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하청 노동자 또 목숨 잃어...연이은 사망사고에 안전불감증 우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동국제강이 사업장에서 잇따른 산재 사망사고로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실질적인 경영 최고책임자인 장세욱 대표이사 부회장이 수사기관으로부터 면죄부를 받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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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고 이동우 동국제강 비정규직노동자 산재사망사고 해결 촉구 지원모임'은 지난 16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 부회장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이날 고 이동우 씨의 유족은 장 부회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은 "동국제강의 실질적인 경영책임자인 장 부회장을 철저하게 수사해 기소하라"고 촉구했다.
또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로 노동청과 검찰이 최고경영자인 장 부회장에게 면죄부를 줬다"며 "공동대표 뒤에 숨지 말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지적했다.
앞서 동국제강 하청업체 노동자였던 이 씨는 지난해 3월 크레인 보수 작업 중 추락 방지용 안전띠에 몸이 감기는 사고로 숨졌다.
당지 현장에는 안전담당자가 배치되지 않았고, 크레인 전원 차단 등 안전수칙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고용노동청은 김연극 동국제강 대표이사와 하청업체 대표 등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지난 14일 송치했으나 장 부회장은 입건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지난 2019년 3월 동갑내기인 장 부회장과 더불어 각자 대표이사를 맡아 지금까지 공동 경영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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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지난해 6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동국제강 제공] |
한편, 지난 16일에는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하청업체 고철운반차량 기사가 운전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져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다.
동국제강에서는 최근 5년간 6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산재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잇달아 발생한 사망사고로 동국제강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오너 일가이자 실질적인 최고 경영자인 장 부회장이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 공시에 따르면, 장 부회장은 형인 최대주주 장세주 회장(13.94%)에 이어 동국제강 지분 9.43%를 보유한 개인 2대주주다.
장 부회장은 장 회장이 지난 2015년 횡령·배임, 원정도박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되고, 같은 해 6월 대표이사에서 물러나자 당시 단독 대표로 올라서며 회사를 이끌었다.
장 회장은 2016년 11월 대법원 판결에서 상고가 기각돼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유죄가 최종 확정됐고, 새 정부가 들어선 뒤 지난해 8월 특별사면됐다.
동국제강은 오는 5월 1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오너가 지배구조에 큰 영향을 가져올 회사분할 안건과 함께 장 회장의 경영 복귀를 위한 사내이사 선임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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