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동선, 대규모 공개매수 승부수 이면...'상장폐지' 흑역사도

윤중현 기자 / 기사승인 : 2024-08-29 14: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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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1600원, 544억원 전액 개인자금 배팅에도 헐값 논란
한화, 2019년 갤러리아타임월드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 전력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544억원의 개인 자금을 투입해 회사 주식을 공개 매수한다는 소식이 금융투자업계에서도 회자 되고 있다. 이번 공개매수가 헐값이라는 논란과 한화는 공개 매수 후 과거 갤러리아타임월드의 공개 매수 후 상장폐지 전력이 있어 더욱 주목받는 실정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김 부사장이 지난 23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한화갤러리아 보통주 3400만주를 주당 1600원에 공개매수할 계획이다. 공개매수에 나서는 3400만 주는 전체 보통주의 17.5%에 해당한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김 부사장은 기존 보유한 2.3%를 포함해 약 19.8%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김 부사장은 이번 공개 매수를 위해 전날 기준 자신이 보유 중인 한화 보통주 126만여주 등을 담보로 한국증권금융에서 544억원 규모의 주식 담보 대출을 받았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사진=한화갤러리아]

 

공개매수는 모든 주주에게 일정한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동일한 조건으로 보유 주식에 대한 매도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다.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장·단기적으로 주가 상승을 견인할 수도 있다. 김 부사장의 이번 공개 매수는 최근 회사의 잇따른 실적 부진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 부사장은 미국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등 신사업에서 성과를 거뒀지만 장기 소비 침체로 백화점 부문 매출이 하락하면서 상장 이후 첫 적자전환했다. 한화갤러리아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29억원으로 전년(56억원) 대비 48.3% 감소했다. 특히 2분기에는 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한화갤러리아의 점유율도 ▲2021년 8.1% ▲2022년 7.8% ▲2023년 6.8% 등 지속 줄어드는 추세다.

 

이번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기업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으로 회사의 경쟁력을 반드시 끌어올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개매수는 모든 주주에게 일정한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동일한 조건으로 보유 주식에 대한 매도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다.

 

김 부사장의 통 큰 결단이 주주들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로 평가 받는다. 다만 한화는 이미 갤러리아타임월드를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한 전력이 있다. 23일 당시 공개매수 가격은 최근 1개월 종가 평균 대비 34%, 전날 종가보다 23% 할증된 수준이다. 최근 3년 이내 국내 증시에서 이뤄진 공개매수 사례 중에서도 할증율 면에서는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화갤러리아의 과거 주가 추이를 살펴보면 이번 공개매수 가격이 높다고 하기 어렵다.

 

당시 한화갤러리아는 타임월드를 69.45% 보유하고 있었고, 공개매수를 통해 타임월드 지분 28.85%를 주당 2만6000원에 사들였다. 당시 공개매수 가격은 종가 대비 23%대의 할증이 적용됐지만 면세점 시장 진출 당시인 2015년 7월 주가가 22만원까지 오른 것과 비교하면 폭락한 수준이었다.

 

한화갤러리아는 공개매수 후 주식교환 방식으로 타임월드를 100% 자회사로 만든 뒤 상장폐지했다. 이후 한화갤러리아는 2021년 한화솔루션에 흡수합병돼 소멸했다. 2022년 한화솔루션은 한화갤러리아를 분할해 재상장해 작년 3월 주가는 265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내리 하락세를 보이면서 한때 900원대까지 떨어졌다. 

 

당시 소액주주의 비율은 28.85% 였다. 수백만원에서 수억원까지 피해를 본 주주들은 "주가가 바닥일 때 상폐를 결정하는 것은 회사가 면세점 사업으로 손해본 것을 소액주주에게 받아내겠다는 심보"라며 반발했었다. 지난 2019년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공개매수를 통한 상장폐지 헐값 인수 논란이 2024년 다시 불거진 모습이다.

 

공개매수와 관련해 김영훈 한화갤러리아 대표는 "적자 전환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 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주주들과 함께 회사를 한층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며 "공개매수로 인해 주가 및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와 김동선 부사장, 한화솔루션 등의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은 현재 40.02%이지만, 공개 매수가 성공하면 57.5%로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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