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반도체 패권싸움' 격랑에 휩싸인 삼성전자...방향키 쥔 이재용 부회장 사면 목소리 커져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04-16 16:5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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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 경총회장 등 경제 5단체장, "반도체 주도권 위기...이재용 부회장 사면해야"
사면 목소리 커져가...반도체 패권전쟁 격랑 속 '수의' 아닌 '갑옷'을 입어야 할 때

최근 미·중 반도체 패권싸움이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는 세계 시장에서 'K-반도체'의 절대적 위상을 세우고 있는 삼성전자가 선장이 없는 상황에서 격랑에 휩쓸리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시 백척간두에 선 국내 반도체 산업이 리더십 부재로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 요구가 각계각층에서 터져 나오는 양상이다.
 

▲ 사진=연합뉴스

 


16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부총리·경제단체장 간담회에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간담회에는 손 경총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반원익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 등 경제 5단체 수장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손 회장은 간담회에서 홍 부총리에게 건넨 이 부회장 사면 건의에 다른 경제단체장들도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며, 홍 부총리가 경제인들의 이 같은 뜻을 정부에 다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반도체 패권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지금은 한국경제를 위해 이 부회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며 사면에 대한 당위성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세계 각국이 반도체산업을 키우려고 달려들고 있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설 정도다”라며 “앞으로 반도체산업이 더욱 중요해진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한국의 대표 반도체 회사를 이끄는 이 부회장의 손발은 묶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래 반도체 주도권을 뺏길까 너무 걱정스럽다”면서 “이 부회장의 형기가 끝나는 내년까지 느긋하게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주장했다.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사진 = 연합뉴스]


경제인뿐 아니라 지자체장도 나서 이 부회장의 사면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올해 2월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부회장 사면을 건의한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는 지난 15일에도 재차 건의문을 올렸다.

오 군수는 “대기업 총수가 구속돼 있는 상태에서 어떤 전문 경영인이 투자 결정을 쉽사리 내릴 수 있겠느냐”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기장군을 비롯한 대한민국 경제에 끼친 폐를 갚을 수 있도록 사면이라는 기회를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촉구했다.  

 

▲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반도체 화상회의’를 진행하는 자리에서 반도체 웨이퍼를 집어 들고 국가 기간 산업 보호를 강조하면서 중국에 대한 견제 심리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 참석한 삼성전자를 향해 미국 내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에 대한 강한 압박을 가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만큼 향후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전략적 대응에 삼성 측이 고심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글로벌 경제 패권을 두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반도체 민족주의’로 거세게 번져갈수록 삼성전자를 비롯한 K-반도체 생태계가 주도권을 잃고 풍전등화인 상태에 놓이게 돼 막대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우리가 계속 주도해 나가야 한다”며 “세계 1위를 지키고 격차를 벌리기 위한 다각도의 지원방안을 수립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대통령의 의지도 결국 글로벌 반도체산업을 이끌어 가는 ‘거함’ 삼성전자의 방향키를 제대로 쥘 수 있는 리더의 공백을 넘어설 수는 없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이 기존 산업 지형을 뒤엎을지도 모를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충수염 수술 후 더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구치소로 복귀한 이 부회장이 수의가 아닌 갑옷을 입고 있다면 어떤 결단을 내렸을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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