국민의 승리를 자신들의 승리로 착각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한편, 낡은 이념정치와 영남 패권주의를 버리고 시대 흐름에 맞게 전국정당으로 변모해야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위원장은 8일 오전 국회에서 가진 퇴임 기자회견에서 “오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의 제 소임을 다하고 물러난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이 자리에 섰다”고 서두를 꺼냈다.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퇴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서울= 연합뉴스]

이어 “오세훈 후보와 박형준 후보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국민이 주신 값진 승리이고 현 정권과 위정자에 대한 분노의 심판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결과”라고 전날 치러진 4·7 재·보궐선거를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이유는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폭정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며 “그때 약속했던 것은 국민의힘이 다음 대통령 선거를 치를 수 있을 만한 여건을 확립하면 언제든 주저없이 물러난다는 것이었다”고 취임 당시를 상기했다.

그러면서 “국민여러분의 압도적 지지로 서울과 부산 재보궐선거를 승리함으로써 정권교체와 민생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저는 이제 자연의 위치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년간 국민의힘은 근본적 혁신과 변화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 투성이"이라며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내부 분열과 반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장 경선 과정에서 보았듯이 정당을 스스로 강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외부 세력에 의존하려 한다든지, 그것에 더하여 당을 뒤흔들 생각만 한다든지, 정권을 되찾아 민생을 책임질 수권의지는 보이지 않고 오로지 당권에만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이 아직 국민의힘 내부에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갈등과 욕심은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했으며, 언제든 재현될 조짐을 보인다"고 우려했다.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참석을 마친 뒤 박수를 받으며 퇴장하고 있다. [서울=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또 "이번 재보선 결과를 국민의 승리로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이 승리한 것이라 착각하면서 개혁의 고삐를 늦추면 당은 다시 사분오열하고 정권교체와 민생회복을 이룩할 천재일우의 기회는 소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대의보다 소의, 책임보다 변명, 자강보다 외풍, 내실보다 명분에 치중하는 정당에는 미래가 없다”며 “국민은 이러한 정당에 더 이상 희망을 갖지 않을 것이다. 부디 국민의 힘이 더 많이, 더 빨리, 더 결정적으로 변화하여 국민의 마음에 더욱 깊숙이 다가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한다”고 당부했다.

김 김위원장은 “코로나19 상황에 무능한 정부의 실책이 겹쳐 지금 국민의 삶은 피폐하고 암울하기 이루 말할 데가 없다”며 “자기 자랑에만 한껏 정신이 팔려있던 정권은 백신조차 변변히 구하지 못해 대한민국을 지구 반대편 후진국보다 못한 수준으로 전락시켜 버렸으며, 기나긴 통제와 공포의 끝은 아직도 보이고 있지 않고 있다”고 현 정부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때에 국민의힘은 새로운 정권을 담당할 수권정당으로 국민경제를 책임지는 민생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더욱 철저한 자기 혁신의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낡은 이념과 특정한 지역에 묶여 있는 정당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잃고 모든 국민의 고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발전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거듭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제 자연인의 한 사람으로 돌아간다. 국민의 일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며 “문재인 정부 치하에서 고통의 시간도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바람보다 빨리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잎과 같이 우리 국민의 현명하고 강인한 힘을 믿는다”고 퇴임 기자회견문을 마쳤다.

이로써 지난해 6월 취임한 김 위원장은 7일 치러진 재보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우리 선거사에 또 하나의 기록을 만들어낸 뒤 박수를 받으며 떠나게 됐다.

이번 재보선 승리는 김 위원장이 2012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대선 승리, 2016년 민주당의 총선 승리에 이어 진영을 넘나들며 선거사령탑으로서 세운 3번째 대기록이다.

특히 이번 재보선 승리는 탄핵의 수렁에 빠져 갈길을 잃었던 보수정당을 1년 만에 다시 내년 대선을 논할 만큼 일으켜 세운 것이기에 극적인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을 떠나 자연인으로 돌아간 김 위원장의 향후 행보에 대해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약속대로 당을 떠나면서 국민의힘의 차기 당권 레이스는 자연스레 개막했다.

국민의힘이 '포스트 김종인' 체제에서 김 위원장이 퇴임사에서 강조한 대로 대선 승리를 위한 최적의 지도체제를 꾸리고 지속적인 보수 혁신을 이루며 지역 정당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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