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놀이, 문어발, 육식동물’...여야 질타에 진땀 뺀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10-06 04:14:36
김 의장, “골목상권 철수하고, 사회적 책임 다하겠다”
동생 김화영 씨 퇴직금 14억...“제 생각에도 좀 많다”

3년 만에 국정감사 증인대에 선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여야 의원들이 쏟아내는 질타에 진땀을 뺐다.

최근 거대 온라인 플랫폼 카카오를 둘러싼 독과점 폐해, 갑질, 문어발식 확장, 골목상권 침해 등 논란에는 거듭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서울=연합뉴스]



5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여야를 막론하고 공정거래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김범수 의장을 겨냥해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이번 국감에서 거대 플랫폼의 횡포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고된 만큼 여야 위원들은 카카오와 김 의장을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국내 플랫폼 ‘공룡’ 기업으로서 문어발식 확장으로 골목상권에 침투해 논란을 빚고 있는 문제에 대해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김한정 위원(더불어민주당)은 “시가총액 국내 3위 기업이자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플랫폼 대표 기업에서 꽃배달, 영어교육, 실내 골프연습장, 네일숍, 미용실, 대리운전, 퀵서비스 등에 사업 확장을 한 이유가 뭔가. 창피하지 않나”라며 김 의장을 다그쳤다.

이에 김 의장이 “카카오 자회사 중 투자회사가 사업성이 좋은 곳에 투자한 것”이라고 답하자,
김 위원은 “돈벌이가 된다면 미용실로도 사업을 확장해 수수료 25%씩 떼어가는 게 카카오가 해야 될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또 김 위원이 “골목상권 침범에 대해 사과하고, 시정하겠다고 한 것이 사실인가”라고 묻자 “일부는 이미 철수를 시작했고, 일부는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며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답했다.

강민국 위원(국민의힘)은 “계열사 수가 5년 만에 162% 증가했는데 이게 전부 골목상권 침해의 비즈니스로 키워온 것”이라며 “문어발식 확장에 수수료는 올라가고 결국 국민이 피해 보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독점의 폐해”라고 꼬집었다.

김희곤 위원(국민의힘)은 “착하고 친근한 초식공룡인 줄 알았는데, 선량한 작은 동물들마저도 잡아먹는 육식공룡이 됐다”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서울=연합뉴스]



김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케이큐브홀딩스’에 대한 의혹도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이 회사는 지배구조 측면에서 경영권 승계, 사익 편취 등 총수 일가의 전횡이 발생할 수 있어 공정위가 들여다보는 중이다.

최근에는 공정위가 매년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을 위해 각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에게서 받는 계열회사·친족·임원·주주 현황 자료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정황이 포착돼 조사를 받고 있다.

게다가 김 의장의 배우자, 동생, 처남, 자녀 등 가족들이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회사로 알려져 각종 구설에 오르고 있다.

윤창현 위원(국민의힘)은 케이큐브홀딩스를 ‘총수 일가의 재테크 놀이터’라고 깎아내리면서 “내 돈 가지고 내 맘대로 한다는 말이 어울리는 회사”라고 쏘아붙였다.

김 의장은 윤 위원의 공세에 “더 이상은 논란이 없게 가족 형태의 회사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회사로서 전환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그 일정을 좀 더 앞당겨서 진행하겠다”고 말하며 몸을 낮췄다.

윤관석 위원(더불어민주당)은 케이큐브홀딩스가 계속 적자를 내는 이유에 대해 “일부러 결손기업 상태를 만들어 우회적 탈세를 하기 위한 회사로 운영한 게 아니냐”고 따졌다. 

 

▲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서울=연합뉴스]


또 김 의장의 남동생인 김화영 씨가 위장 퇴직을 통해 이 회사에서 약 14억 원의 퇴직금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김 의장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사실 자산 운용을 통해 몇십억 내지 몇백억의 이익을 냈다고 들었다. 거기에 걸맞는 성과급이라고 생각은 한다”면서도 “제가 생각해도 퇴직급여 부분은 좀 많다”고 털어놨다.

윤재옥 정무위원장이 이날 증인 신문을 마치면서 상생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각오와 입장을 묻자 “저 스스로 조차도, 카카오 공동체 내부의 많은 CEO들조차도 플랫폼의 성공에 꽤 중요한 부분을 간과하고 있었다”며 “이번 기회를 카카오가 거듭나는 계기로 삼겠다”고 전했다.

이어 “모든 논란 속 책임은 저한테 있으며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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