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강한결 기자] 폭스바겐에 이어 벤츠 자동차에서도 배출가스 조작 논란이 불거졌다.
독일의 자동차업체인 다임러는 14일 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의 일부 모델에 배출가스와 관련된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것과 관련해 독일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다임러는 벤츠의 모회사다.
앞서 독일 일요신문 '빌트 암 존탁'(Bild am Sonntag)은 독일 연방자동차청(KBA)이 벤츠 차량 일부 모델에서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불법 소프트웨어를 발견해 청문 절차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배출가스 조작 불법 소프트웨어가 발견된 벤츠 GLK 차량. [사진 = EPA/연합뉴스]](/news/data/20190415/p179565884580254_364.jpg)
다임러는 이날 발표문을 통해 "우리는 KBA와 충실히 협력하고 있고, 관련 팩트들을 리뷰하고 있다"면서 "청문 과정에서 KBA에 우리의 입장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소프트웨어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생산된 메르세데스 벤츠 GLK 220 CDI 모델 약 6만대에 적용됐다.
빌트는 이 소프트웨어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타입이라고 전했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실험실에서 차량 배출가스를 검사할 땐 산화질소 배출량을 줄이지만 실제 도로 주행 때는 허용치 이상으로 산화질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A는 작년에 배출가스 관련 불법 소프트웨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70만대의 차량을 리콜하도록 다임러에 지시했다.
독일자동차 기업의 배출가스 조작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독일의 자동자 기업 폭스바겐은 '디젤 게이트' 파문에 휩싸였다.
2005년도부터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디젤 엔진 개발에 돌입한 폭스바겐은 배출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 대당 약 355달러의 질소산화물 저감 장치를 설치해야 했다. 하지만 회사 전체의 경비 절감 분위기 속에서 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결국 소프트웨어를 통해 배출가스량을 조작했다.
사건의 전말이 밝혀진 뒤, 폭스바겐은 세계 각국에서 법정다툼에 휘말렸다. 지난해 10월 독일 사법 당국은 폭스바겐 산하 고급차 브랜드인 아우디에 배기가스 부정조작과 관련해 8억 유로(약 1조420억원)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아우디측이 벌금 부과를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하면서 지금까지 물게 된 벌금, 합의금, 보상금 등을 모두 합친 규모는 총 282억 유로(약 37조원)로 불어났다.
폭스바겐은 지난 6월에는 독일 검찰에 의해 기소돼 10억 유로의 벌금을 물었고, 지난해엔 미 법무부의 범칙금과 소비자 집단소송 합의금 등으로 총 200억 달러(약 22조5000억원)를 지불했다.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에 이어 벤츠에서도 소프트웨어 조작 사건이 발생하면서, 독일 자동차는 '디젤 게이트' 이후 또다시 소비자들에게 실망감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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