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멀티골 활약…‘라스트 댄스’서 진정한 ‘축구의 신’ 반열에
메시, 5번 도전 만에 커리어 유일의 ‘약점’인 월드컵 우승 달성
메시, 월드컵‧발롱도르‧UCL‧올림픽 금메달 획득한 최초의 선수
44세 스칼로니 감독, 월드컵 우승 이끈 최연소 감독에 등극
프랑스, 2연패 문턱서 무너져…‘해트트릭’ 음바페, 8골로 득점왕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를 앞세운 FIFA 랭킹 3위 아르헨티나가 36년만에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들어올리며 정상의 기쁨을 누렸다.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이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19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와 전·후반전 90분 동안 2-2로 맞선 뒤 연장전에서도 3-3으로 승부를 가르지 못해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4-2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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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오넬 메시(가운데)와 동료 팀원들이 18일(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뒤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루사일 EPA=연합뉴스] |
FIFA 랭킹 3위의 아르헨티나는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FIFA 랭킹 4위)와의 결승전에서 전반 2-0까지 앞섰으나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망)에게 따라 잡히기를 반복하며 승부차기까지 끌려간 끝에 극적인 우승을 완성했다.
자국에서 열린 1978년 대회와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우승했던 아르헨티나는 36년 만에 트로피를 추가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번 대회에서 7골 3도움을 올린 메시는 최우수선수인 골든볼을 거머쥐었고, 훌리안 알바레스(맨체스터 시티)는 4골을 넣으며 활약했다. 메시는 아르헨티나가 준우승한 2014년 대회 이후 개인 통산 두 번째 골든볼을 수상했다.
반면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는 1934년과 1938년의 이탈리아, 1958년과 1962년의 브라질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월드컵 ‘2회 연속 우승’을 노렸으나 마지막 허들인 아르헨티나의 벽을 넘지 못한 채 2연패 문턱에서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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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최우수선수상(MVP)인 '골든 볼'을 수상한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 최고의 골키퍼에게 주는 '골든 글러브'를 받은 아르헨티나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최다 골을 넣은 선수에게 주는 '골든 부트'를 수상한 프랑스 킬리안 음바페(왼쪽부터)가 18일(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루사일 EPA=연합뉴스] |
프랑스의 간판 공격수 음바페는 후반 0-2에서 2-2 동점을 만드는 멀티 골과 연장전에서 3-3으로 따라붙는 추격골을 터뜨리는 등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맹활약했지만 우승컵 세리머니는 할 수 없었다. 대회 득점왕(8골)으로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최근 15년가량 세계 축구를 지배해온 메시는 이날 월드컵 우승으로 자신의 커리어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그간 축구 선수로서 커리어에서 이룰 수 있는 대부분의 타이틀을 획득했으나 월드컵 우승 트로피만 없었던 그가 2006년 독일 대회부터 5차례 도전한 끝에 마침내 세계 정상의 꿈을 이룬 것이다.
메시는 그동안 세계 최고 축구 선수의 상징인 발롱도르를 7차례나 받았고 소속팀에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0회, 프랑스 리그1 1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회, 코파 아메리카(2021년) 1회 등 수많은 트로피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럼에도 메시는 이전 대회까지는 2014 브라질 대회에서 결승에 올라 준우승한 게 최고 성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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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오넬 메시(왼쪽)가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가 프랑스에 승리를 거둔 뒤 부인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루사일 신화=연합뉴스] |
기량면에서는 자국 출신의 ‘축구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 브라질의 영웅 펠레 등과 더불어 ‘역대급 선수’로 평가받아온 메시에게 그간 월드컵 우승 이력의 결핍은 두 역대 축구 전설과의 상대 비교에서 항상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됐다.
이런데다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이번 월드컵이 ‘라스트 댄스’로 여겨졌기에 메시에게 우승은 더욱 간절했다.
메시는 이날 출전과 득점으로 월드컵 역사에 남을 개인 기록들을 대거 작성했다.
자신의 26번째 월드컵 경기에 나서며 로타어 마테우스(독일)를 앞질러 역대 최다 출전 신기록을 만들었고, 단일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16강전, 8강전, 준결승, 결승전에서 모두 득점한 최초의 선수로도 이름을 새겼다.
이번 대회 기간 중에 가브리엘 바티스투타(10골)를 뛰어넘는 아르헨티나 선수 월드컵 본선 득점 단독 1위에 오른 데 이어 이 기록을 13골로 더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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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카타르 월드컵 아르헨티나 우승 일지. [그래픽=연합뉴스] |
이번 대회 7골 3도움 등 월드컵에서 개인 통산 13골 8도움을 기록, 21개의 공격포인트를 작성한 메시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66년 이후 월드컵 역사상 가장 많은 골에 관여한 선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아울러 메시는 발롱도르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월드컵을 모두 품에 안은 9번째 선수가 됐으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까지 포함하면 월드컵, 발롱도르, UCL에 올림픽 금메달까지 획득한 최초의 선수라는 기록도 세웠다.
메시는 1982년 월드컵 최우수선수에게 수여하는 ‘골든볼’이 제정된 이후 한 선수가 두 차례 수상한 최초의 선수도 됐다.
경기 후 메시는 “신이 내게 그것을 주실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렇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이젠 즐길 때다. 이 컵을 보라, 아름답다”며 월드컵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메시는 “이것은 내가 평생 원했던 트로피다. 어릴 때부터 꿈이었다”며 “우리는 많은 고통을 겪었지만, 해냈다”고 벅찬 감동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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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승 트로피 쓰다듬는 스칼로니 감독. [AFP=연합뉴스] |
이번 월드컵 출전국 중 ‘최연소 사령탑’인 리오넬 스칼로니(44) 감독은 세계 최고의 플레이어인 메시를 보유하고도 번번이 세계 정상 고지 등정에 실패했던 아르헨티나의 한을 마침내 풀어냈다.
2006 독일 월드컵 때 메시와 함께 아르헨티나 선수로 출전하기도 했던 스칼로니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아르헨티나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4년의 지휘 끝에 월드컵 우승의 금자탑을 일궈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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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승 트로피에 입 맞추는 디마리아. [AP=연합뉴스] |
‘실리 축구’를 추구한 스칼로니 감독은 이번 카타르 대회에서 메시에게 자유를 부여하며 그를 가장 잘 활용한 아르헨티나 사령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대회 초반 공격진의 선봉에 세운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 밀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조별리그 후반부부터 알바레스로 주전을 교체하는 결단을 보였다. 이는 우승 달성에 ‘신의 한 수’가 됐다.
2000년생인 알바레스와 함께 2001년생 미드필더 엔소 페르난데스(벤피카) 등도 이번 대회를 통해 아르헨티나의 핵심 전력으로 뚜렷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페르난데스는 이번 대회 최고의 21세 이하 선수에게 주는 ‘영플에이어상’도 거머쥐었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천국과 지옥을 모두 경험했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A매치 36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릴 정도로 경기력과 분위기가 좋았던 아르헨티나였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1-2로 덜미를 잡히며 대회 초반 최대 이변의 제물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멕시코와의 2차전부터 안정된 전력을 되찾으며 마침내 월드컵 최정상의 고지에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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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월드컵 개최국 및 우승국. [그래픽=연합뉴스] |
이날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은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동료인 메시와 킬리안 음바페가 양 팀의 운명을 짊어지고 경기에 임했다.
스칼로니 감독은 이날 메시와 앙헬 디마리아, 훌리안 알바레스를 공격 선봉에 세웠고, 중원에는 알렉시스 마크알리스테르와 로드리고 데폴, 엔소 페르난데스를 배치했다.
포백 수비진은 니콜라스 타글리아피코, 니콜라스 오타멘디, 크리스티안 로메로, 나우엘 몰리나가 지켰고, 골키퍼 장갑은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꼈다.
반면 프랑스는 음바페와 올리비에 지루, 우스만 뎀벨레의 선발 공격진을 꾸렸고, 아드리앵 라비오와 앙투안 그리에즈만, 오렐리앵 추아메니가 허리를 형성했다.
수비진은 테오 에르난데스, 다요 우파메카노, 라파엘 바란, 쥘 쿤데로 구성했고, 골문은 위고 요리스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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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 들어 올린 메시. [EPA=연합뉴스] |
이날 아르헨티나의 출발은 산뜻했다. 전반 21분 페널티 지역 왼쪽으로 파고들던 디마리아를 뎀벨레가 밀어 넘어뜨려 얻은 페널티킥을 키커로 나선 메시가 날카로운 왼발 슛으로 골문을 열어 선제골을 기록했다. 메시의 대회 6호골이었다.
이후에도 공세를 이어가던 아르헨티나는 전반 36분 역습 상황에서 마크알리스테르가 페널티 지역 안으로 들어가며 반대편으로 건넨 공을 디마리아가 왼발로 마무리해 추가골로 연결하며 2-0으로 앞섰다.
슈팅 하나조차 없는 충격적인 전반전을 보낸 프랑스는 후반 들어서도 이렇다 할 위협을 가하지 못하다가 중반에 접어들며 중원에서부터 볼 점유를 늘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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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킬리안 음바페의 2-2 동점 골 세리머니. [AFP=연합뉴스] |
프랑스는 후반 35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콜로 무아니가 오타멘디에게 얻어낸 파울로 선언된 페널티킥을 키커 음바페가 성공하며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이어 프랑스는 1분여 만에 다시 음바페의 득점포로 순식간에 균형을 맞췄다. 음바페는 튀람에게 헤더로 연결한 뒤 되받은 공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오른발로 밀어 넣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추가시간 7분 메시가 페널티 아크 뒤에서 때린 회심의 왼발 중거리 슛이 요리스의 선방에 막히며 승부는 결국 연장전으로 향했다.
아르헨티나는 연장 후반 메시의 페널티골로 다시 3-2로 앞섰다.
연장 후반 3분 골 지역 오른쪽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강슛을 몸을 날려 막아낸 요리스가 미처 자세를 다시 갖추지 못했을 때 메시가 오른발 슛을 했고, 프랑스 수비가 끝까지 쫓아갔으나 골라인을 넘어섰다.
메시의 대회 7호 골과 함께 우승컵의 주인공이 아르헨티나로 결정되는 듯했으나 프랑스는 연장 후반 13분 음바페의 페널티킥으로 3-3 동률을 만들며 다시 승부의 향배를 알 수 없게 만들었다.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음바페가 찬 공이 연장전에 교체 투입된 아르헨티나 수비수 곤살로 몬티엘의 팔에 맞아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음바페가 직접 차 넣었다. 음바페의 경기 해트트릭이자 대회 8호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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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부차기에서 코망의 슛 막는 아르헨티나의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골키퍼. [AP=연합뉴스] |
연장전까지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임한 승부차기에서는 두 팀의 첫 키커인 음바페와 메시가 나란히 성공했으나 프랑스의 두 번째 주자 코망의 슛을 마르티네스 골키퍼가 막아내 희비가 엇갈렸다.
이후 프랑스의 세 번째 키커 추아메니의 실축까지 나오며 무게 추가 아르헨티나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승부차기에서 영웅으로 떠오른 마르티네스는 대회 최우수 골키퍼의 영예를 안았다. <연합뉴스‧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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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부차기에서 승리 확정하고 기뻐하는 아르헨티나 선수들. [로이터=연합뉴스] |
◇ 19일 전적(루사일 스타디움)
▲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아르헨티나 3(2-0 0-2 <연장> 0-0 1-1 <승부차기> 4-2)3 프랑스
△ 득점 = 리오넬 메시(전23분 PK, 연후4분) 앙헬 디마리아(전36분·이상 아르헨티나) 킬리안 음바페(후35분 PK, 후36분, 연후13분 PK·프랑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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