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모짜르트가 살아있다면' 29년만에 재출간

이동훈 / 기사승인 : 2024-08-09 1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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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감각적인 문장, 체험이 충분히 녹아 있는 스토리"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모짜르트가 살아있다면’...2백자 원고지 1천3백장, 이 안에는 90년대 그 특유의 거칠면서 경쾌한 신세대적 언어감각이 담겨있다. 뉴욕과 한국을 오가면서 캔버스에 청춘을 던진 예술가들의 이야기. 이 장편소설이 29년만에 부활한다.


도서문화기획사 히든페이지는 김미진 소설가의 화제작 ‘모짜르트가 살아 있다면’이 29년 만에 복간 출간한다고 9일 밝혔다.  


이 작품은 1995년 첫 출간돼 한국 문학계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 개정판은 기존 작품의 장점을 극대화해 더욱 풍부한 스토리텔링으로 소설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데 주력했다.

“만약, 누군가 지폐가 가득 찬 돈가방을 갖고 와서 나에게 같이 떠나자고 한다면?”이라는 흥미로운 질문을 시작으로 전작에서 미처 다 들려주지 못했던 이야기와, 주제의 핵심에 접근하기 위해 등장한 새로운 인물의 활약으로 새로움을 더했다고 기획사 측은 설명했다.

책의 줄거리는 뉴욕의 한 미술대학 젊은이들의 폭풍 같은 삶과 사랑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다. ‘점, 선, 면, 보이지 않는 풍경’이라는 4개의 장으로 구성된 소설은 이야기의 차원이 바뀔 때마다 반복적으로 ‘돈가방’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가난한 유학생들에게 지폐로 가득 찬 돈가방에 관한 물음은 결코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을 90년대 당시 시대상을 반영해 그려낸다. 그리고 결국 돈이 아닌 ‘사랑’과 ‘예술’ 그리고 ‘인간’을 선택하는 고뇌의 과정에서 뜨거운 열기와 삶의 진정성을 글로 끌어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으로부터 휘트니 미술관까지 뉴욕의 거리를 가로지르는 생생한 청춘들의 모습은 책의 묘미다.

특히 구성적으로 등장 인물들에게 각자 ‘돈가방’이라는 화두를 던져 놓고 소설의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작가는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수미상관식 구성으로 인간관계의 다층적인 구조를 들여다보게 한다. ‘모짜르트가 살아 있다면’의 이런 추리적 기법과 열린 결말은 독자들에게 다양한 관점과 해석의 여지를 제공한다.

소설가 박완서는 작품에 대해 “독자가 달러가 가득 든 가방의 행방을 지속해서 궁금하게 만들면서 감각적인 문장, 빠른 장면 전환, 체험이 충분히 녹아 있다고 믿어지는 미술대학 주변의 발랄한 묘사 등으로 끝까지 지루한 줄 모르게 하는 솜씨가 여간 아니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소설가 이청준 역시 이 작품이 빼어난 감성으로 작가와 예술가적 기량을 충분히 담아낸 수작이라고 호평했다.

책은 도서출판 넥서스의 엔드리스(Endless)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선정돼 출간됐다. 시리즈는 ‘문학의 영원함’을 캐치프레이즈로 삼아, 세대를 초월하는 탁월한 한국문학 작품을 엄선하여 독자들에게 널리 소개하고자 시작된 재출간 프로젝트다.

출판사 관계자는 “출판 시장이 축소되고 있음에도 문학의 가치를 독자에게 전달하겠다는 사명으로 복간 재출간을 추진하게 됐다”라며 “한국 문학의 우수성을 알리고, 잊힌 우수 작품을 독자에게 소개하여 문학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프로젝트에 함께 해주길 바란다”라는 출간 의도를 밝혔다.

한편 원작자인 김미진 작가는 미국 메릴랜드 인스티튜트 칼리지 오브 아트에서 예술학으로 학사 학위와 타우슨 대학에서 예술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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