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8월 소비자물가 예상넘은 8.3% 상승에 세계 금융시장 패닉...연준, 3연속 자이언트스텝 무게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9-14 10: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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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연속 둔화했으나 전망 상회…에너지물가 하락에도 주거·식료품↑
뉴욕증시, 2년만에 하루 최대 폭락…S&P 4.3%↓·나스닥 5.2%↓
미국 CPI 충격에 코스피 2400원선 위협...원/달러 환율, 1390원 돌파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웃돌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힘을 잃고 있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상이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인상)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축소되고 ‘자이언트 스텝’(0.75% 인상)을 넘어 ‘울트라 스텝’(1.0% 인상)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를 비롯한 국외 금융시장은 물론 국내 금융시장에도 당장 큰 충격파가 일어나고 있는 모양새다.
 

▲ 미국 소비자물가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미 노동부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같은 달에 비해 8.3% 올랐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로써 전년 동월 대비 CPI 상승률은 지난 6월 9.1%에서 7월 8.5%로 내려온 이후 두 달 연속 둔화했다. 하지만 8월 상승폭은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가 전망한 8.0%를 상당히 웃돌면서 시장에 충격파를 일으키고 있다.

이번 결과는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별로 내려가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한다. 그만큼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이번 결과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한 번에 1%포인트를 올리는 ‘울트라 스텝’ 가능성까지도 나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근원 CPI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치와 예상치보다 빠르게 상승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일각에서는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효과가 없음을 확인시켜준 지표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8월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6.3%, 전월보다 0.6%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전년 동월 대비 5.9%, 전월 대비 0.3%)보다 상승폭을 키운 것은 물론, 시장 전망치(전년 동월 대비 6.0%, 전월 대비 0.3%)를 상당히 상회했다.

국제 유가 하락에 힘입어 에너지 물가가 많이 떨어졌음에도 주거 비용과 식료품 물가, 의료 비용이 치솟은 것이 전체 물가를 높은 수준에 머물게 한 것으로 분석된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을 웃돈 영향 등으로 뉴욕증시는 크게 흔들리며 폭락세를 보였다.

1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76.37포인트(3.94%) 급락한 3만1104.97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77.72포인트(4.32%) 떨어진 3932.69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632.84포인트(5.16%)나 폭락한 1만1633.57로 장을 마감했다.

3대 지수의 하락률은 모두 2020년 6월 11일 코로나19 재유행 우려에 5~6% 폭락한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FP=연합뉴스]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지 않으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강도 긴축이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에 자이언트 스텝이 당분간 이어지고, 이번 회의에서 1%포인트의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매물이 쏟아졌다.

이날 CPI 발표 이후 9월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1%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30% 이상으로 상승했다. 여전히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60% 이상으로 우세하지만,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보다 더 강한 긴축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 것이다.

미국 소비자물가 충격에 코스피와 코스닥은 14일 큰 폭의 하락세로 출발하는 등 직격탄을 맞은 형국이다.

14일 오전 9시 30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7.41포인트(2.34%) 내린 2392.13을 나타냈다.

지수는 전장보다 59.07포인트(2.41%) 낮은 2390.47로 문을 연 뒤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개장 직후에는 2381.50까지 낙폭을 키웠다.

전날 2.74% 상승한 코스피는 하루 만에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장중 2400선을 밑돈 것은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8일(장중 저가 2379.06) 이후 2거래일 만이다.

전날 하락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원/달러 환율도 물가 충격에 1390원을 돌파하고 1400원선에 다가섰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19.4원 급등한 1393.0원에 장을 열었다.

환율이 1390원을 돌파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5개월여 만이다.

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에 일본 금융시장도 14일 크게 요동쳤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닛케이지수는 이날 오전 9시 18분 현재 전날 종가보다 803.10포인트(2.81%) 내린 2만7811.53을 보이고 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2.18엔(1.53%) 오른 달러당 144.43엔을 나타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지난 2일 24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40엔이 무너진 뒤 145엔에 육박하고 있다. 올해 초 달러당 115엔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25%나 환율이 올랐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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