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협, 채권시장 10명 중 8명 “한은 8월 금리 동결”

박선영 기자 / 기사승인 : 2026-08-25 11:11:12
월 금리 인상 전망 66%에서 8월 동결 전망 79%로
시장금리도 보합 전망 69%로 확대
환율 하락 기대는 43%에서 13%로 급감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채권시장의 시선이 빠르게 ‘추가 인상’에서 ‘숨 고르기’로 이동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 10명 중 8명은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물가와 가계부채 부담이 남아 5명 중 1명은 추가 인상을 예상했고, 종합적인 채권시장 심리도 여전히 기준선을 밑돌아 본격적인 금리 하락을 기대하기에는 이르다는 경계감이 이어졌다.


금융투자협회는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6년 9월 채권시장지표(BMSI)’를 25일 발표했다.

 

▲ 금융투자협회 로고 [이미지=금융투자협회 제공]



조사는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됐으며 49개 기관 100명이 참여했다. 업무별로는 펀드매니저·트레이더 등 운용 담당자 13명, 브로커·투자은행(IB) 업무자 등 중개 담당자 7명, 애널리스트·이코노미스트 등 분석 담당자 38명, 기타 42명이다.

9월 종합 채권시장지표(BMSI)는 89.5로 전월 86.2보다 3.3포인트 상승했다. BMSI는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향후 시장 전망을 지수화한 지표다. 100 이상이면 채권가격 상승과 금리 하락 기대가 상대적으로 높아 시장 심리가 양호하다는 의미다. 100을 밑돌면 반대로 시장 심리가 위축돼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번 지표는 전월보다 투자심리가 나아졌지만 아직 시장 참가자들이 채권시장에 대해 낙관적으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준금리 전망이다. 오는 27일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는 79%에 달했다. 추가 인상을 전망한 응답자는 20%였다.

직전 7월 금통위를 앞두고 실시한 조사에서는 인상 전망이 66%, 동결 전망이 34%였다. 한 달 사이 채권시장의 중심 전망이 추가 인상에서 동결로 완전히 이동한 셈이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BMSI는 81.0으로 직전 조사보다 47.0포인트 급등했다. 시장의 판단이 바뀐 것은 지난달 금리 인상 이후 한국은행이 추가 긴축에 나설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과 낮추는 요인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률 전망치 상향과 물가 부담, 가계부채 증가는 추가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경기가 예상보다 강한 상황에서 물가와 가계대출까지 다시 불안해질 경우 한국은행으로서는 금리를 더 올릴 명분이 생긴다.

반대편에는 환율과 시장금리가 있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고점에서 내려왔고 시장금리가 이미 상승하면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지 않아도 금융시장에서는 일정 부분 긴축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인상의 파급효과를 확인한 뒤 다음 움직임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동결 전망이 압도적이지만 추가 인상 가능성을 무시할 정도는 아니다. 응답자의 20%가 오는 27일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핵심 변수는 물가와 가계부채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경기뿐 아니라 물가 안정과 금융안정도 함께 고려하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지거나 집값 상승과 맞물려 금융불균형 우려가 커지면 추가 인상 필요성이 높아질 수 있다.

물가도 마찬가지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로 둔화했지만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 압력은 남아 있다.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유가가 다시 오를 경우 수입물가를 거쳐 국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결국 시장 참가자 상당수는 지난달 인상 이후 일단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물가와 가계부채 때문에 한국은행의 긴축 사이클이 끝났다고 단정하지는 않는 셈이다.

시장금리에 대한 전망도 한 달 사이 크게 달라졌다. 9월 금리전망 BMSI는 99.0으로 전월 84.0보다 15.0포인트 상승했다. 기준선인 100에 근접했다.

시장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은 전월 30%에서 16%로 14%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보합을 예상한 응답자는 56%에서 69%로 13%포인트 늘었다. 채권시장 참가자 10명 가운데 약 7명이 다음 달 시장금리가 현재 수준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이는 기준금리 동결 전망과 맞물려 있지만 ‘동결=채권금리 하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채권금리는 현재 기준금리뿐 아니라 앞으로의 통화정책 전망을 미리 반영해 움직인다. 금통위가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한국은행이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면 국고채 금리는 오를 수 있다.

반대로 금리를 유지하면서 물가와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를 낮추고 추가 인상 필요성이 줄었다는 신호를 보내면 시장금리가 하락할 여지가 생긴다.

따라서 27일에는 기준금리 숫자 자체보다 금통위가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는지가 채권시장에는 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해외 변수도 시장의 관망세를 키우고 있다. 8월 말 잭슨홀 미팅과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 통화정책 방향은 미 국채금리를 거쳐 국내 시장금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금리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서 오래 유지되거나 장기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국내 장기금리가 함께 오를 수 있다.

반대로 미국의 통화긴축 부담이 낮아져 미 국채금리가 떨어지면 국내 채권시장에도 금리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투협도 글로벌 통화정책 방향을 확인하려는 관망 심리가 확대되면서 금리 보합 전망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물가 관련 지표는 다소 복합적이다. 물가 상승을 예상한 응답자는 전월 19%에서 9%로 10%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보합 전망은 63%에서 85%로 22%포인트 늘었다.

그럼에도 물가 BMSI는 전월 99.0에서 97.0으로 2.0포인트 하락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둔화하면서 물가가 추가로 크게 오를 것이라는 우려는 낮아졌지만, 근원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물가가 빠르게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 역시 강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 정세도 변수다. 지정학적 긴장이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어지면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채권시장에는 물가 상승이 부담이다. 물가가 높게 유지될수록 한국은행이 높은 금리를 유지하거나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채권가격에는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큰 폭으로 움직인 지표는 환율 BMSI다. 환율 BMSI는 99.0으로 전월 129.0보다 30.0포인트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는 전월 43%에서 13%로 30%포인트 줄었다. 반대로 환율 보합 전망은 43%에서 73%로 30%포인트 증가했다. 채권시장 참가자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다음 달 환율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을 것으로 본 셈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고점에서 내려온 상황에서 추가 하락 기대가 약해진 데다 중동 지정학적 긴장과 한미 무역협상 불확실성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환율은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과도 연결된다. 원화가 급격하게 약세를 보이면 수입물가를 자극하고 외국인 자금 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기준금리를 내리거나 긴축 강도를 낮추기 어려워진다. 반대로 환율이 안정되면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통화정책 운용의 부담을 일부 덜 수 있다.

이번 BMSI를 종합하면 채권시장의 시각은 ‘추가 긴축’에서 ‘동결 후 지표 확인’으로 이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79%까지 높아졌고 시장금리 상승 전망도 30%에서 16%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종합 BMSI는 89.5로 여전히 100을 밑돈다.

한국은행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하면서도 물가와 가계부채, 미국 통화정책, 중동 정세, 환율 등 금리를 다시 끌어올릴 변수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 설문은 지난 13~19일 진행된 만큼 이후 시장에서 발생한 금리와 환율 변화는 반영하지 않는다.

시장의 첫 번째 확인 지점은 27일 금통위다. 예상대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경우 관심은 곧바로 한국은행의 다음 선택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향후 성장률과 물가 전망이 어떻게 수정되는지, 가계부채에 대해 한국은행이 어느 정도의 경계감을 나타내는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지가 채권금리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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