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성 동해안 5㎞ 이상 제지없이 이동" 또 드러난 軍경계실패 ...서욱 장관 사과 “후속조치 철저히 하겠다”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2-18 01: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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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차례 감시장비에 포착에도 뒤늦게 병력 출동...배수로 관리 소홀도 반복
서욱 국방위 답변 “귀순 추정 북한 남성은 민간인...6시간 수영했다고 진술”
한겨울 바다서 장시간 수영 가능할까...잠수복과 오리발 귀순에 의문점 증폭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16일 동해 민간인통제선(민통선) 검문소 일대에서 붙잡힌 북한 남성이 최초 상륙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에서 7번 국도를 따라 5㎞ 이상 이동할 때까지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군의 경계실패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서욱 국방부 장관은 군이 북한 귀순자를 포착하고도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데 대해 "장관으로서 국민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사과했다.

17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 북한 남성은 전날 헤엄을 쳐 남하해 군사분계선(MDL)에서 남쪽으로 3㎞ 떨어진 해안으로 상륙, 옷을 갈아입고 남쪽으로 이동해 해안 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 동해한 북한 남성 월남 상황. [그래픽= 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이 남성은 군 감시장비에 몇 차례 포착됐으나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참은 밝혔다. 일명 '머구리 잠수복'을 입고 바다로 헤엄쳐 건너온 이 남성이 해안으로 올라온 이후 군 감시장비에 여러 차례 잡혔으나 적절한 대응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남성은 전날 오전 4시 20분께 MDL에서 8㎞ 정도 떨어진 고성군 민통선 검문소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이에 군은 작전 병력을 투입해 오전 7시 20분께 이 남성의 신병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군은 오전 6시 35분 대침투 경계령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가 오전 7시 29분에 해제했다. 2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이 남성은 조사 과정에서 귀순 의사를 표명했다.

그런데 이 남성이 우리 군 감시장비에 처음 포착된 건 고성군 민통선 검문소 CCTV에 잡히기 3시간 정도 앞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접경 지역에서 군 감시장비에 신원 미상의 인원이 포착되면 군은 기동타격대를 출동시키고 검문소를 운용하는 등 신병 확보를 위한 작전에 바로 나서야 하지만 필요한 조치가 제때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이 남성이 해안철책 하단의 차단시설이 훼손된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도 중대한 경계의 허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군 당국은 작년 7월 인천 강화도에서 20대 탈북민이 배수로를 통해 월북한 사건 이후 배수로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남성이 배수로를 통과했다면 그동안 관련 시설의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군의 경계작전이 총체적으로 실패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해당 부대의 당직사관과 지휘 계통에 있던 지휘관 등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환 합참 작전본부장은 이날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계작전 요원과 시설물 관리 등 해안경계작전에 분명한 과오가 식별됐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합참과 지상작전사령부의 합동 조사 후에 결과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하고 경계태세를 확립하겠다"고 보고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도 이 자리에서 "조사를 통해 명확한 내용을 확인하고 거기에 따른 후속 조치를 철저히 하겠다"면서 "장관으로서 국민께 실망 안겨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 서욱 국방부 장관이 17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서울= 연합뉴스]

서 장관은 경계실패의 이유에 대해서는 "우선 현장에서 경계를 담당하는 인원 과오가 크다"면서 "현장에서 경계 작전 병력들의 집중과 그를 지휘하는 저를 비롯한 수뇌부의 통합된 노력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서 장관은 국민의힘 신의식 의원의 질문에 “북한 남성은 초기 합동신문에서 민간인이라고 진술했다”며 “수영해서 온 걸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현장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방수복처럼 일체형으로 된 잠수복에 완전히 물이 스며들지 않게 옷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잠수하고 수영한 게 6시간 내외 될 것으로 진술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헤엄쳐 남쪽으로 넘어왔다는 ’오리발 귀순‘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 남성이 경계구역에서 벗어나려면 10㎞ 정도를 헤엄쳐야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남성이 20대 초반의 건강한 체격이라도 차가운 겨울 바다에서 과연 6시간 가량 헤엄쳐서 그것도 민간인이 어떻게 가능했겠느냐는 지적이다.

이날 기준으로 속초해수욕장 해양관측부위에 기록된 동해 수온은 6.27℃로 나타났다. 이런 온도에서 오랫동안 물속에 있으면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기 쉽다. 그런데 어떻게 멀쩡하게 해안에 상륙해 남쪽으로 5㎞를 더 걸어올 수 있었느냐는 의문이다.

한편, 이번에 경계에 실패한 육군 22사단은 강원도의 험준한 산악 지형과 긴 해안을 함께 경계하는 부대로 사건·사고가 잇따라 지휘관의 '무덤'으로 불린다.

작년 11월에는 북한 남성이 최전방 철책을 넘은 지 14시간 30분 만에 기동수색팀에 발견됐고, 2012년 10월에는 북한군 병사가 군 초소 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표시한 일명 '노크 귀순'이 발생했다. 

[자료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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