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세아베스틸지주가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와 중국산 저가 철강 공세, 국내 전방 산업 침체라는 삼중고 속에서도 고부가 전략을 앞세워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 특히 항공·방산용 특수소재를 담당하는 계열사의 약진이 두드러지며 세아베스틸지주의 체질 전환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세아베스틸지주는 2025년 연결 재무제표 잠정 실적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증가한 각각 3조6522억원, 1024억원, 61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0.4%, 95.6%, 204.3% 상승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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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세아베스틸지주] |
글로벌 경기 둔화와 보호무역주의 확산, 중국산 저가 특수강의 국내 유입 확대 등 불리한 경영 환경이 이어졌음에도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판매 전략과 가격 정책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게 세아베스틸지주의 설명이다.
◆ 특수강 범용재 부진 속 '고부가 전략' 효과
세아베스틸지주는 특수강 범용재 판매량 감소라는 구조적 부담이 지속됐다.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심화와 국내 건설·기계 산업 부진, 중국산 저가 수입재 유입 확대가 겹치며 전통적인 특수강 수요가 위축된 영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룹은 스테인리스강과 고강도 알루미늄 등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 탄력적인 가격 정책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했다. 여기에 2024년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됐던 통상임금 충당금의 기저 효과까지 더해지며, 전년 대비 매출은 0.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5.6%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형 성장보다는 체질 개선과 수익성 중심 전략이 실적으로 입증된 사례”라고 평가했다.
◆ 세아베스틸, 판매량 늘었지만 중국산 저가 공세에 수익성 압박
주력 계열사인 세아베스틸은 다소 상반된 흐름을 보이면서 매출 2조8억원, 영업이익321억원, 순이익 39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 6.6% 감소한 반면 순이익은 52.9% 증가했다.
건설·기계 산업 등 특수강 전방 산업 수요가 둔화된 가운데서도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통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하지만 중국산 저가 특수강과 봉강의 국내 유입 확대가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중국산 특수강·봉강의 국내 유입 평균 단가는 2024년 톤당 734달러에서 2025년 688달러로 하락했다. 여기에 원부재료 가격 약세까지 겹치며 제품 판매 단가가 떨어졌고, 결과적으로 롤마진이 축소됐다.
이 영향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1.2% 감소했고, 영업이익 역시 6.6% 줄었다. 업계에서는 “물량은 지켰지만 가격 경쟁 환경이 극도로 악화된 전형적인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 세아창원특수강, '니켈 안정·고부가 제품'로 수익성 급반등
반면 세아창원특수강은 수익성에서 극적인 반전을 이뤄내 영업이익 539억원, 순이익 318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789.6%, 583.6% 급등했다.
중국산 저가 수입재 영향으로 범용 특수강 판매량은 줄어들며 매출(1조3991억원)은 전년 대비 2.7% 감소했지만, 스테인리스 선재·봉강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견조하게 유지됐다.
여기에 니켈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마진이 크게 개선됐다. 그 결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89.6% 급증해 실적 개선의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 항공·방산 소재, 그룹 성장의 '게임체인저'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세아항공방산소재다. 글로벌 항공·방산 시장이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고강도 알루미늄 소재 공급이 본격화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세아항공방산소재는 2025년 매출 1287억원, 영업이익 246억원, 영업이익률 19.1%를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세아베스틸그룹이 전통 철강기업을 넘어 첨단 소재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 보호무역·CBAM 변수…하지만 회복 기대도 공존
향후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미국의 철강 관세, EU(유럽)의 세이프가드 조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본격 시행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에 중국발 공급 과잉과 저가 공세, 국내 건설 경기 부진 장기화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중국 정부의 철강 산업 구조조정과 조강 생산량 감축, 경기 부양책 추진이 수급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국내에서는 특수강·봉강 반덤핑 제소에 따른 불공정 무역 행위 제재 가능성과 정부의 ‘K-스틸법’ 추진이 업황 개선 요인으로 거론된다.
세계철강협회(WSA)는 최근 단기 철강 전망 보고서를 통해 “중국 수요 하락세가 완화되고 인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 수요 성장, 선진국 수요 반등에 힘입어 2026년 글로벌 철강 수요가 2025년 대비 1.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 '고부가·글로벌'로 승부…미국 생산법인 본격 가동
세아베스틸지주는 향후 품질과 납기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적극적인 수주 활동과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보호무역 기조에 대응해 신규 시장 발굴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특히 특수강·봉강 반덤핑 이슈에 적극 대응해 저가 수입재 유입 방어와 국내 판매량 회복을 통한 수요 안정화에 주력한다는 게 그룹의 전략이다.
동시에 항공·우주·방산 시장 재편에 맞춰 세아베스틸, 세아창원특수강, 세아항공방산소재 간 통합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선제적인 R&D 투자를 통해 특수합금 기술 고도화를 추진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 특수합금 생산법인 ‘SeAH Superalloy Technologies’의 상업 생산 안착이 최대 과제로 꼽힌다. 아울러 세아항공방산소재 창녕 신공장 투자도 적기에 진행해 글로벌 신규 수요를 선점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 철강 시황에 흔들리는 구조에서 벗어나 항공·방산·특수합금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아베스틸의 중장기 전략은 분명해졌다”며 “단기 실적보다 방향성이 더 중요한 국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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