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2시간 조기퇴근제에 구직자들 열받을라

장찬걸 / 기사승인 : 2016-03-29 17: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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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장찬걸 기자] 매월 하루씩 2시간 조기퇴근제가 정부 주도로 30일부터 실시된다. 당장은 제도 추진 주체인 문화체육관광부와 그 산하 기관들이 적용 대상이다. 2시간 조기퇴근제는 달마다 하루씩 지정된 '문화가 있는 날' 실시된다. 매월 마지막 수요일이 적용일이다.


해당 날짜에 2시간 조기퇴근제를 적용해 전 직원들이 오후 4시면 퇴근하도록 한다는게 새 제도의 골자다. 제도 시행의 명분은 '문화 소비 증대'다. 해당되는 날짜에 두 시간 먼저 퇴근해 직원들이 문화생활을 즐김으로써 에너지를 재충전하고 영화나 연극 관람, 고궁 방문 등으로 문화 소비를 늘림으로써 그 과정에서 파생되는 기타 소비의 증대 효과도 동시에 기대한다는게 문화부의 의도다.


2시간 조기퇴근제 실시로 생기는 업무 공백은 유연근무제 등을 활용해 보충하도록 한다는게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의 2시간 조기퇴근제 실시엔 민간 업체의 동참을 바라는 마음도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로 인해 내수가 조금이라도 살아났으면 하는 마음이 포함돼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정부의 그같은 의도는 일견 수긍이 가는 면이 있다. 이론상으론 2시간 조기퇴근제 도입 취지에 공감할 여지도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문화가 있는 날' 영화를 관람하는 모습을 연출하곤 하는 것이 내수 증진에 정말 도움이 되는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공휴일이 자꾸 늘어나는 바람에 손님이 더 없어져서 파리만 날린다며 볼멘 소리를 하는 자영업자들도 부지기수다.


민간업체에 몸담은 직장인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혹독한 불황 속에서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연월차 휴가를 안쓰고 출근하려 애쓰지만 사용자들은 그 반대 논리로 연월차 사용을 강제하고 있는게 오늘의 현실이다. 무작정 놀게 해주는게 근로자들을 도와주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현재 많은 민간업체들은 전 임직원을 상대로 연월차 휴가를 강제로 사용토록 함으로써 이전엔 관행적으로 지급하던 연월차 수당을 아끼고 있다. 그 결과 근로자들 다수는 이전에 비해 실질 소득이 줄어들었다며 불평을 토로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많은 근로자들은 2시간 조기퇴근제 등의 이야기가 나오면 "돈이 없지, 시간이 없나?"하는 푸념을 늘어놓곤 한다. 특히 저임금 근로자들은 오히려 실질 가계소득 감소에 시달리는 나머지 과거처럼 일요일에도 출근해 휴일 수당을 챙기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는 실정이다.


2시간 조기퇴근제를 다룬 기사 댓글이나 관련 내용을 옮기는 SNS에 "배부른 소리 하고 있네."라는 투의 부정적 반응이 난무하는 것은 그같은 현실의 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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