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1200만 원으로 인상·대상 확대
번역·연구·출판 16건에 약 2억 원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교보생명의 공익재단인 대산문화재단이 등단 10년 이하 신진 문인의 창작활동과 한국문학의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 올해 대산창작기금에는 1000건이 넘는 작품이 몰려 약 10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은 영어부터 아랍어까지 다양한 언어권으로 범위를 넓혔다.
대산문화재단은 지난 21일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대산홀에서 ‘2026 대산창작기금 및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 증서수여식을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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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1일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대산홀에서 '2026 대산창작기금 및 한국문학번역·연구·출판지원 증서수여식'이 개최됐다. [사진=교보생명 제공] |
대산창작기금과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은 재단 창립 이듬해인 1993년부터 30년 넘게 이어온 핵심 문학지원 사업이다. 국내에서는 신진 작가가 작품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창작비를 지원하고, 해외에서는 한국문학 작품이 번역을 거쳐 현지에서 출판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구조다.
올해 대산창작기금에는 총 1039건이 접수돼 10건이 최종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단순 경쟁률로 계산하면 약 104대 1이다.
지원 대상은 등단 10년 이하의 신진 문인이다. 시·시조와 소설, 희곡, 평론, 아동문학 등 5개 장르에서 작품을 선정한다.
올해부터는 지원금과 지원 인원을 모두 확대했다. 선정된 문인 10명에게 각각 1200만 원과 증서를 수여해 총 지원액은 1억 2000만 원이다.
지원 대상자는 시 부문 소현·정소영·한영원, 소설 부문 김지연·서윤빈·유영은, 희곡 부문 이정수, 평론 부문 김다솔, 아동문학 부문 이소현·우설리다.
대산창작기금은 이미 출간된 작품의 성취를 평가해 상금을 주는 일반적인 문학상과 성격이 다르다.
앞으로 작품활동을 이어갈 신진 문인을 발굴해 창작 과정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 등단 이후 자신의 작품세계를 구축해야 하는 초기 작가에게 창작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고, 선정 작품이 실제 단행본 출간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재단은 과거에도 단행본 한 권 분량의 미발표 창작품을 대상으로 대산창작기금 수혜자를 선정해 왔다. 응모자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작품을 심사하는 방식도 활용해 작품 자체를 중심으로 평가해왔다.
올해 선정된 작품 역시 향후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1993년 사업 시행 이후 올해까지 대산창작기금 지원 대상자는 누적 347명이다. 이 가운데 308권이 책으로 출간됐다. 단순 계산하면 지금까지 선정된 작가 수의 약 89%에 해당하는 규모의 책이 실제 출간으로 이어진 셈이다.
국내에서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는 것이 대산창작기금의 역할이라면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은 국내 작품과 해외 독자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올해 공모에는 총 116건이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16건을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약 7.3대 1의 경쟁률이다. 지원 규모는 약 2억 원이다.
지원 언어권도 폭넓다. 영어권 유윤성을 비롯해 불어권 최애영·카린 드비용·푸절 쥘리, 독일어권 김남희·박술, 스페인어권 이선영·한서아, 일본어권 서재곤, 중어권 임명, 러시아어권 담바예바 예브게니아, 아랍어권 김종도 등이 이번 증서수여식에 참석했다.
한국문학의 해외 진출에서 번역만큼 중요한 것이 실제 출판이다. 작품을 외국어로 옮겨도 현지 출판사를 확보하지 못하면 해외 독자에게 전달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산문화재단의 사업이 ‘번역’에 그치지 않고 연구와 출판까지 지원하는 이유다. 재단은 그동안 한국문학을 여러 언어로 번역·연구하고 해당 언어권에서 출판·보급하는 것을 사업 목적으로 삼아 왔다. 과거 사업에서도 번역·연구가 끝난 작품에 현지 출판비를 별도로 지원했다.
선정 과정에서는 번역자의 언어 능력뿐 아니라 원작에 대한 이해와 한국문화 및 해당 언어권 문화에 대한 이해도 등이 중요하게 다뤄져 왔다. 작품의 문학적 가치와 해외 소개 필요성 역시 주요 심사 요소다.
올해 선정된 작품들도 번역 작업을 마친 뒤 해당 국가에서 출판돼 해외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은 1993년 시행 이후 올해까지 누적 690건을 지원했다. 이 가운데 해외에서 실제 출판된 책은 473종이다.
과거 지원 사례를 보면 특정 언어에 국한되지 않는다. 영어·프랑스어·독일어·스페인어·일본어·중국어 등 주요 언어뿐 아니라 러시아어와 동유럽권, 베트남어 등으로 지원 범위를 넓혀왔다.
실제 대산문화재단의 지원을 통해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미국 하와이대 출판사에서 영어로 출간되는 등 한국 현대문학 작품들이 해외 출판사와 독자를 만난 사례도 이어졌다.
최근 한국문학에 대한 해외 관심이 높아지면서 번역의 중요성도 한층 커졌다. 대산문화재단은 한국문학의 해외 확산 과정에서 민간 번역·출판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재단에 따르면 정부 차원의 한국문학번역원과 대산문화재단 등이 장기간 번역·출판을 지원하면서 한국문학의 해외 출간 기반이 확대됐다.
이번 증서수여식에는 창작기금과 번역·연구·출판지원 대상자뿐 아니라 각 부문과 언어권별 심사위원들도 참석했다. 행사 이후에는 지원 대상자와 심사위원들이 작품과 창작, 번역·출판 과정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도 마련됐다.
올해 두 사업에 투입되는 지원금은 3억 원을 웃돈다. 국내에서는 신진 작가가 첫 작품집과 단행본을 내놓을 수 있도록 창작 기반을 제공하고, 해외에서는 한국문학이 번역에서 실제 출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연결하는 구조다.
대산문화재단은 교보생명이 출연해 1992년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대산창작기금과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 외에도 대산문학상 등 한국문학의 창작 기반 확대와 해외 진출을 위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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