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AI가 메가트렌드”···일하는 방식 송두리째 바꾸려는 좌충우돌 개척자

박종훈 기자 / 기사승인 : 2021-10-13 10:3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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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완수 웹케시그룹 부회장

한 세대 만에 사무직 일터의 풍경은 많이 바뀌었다.

연필과 펜에서 키보드와 마우스로, 우선 손에 쥔 도구가 달라졌다.

경영관리나 회계가 맡은 업무라면, 주판에서 전자계산기를 거쳐 컴퓨터로 급변하는 모습을 봤을지도 모르겠다.

다가올 미래는 어떨까? 지금까지는 어디까지나 ‘손’을 써야 한다는 조건 아래 변화였다면, 앞으로 일터 풍경은 음성을 기반으로 한 대화형 도구가 주를 이룰 거라는 게 윤완수 웹케시그룹 부회장의 호언장담이다.

말하고 듣는 행위는 인간이 가진 고유의, 가장 기본적인 특징이다. 예나 지금이나 일터에서도 우리는 동료들과 대화하며 일한다.

사소한 일이든, 복잡한 분석이든 말 한 마디 주문으로 척척 원하는 결과를 꺼내주는 인공지능 비서를 모든 직장인들이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윤완수 웹케시그룹 부회장

 

웹케시그룹은 지난 9월 29일 KT와 손잡고 개발한 AI 비서 에스크 아바타를 공개했다.

서비스의 핵심은 간단하다. 일상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음성인식 서비스를 일터의 업무 영역에 결합한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 윤 부회장은 서울 영등포 사무실에서 본인의 스마트폰을 꺼내 바로 시연을 시작했다.

“회사 통장 잔고 좀 보여줘.”

문어체의 명령이 아니라, 일상에서 흔히 쓰는 것처럼 구어체로 말하자 에스크 아바타가 이를 인식하고 처리 결과를 음성과 텍스트 안내로 내놓는다.

은행 업무는 물론, 매출매입, 세금계산서, 현금영수증, 법인카드, 신용카드, 세무, 거래처, 온라인매출 등 다단한 질문이나 명령에 원하는 결과를 내놓는다.

제법 말을 잘 듣는 게 신통하긴 하지만, 신기술을 접할 때처럼 놀라움의 포인트는 없다. 오히려 일터 공간에서 디바이스에 음성 명령을 내리는, 좀 어색한 그림이 떠오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부회장은 “단연코 메가트렌드”라고 강조한다. 에스크 아바타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이들은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넓으며, 편리함은 조금씩 확산돼 일반적인 일터 풍경으로 자리잡을 거라고 확신한다.

“실제로 굉장히 편하거든요. 가령, 중소기업의 대표라고 한다면 수시로 매출이나 자금 상황 등을 체크하기 마련입니다. 단순한 일인데 누군가 담당자에게 전화해서 확인하든지, 본인이 스마트폰 앱을 열고 수 차례 터치를 거쳐 확인해야 해요. 그걸 한 단계로 줄인 거 아닙니까.”
 

▲ 실시간으로 보여지는 경리나라 고객 현황

 

1세대 핀테크 기업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 웹케시그룹이 지난 2017년 12월 출시한 ‘경리나라’ 서비스는 현재 5만곳이 넘는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에스크 아바타 모듈을 탑재하면 우선 타깃 고객만 수만 명을 겨냥할 수 있게 된다.

세모장부, 비플 경비관리 등 그룹 내 B2B서비스는 물론, KT 상권분석,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제로페이 등 1차 제휴 영역만 해도 폭 넓다. 제로페이에 탑재한 에스크 아바타는 소상공인 100만명이 최우선 타깃 고객이다.

웹케시그룹은 올해 에스크 아바타를 꾸준히 시험하고 개량하는 작업을 꾸려갈 예정. 우선 연말까지 1만명의 액티브 고객을 만드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수익 창출을 기대하는 건 내년부터다.

IMF 즈음 없어진 동남은행 출신들이 뭉쳐 만든 웹케시는 앞서 언급한 일터의 변화를 조직의 DNA에 새기고 있다. 다음 10년의 메가트렌드를 읽고, 웹케시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 모색하는 과정은 생존의 조건이고, 성장의 발판이다.

“전문가도 아니고 혼자 구상으로 되나요.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보이스 AI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기 위해 윤 부회장은 현재 협력 파트너인 KT는 물론, 네이버, 카카오, SKT 등 테크기업들은 물론,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서울대 등 연구기관과 학계 등 100여명의 전문가들을 찾았다.

막연하고 거칠었던 기획은 더 많은 사람들의 조언과 참여로 정교하게 다듬어졌다.

“이미 기술적인 부분은 상당 부분 완성됐다고 봐야 합니다. 인식률은 90%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하더군요. 사람과 사람이 대화할 때도 경우에 따라서 못 알아듣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이제 AI도 그 수준에 올라왔다는 뜻입니다.”
 

▲ 에스크 아바타를 시연 중인 윤완수 부회장

 

프로젝트 구상 단계에서 윤 부회장이 고심했던 부분은 이런 인풋보다는 오히려 아웃풋이라고.

명령은 음성으로 내리더라도 처리 결과를 어떻게 내놓느냐에 대한 고민이다. 인풋과 동일하게 보이스로 아웃풋을 낼 것인지, 스마트폰을 비롯해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전달할 것인지, 보다 간결하고 일목요연한 전달은 어떻게 해야 할지 등등.

윤 부회장은 에스크 아바타 프로젝트의 협업 과정에서 파트너인 KT에 대해서 고마움을 얘기하기도 했다.

적극적으로 갖고 있는 기술에 대해 반복해서 소개하고,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파트너십이 없었다면 개발과 론칭이 불가능했을 거란 얘기다. 담당 직원까지 파견해 상주시키며 프로젝트 개발을 도왔다.

‘기가지니’로 대표되는 KT의 음성 AI 서비스를 비롯해, 애플의 시리, 아마존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스, 삼성전자 빅스비, SKT 누구 등 최근 대중들에게 이런 서비스는 익숙하다.

지난 5년 동안 음성 AI 서비스 시장은 매년 32.8% 성장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성인 24%가 서비스를 쓰고 있고, 이중 41%는 매일 쓴다.

이처럼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그렇다면 왜 워크 스타일의 변화로 이어지는 건 좀처럼 시도가 없었을까? 더욱이 기술 축적으로 보이스 AI의 첨단을 달리는 것은 대기업들임에도 말이다.

윤 부회장이 미래 웹케시그룹의 성장 동력으로 점찍었던 부분은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B2B서비스의 노하우와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빅테크도 섣불리 뛰어들기 어려운 시장에 먼저 발자국을 남길 수 있다는 것.

“에스크 아바타로 먼저 시작한 이쪽 시장이 가능하다면 한동안 뜨거워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만(웃음), 언젠간 많은 기업들이 참여해 경쟁이 치열해질 시장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좀 더 일찍 시작해 그 이점을 갖고 무언가를 모색하고 찾아보기 위한 시도이지요.”

윤 부회장은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게 직원들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더 세심하게 살피는 일, 가령 사내 체육관 샤워실에는 꼭 고급 브랜드 드라이어를 비치해야 한다는 등의 디테일은 창업 동지인 석창규 회장에게 떠넘기고 있다.

두 사람은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네트워크망이 과거의 폐쇄적 구조에서 개방형으로 바뀔 거라는 확신을 갖고 창업에 도전했다.

웹케시가 처음 시도했던 사업도 같은 맥락. 은행에서만 관리하는 현금지급기를 편의점에도 설치하는 서비스를 처음 시작했던 것이다.

국민은행과 함께 최초의 기업인터넷뱅킹을 구축했던 것도 역시 같은 결에서 바라봤던 사업이었다.

이후 회사가 안정 궤도에 진입하자 과감하게 주력 사업을 전환하는 결정도 내린다.

윤 부회장은 스스로를 기획자라고 말하고 싶어한다. 다종다양한 분야의 아이디어를 끌어모으고,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이를 정교하게 다듬어 비즈니스의 모델을 만든다. 조직의 의사결정 이후 이를 강하게 추진하는 것은 석창규 회장의 주특기다.

 

 

[메가경제=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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