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강한결 기자]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 경기를 평가하며 '부진'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KDI는 지난 7일 'KDI 경제동향' 4월호를 발표했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둔화'를 언급한 KDI는 3월까지 동일한 표현을 사용했지만, 이번에 '부진'이라는 단어를 총평에서 사용하며 경고 수위를 한 단계 더 높였다.
![[사진 = 연합뉴스]](/news/data/20190408/p179565882286311_512.jpg)
KDI가 경기 상황과 관련해 '부진'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내수가 급격하게 얼어붙은 2015년 3월 이후 4년만이다.
KDI는 소비와 수출, 투자, 생산 등 주요 경제지표와 관련해 우려를 표했다. 생산 부진은 장기화되고 있고, 그나마 내수 경기를 떠받치고 있던 소비 역시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투자 회복의 가능성도 낮다는 것이다.
수출과 관련된 지표도 좋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8.2% 감소한 471억1000만 달러였다. 수출의 감소세가 4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KDI는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거나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주는 경기 동향 지표들이 악화하는 점에도 걱정을 나타냈다.
2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현재 경기상황 지표)는 전달보다 0.4포인트 하락해 11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도 0.3포인트 떨어지며 9개월째 하향곡선을 그렸다. 두 지표가 9개월 연속 동반 하락한 것은 관련 통계가 제공된 1970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전세계적인 경기 부진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등 관련 불확실성 등 위험요인도 존재한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교역 증가가 최근 10년 만에 최저"라며 "세계 경제에 이미 경기침체의 습격이 시작됐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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