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절차 일단락된 '삼성 일가', 국내 재벌 총수 주식평가액 상위권 '싹쓸이'

이석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5-03 15: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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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홍라희, 이부진, 이서현 순...60개 그룹 전체 42% 차지
현대차그룹 정몽구·정의선도 전체 10%...향후 지각변동 예상

삼성 일가의 상속 절차가 일단락되면서 국내 재벌 총수 주식 보유액 상위권 순위가 크게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가 발표한 ‘국내 60개 그룹 주요 총수(總帥) 일가 90명 주식평가액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 이건희 회장의 삼성 계열사 지분을 이어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홍라희 전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4명이 국내 총수 주식평가 순위에서 1~4위를 휩쓴 것으로 조사됐다. 

 

▲ 삼성 일가 [서울=연합뉴스]



삼성 일가가 보유한 그룹 계열사 지분 평가액은 지난달 말 종가 기준으로 40조 원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점에 국내 60개 그룹 총수 일가 90명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총 98조 3000억 원으로, 이 가운데 삼성 일가 비중이 42.8%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1위는 이재용 부회장으로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자리를 넘겨받았다. 이 부회장의 보유 주식평가액은 15조 6167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7조 원 이상이 불어났다. 이 중 삼성전자 지분 가치가 절반에 해당되는 7조 9300억 원 정도로 평가됐다. 그 뒤를 이어 삼성물산 4조 6000억 원, 삼성생명 1조 7000억 원, 삼성SDS 1조 3000억 원 등 순이다.

2위는 이 부회장의 모친 홍라희 전 관장이 차지했다. 보유 주식평가액은 11조 4319억 원으로 10조 원대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불과 한 달 전인 3월 말 4조 4000억 원이던 것을 감안하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홍 전 관장은 법정 상속 비율대로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을 이어받아 개인주주로서는 가장 높은 2.3%를 보유하게 됐다.

3위와 4위는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 자매다. 3월 말까지만 해도 두 자매의 주식가치는 1조 8000억 원 정도로 동일했지만, 상속 이후 이부진 사장이 7조 7800억 원 수준으로 3위, 이서현 이사장은 약 7조 2100억 원으로 4위에 올라섰다. 언니인 이 사장이 5000억 원 규모의 삼성생명 지분(3.46%)을 더 받게 되면서 순위가 갈렸다.

삼성 일가 보유 주식평가액은 총 42조 10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국내 시가총액 10위에 오른 셀트리온(36조 6200억 원)보다 높았으며, 시총 8위인 현대차(45조 2900억 원)보다 3조 원 가량 적었다.

 

▲ 자료=한국CXO연구소


삼성 일가에 이어 5위는 김범수 카카오 김범수 의장(6조 7106억 원)이 차지했다. 자수성가한 총수로는 10위권 내에 유일했다.

그 뒤로 6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5조 6000억 원), 7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4조 9600억 원), 8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3조 7300억 원), 9위 최태원 SK그룹 회장(3조 5800억 원), 10위 구광모 LG그룹 회장(3조 4800억 원) 순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정몽구·정의선 부자의 주식평가액은 9조 3000억 원을 훌쩍 넘겨 조사 대상 전체에서 10% 가까이 차지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는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71개 기업집단에 포함되지는 않아 빠진 ‘BTS의 아버지’ 방시혁 하이브(옛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이사회 의장의 주식평가액은 3조 원 수준이다. 방시혁 의장의 사촌 형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도 2조 6800억 원 정도로 집계됐다.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2조 2000억 원대이며, 올해 71개 기업집단에 포함되지 않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도 2조 1800억 원대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 대상 중 1조 원대 주식을 보유한 총수는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1조 9000억 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조 4700억 원),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회장(1조 2900억 원), 이재현 CJ그룹 회장(1조 2500억 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1조 2400억 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1조 100억 원) 등 6명이다.

최근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에서 조양래 회장의 주식가치는 3300억 원 수준이며, 조 회장에게서 상당한 지분을 넘겨 받아 그룹 경영권을 장악한 차남 조현범 사장은 약 8600억 원으로 평가됐다. 조 사장의 형 조현식 전 부회장은 3700억 원, 누나인 조희경·조희원 씨는 각각 1700억 원, 2200억 원 가량을 보유 중이다.

올해 공정위가 새롭게 지정한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은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4700억 원),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1600억 원),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900억 원), 문주현 엠디엠 회장(860억 원) 등이다. 권홍사 반도건설 전 회장과 구교운 대방건설 회장은 그룹 내 상장사가 없다. 

 

▲ 자료=한국CXO연구소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향후 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부친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주식을 모두 물려받고,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될 경우 10조 원대 주식가치를 보일 수 있어 국내 재벌가 주식부자 상위권 판도가 이때 다시 한 번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래 어느 시점에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이 삼성에서 독립해 위성 그룹을 만들 때 삼성전자 지분 등을 처분하게 될 경우에도 국내 재벌가 주식부자 순위가 뒤바꿔질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번 조사 대상 그룹은 최근 공정위가 발표한 2021년 5월 기준 자산 5조 원 이상 공시대상 기업 집단(그룹) 71곳 중 자연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된 60곳이며, 주식평가액 대상은 총수를 비롯해 주요 오너가 90명이다. 주식평가액은 총수 일가가 직접 보유한 보통주(우선주 제외) 주식에 지난달 30일 종가를 곱해 계산했다. 비상장사 지분을 통해 2차로 보유한 상장사 주식 가치는 이번 조사에서 제외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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